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할 때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첫 입사 이래로 한 회사에서 10년 넘게 재직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것, 새로운 곳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직을 결정했다. 그리고 나름 인수인계 기간과 내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 기간을 고려하여 약 2주 넘는 첫 자유시간도 갖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 빡빡하게 이동하지 않고, 괜찮게 쉬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퇴사와 이직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면서 미리 알았으면 더욱 좋았을 법한 꿀팁들을 정리해 본다. 퇴사는 처음이라, 내가 예측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들이 꽤 있었다. 첫 퇴사와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마무리가 아쉽거나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내가 알아낸 몇 가지 사실들을 적어 본다. 물론, 회사 내규 및 산업군이 다르고 각각의 상황마다 다를 수는 있으며 관련 법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여기에 적은 내용들이 딱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퇴사를 통보하기 전 미리 체크해서 나에게 좀 더 유리한 퇴사일정을 정하고, 최적의 이직 시기를 가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1. 연차는 입사일 기준으로 재산정해준다.
인사팀과 퇴사일을 조율할 때, 연초에 확인한 연차 갯수에서 그 해에 사용한 연차를 빼고 남은 연차를 다 붙여 ㅇ월 ㅇ일에 퇴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인사팀에서 내가 입사한 날짜 기준으로 연차가 재산정되어서,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연차와는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재산정된 연차는 내가 생각했던 남은 갯수의 2배가 넘었다. 다행이도 다음 이직처의 입사일정을 넉넉하게 잡아두었기에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입사일정이 겹쳐 다시 조정하거나 남은 연차를 수당으로 받았어야 했다. 연차가 재산정되면 내가 생각한 연차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미리 체크해 두어야 할 포인트이다.
2. 퇴사일은 가능한 주초로 정하는게 유리하다.
나는 팀 사정상 인수인계를 받을 사람의 일정을 맞춰줘야 해서 부득이하게 마지막 근무일을 미리 정해두고 역으로 퇴사일을 계산했다. 그런데 퇴사를 결정한 이후 여러 가지 정보들을 찾아보니, 퇴사날짜는 가능한 주초로 정하라고 하더라. 그 이유는, 월말/월초로 칼같이 퇴사하는 경우를 빼고는 보통 퇴사하는 달의 월급은 퇴사일을 기준으로 일할정산해 주고 일반적으로 월~금까지 일하고 토, 일은 주말로 쉬는 경우가 많은데 토요일은 무급휴일이고 일요일이 유급휴일이라고 한다. 즉, 그 주의 일요일까지는 근무했다고 잡혀 있어야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월요일에 퇴사를 하게 되면 그 전 주의 주휴수당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기에 가능한 퇴사일은 주초에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3. 퇴직금+연차수당 vs 퇴직금+월급일할정산, 비교해 볼 것!
앞서 말한 것처럼 퇴사를 정하게 되면 입사일을 기준으로 연차가 재산정된다. 그런데 이직처의 입사일정을 급하게 잡았거나 빨리 출근해야 하는 경우에는 남은 연차를 다 쓰지 못하고 연차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연차를 사용하여 재직일수를 늘리고 월급을 일할정산받는게 더 유리하다. 퇴직금 계산방식은 직전 3개월 월급 + 직전 1년의 각종 인센티브 + 남은 연차 수당을 퇴직 전 3개월간 근속일수로 나눠 평균임금을 구하고, 이를 30일로 환산한 후 근속년수를 곱하게 되어있다. 퇴직금에 남은 연차수당을 넣어 계산하는게 유리한지, 아니면 연차를 다 쓰고 퇴직금에는 연차수당을 뺀 뒤 나머지를 재직기간으로 늘려서 월급을 일할정산받는게 더 나은지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연차수당을 받는 것보다는 월급을 더 받는 것이 낫다고 한다. 연차수당은 연차 1일에 대해서만 발생하는 수당이지만, 월급에는 각종 추가수당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일할계산 시 연차수당보다 좀 더 많이 계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4. 만근수당 있는지 알아봐라!
친한 친구가 퇴사할 때, 그 친구도 남은 연차를 뒤로 붙여서 실제로는 월초까지만 출근했으나 연차로 인해 재직일자는 그 달의 15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해서 퇴사를 했다. 이 회사에는 내규에 만근수당이 있어서, 그 달의 15일까지(월 1/2 이상) 재직하면 그 달의 월급을 100% 지불한다고 했다. 꼭! 만근수당이 있는지 체크할 것. 있다면, 가능한 15일까지 재직으로 해야 매우매우 유리하다.
5. 휴가 규정을 알아봐라!
회사마다 규정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는 연차 외에 별도의 휴가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어지는 별도의 휴가는 퇴사월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이 붙어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휴가를 연초에 미리 사용해서 큰 이슈는 없었지만,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바쁘게 살다가 휴가를 못 가서 퇴사할 때 뒤로 붙이고자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꼭! 회사 내규의 휴가 규정에 대해 미리 알아보도록 하자.
퇴사를 정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그동안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퇴직금 계산 방식이나 각종 내규들에 대해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었다. 어떤 것은 아쉽고, 어떤 것은 그래도 이정도면 잘 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퇴사와 이직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고 설레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