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테스트 결과에 대한 다른 해석, 또는 변명?
최근, MBTI 성격유형 테스트가 크게 유행했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는(심리학을 부전공했었다.) MBTI보다 Big5, 약자로 OCEAN이라고 하는 개방성/성실성/외향성/친밀성/신경증 5가지 요인의 높고 낮음으로 성격을 판단하는 게 더 신뢰도가 높다고 배웠다. 하지만, MBTI는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 유형의 특징들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좀 더 쉽게 타인의 성격을 유형별로 판단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 같다. 나의 경우 Big5로는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은 높고 친밀성, 신경증이 낮게 나왔었고 MBTI로는 ENTJ(각각 이-엔-티-제이라고 읽을 수도 있지만 기억하기 쉬우라고 엔티제,라고 표기하는 듯...)가 나왔다. 두 개의 성격 테스트 결과를 기술한 내용을 보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과 "과도한 솔직함"인데 보통은 이러한 묘사가 조금은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듯하다. 특히 "공감 부족"에 대한 기술에서 보면 "좀 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라는 내용이 꼭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조금은 궁금증이 생겼다. 그게 과연 단점인 것일까? 꼭 고쳐야만 하는 부정적 요소인 것일까?
사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처럼 남의 고통에 완전히 무감하거나 그것을 즐긴다는 의미가 아니라면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은 단지 타인과 "감정적인 동화"를 쉽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 상황을 객관화해서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겪는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 어설픈 이해와 어색한 공감보다는 그 상황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따끔하게 조언을 주고 해결책을 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공감이 부족한 것 자체를 단점으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으며 그저 여러 가지 성격 중 하나이고, 또한 하나의 성향일 뿐이다. 또한, 타인을 객관화하여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을 때 더 나은 해결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고 장기적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어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도한 솔직함"에 대해서도 그 자체가 부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설픈 가식보다는 솔직함이 백 배 나은 상황도 얼마든지 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가끔은 독하지만 솔직한 말이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가득 찬 말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 법이다. 상황에 대한 객관화가 잘 안 되거나 스스로 판단이 어려워 남의 말에 휘둘릴 경우,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빙빙 돌려 말하거나 솔직하게 말할 경우 그 사람에게 미움을 살까 봐 속내를 숨기고 가식적인 말을 할 때가 있는데 그것 또한 그 사람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기에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관계를 해치는 길이다.
보통,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다들 잘 알다시피 성격은 유전적인 요인이 반, 환경적인 요인이 반 정도 영향을 끼쳐 비교적 어릴 때부터 서서히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성격은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끔 착각하는 것이 어렸을 때는 소극적이었는데 커서는 비교적 활발해졌으니 성격이 바뀐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성격이 바뀌었다기보단, 사회적 스킬이 늘었거나 특정 상황에서의 태도가 변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옳다. "공감 부족"과 "솔직함"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격들 중 특정 성격이 가진 요소일 뿐이며 이 자체에 대한 가치 판단보다는 이러한 성격을 어떻게 표출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지가 달려있다고 본다. '내 성격은 부정적인 요소가 많아서 개선하기 힘들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성격의 요소를 잘 이해하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