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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소행성

1998년 상영된 영화 <아마겟돈>을 보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기에 직면하여 전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봉착하자 이 소행성을 폭파하기 위해 14명의 우주인을 소행성으로 보내면서 극 중 미국의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비장한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오늘 밤 저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도,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도 아닌 인류의 한 일원으로 섰습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오늘 가장 중대한 시험에 직면하였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날을 ‘아마겟돈’ 즉, 모든 것의 끝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수많은 생물의 종 하나가 그들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추었습니다. …… 온 세상의 꿈이 오늘 소행성으로 향하는 용감한 14명의 우주인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지구의 일원들이여 오늘의 사건을 주목해주십시오. 그리고 신의 가호와 행운이 있기를!” 이 영화의 결말은 주인공의 희생으로 인류는 소행성과 출동할 위기를 피하게 되어 인류의 멸망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가 아닌 현실 속에서 과연 지구는 소행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미 항공우주국 NASA는 2016년 9월 8일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2135년 지구에 달보다 더 근접하게 될 소행성 베누를 향해 보냈습니다. 이 오시리스-렉스호는 2년 3개월의 비행 끝에 2018년 12월 3일 베누의 공전 궤도에 성공리에 진입했습니다. 오시리스-렉스호는 베누의 공전 궤도를 돌다가 2020년 7월 베누 소행성에 직접 착륙해 3.4미터의 로봇팔로 질소를 분사해 공중으로 떠 오르는 베누의 표면 흙 시료를 채취하여 2021년 3월 베누를 떠나 2023년 9월 24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입니다. NASA는 2175년과 2195년에는 베누가 2135년 보다 더 가까이 지구에 접근하기 때문에 2135년에 베누가 지구와 충돌할 확률 1/2700보다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비록 그때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우리의 후손들은 오시리스-렉스호가 수집한 자료를 통해 이 소행성의 위협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38만 km 정도 되는데 116년 뒤 소행성 베누가 지구와 얼마나 더 가까워 질지 모르지만 만일 충돌한다면 말 그대로 지구의 멸망을 불러 올 치명적인 사건이므로 그냥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행성 베누는 현재 지구로부터 1억 2500만 km 떨어진 거리에서 1.2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데 왜 116년 뒤에는 30만 km 정도의 거리로 지구에 다가오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합니다. 그런데 어떤 소행성은 긴 타원형 궤도를 가지고 있어서 수성보다 더 가까이 태양에 접근하기도 하고 천왕성 궤도 까지 멀어지기도 합니다. 베누도 1999년에 처음 발견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으로 공전 궤도가 매년 태양 쪽으로 284m가량 이동합니다. 이를 ‘야르코프스키 효과’라고 부르는데 폴란드 과학자 야르코프스키가 1901년 제시한 이론으로 태양의 복사열이 소행성의 한쪽면을 데우면서 회전에 영향을 줘 궤도가 변한 다는 내용으로 이렇게 계속 궤도가 달라지면 2135년에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을 통과할 때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가까이 지구로 다가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약 1/2700 정도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확률 자체도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수치이지만 인류의 절멸이라는 상상하기 조차 끔찍한 결말을 생각해 볼 때 쉽게 묵과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서는 아주 머나먼 미래가 아닌 바로 우리의 직계 손자 뻘이 될 후손들이 살아 있을 확률이 매우 높은 시기에 일어날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구 역사상 소행성과 충돌한 사건이 있었을 까요? 6,500만 년 전 중생대에서 신생대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공룡은 멸종했으며 또한 이 시기에 해양에서 생존하는 생명체의 60%~75%가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소행성과의 충돌로 인해 공룡이 멸종하였다는 이론이 가장 근거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로는 111년 전인 1908년 6월 30일 지름 40m급의 소행성이 러시아 퉁그스 지역에 충돌했습니다. 겨우 40m 크기의 소행성이었지만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당시 충격으로 서울의 3.5배에 해당하는 2,200 제곱 km의 면적의 숲이 초토화되었고 폭발 현장 15km 밖에서 방목하던 1,500마리의 순록이 떼죽음 당했으며 450km 떨어진 곳의 열차가 전복되기도 했습니다. 1,500km 떨어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는 지진까지 발생하였습니다. 만일 이 소행성이 퉁그스와 같은 오지가 아니라 모스크바와 같은 대도시에 떨어졌다면 상상하기 조차 무서운 일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 후 이날을 기억하고 소행성의 위험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2015년에 6월 30일을 ‘소행성의 날’로 선언하였습니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빨리 여의도 국회 의사당 돔 속에 숨겨져 

있는 로보트 태권V의 정체를 이제는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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