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들은 왜 냄새가 날까?

어떤 분야에 집중할수록 다른 분야에는 무관심해진다.

by 김도원

※본 글은 오타쿠를 비방하는 글이 아니라 이들을 통해서 사람의 에너지 분배를 설명하고자 하는 글이다. 여기서 말하는 오타쿠는 어떤 대상(코딩, 게임, 학문 등)에 집착하는 광범위하고 중립적인 의미의 오타쿠를 뜻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는 컴공과 학생들이 악취를 풍기며 다닌다고 타학과 학생들이 불만이 토로하고 있다. 그들은 컴공과 학생보고 제발 좀 씻고다니라고 목욕법을 에브리타임(대학 익명 게시판)에 게시할 정도이다. 나도 컴공과이기에 이 곳에서는 게임이나 코딩을 좋아하는 오타쿠들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 여태까지 그런 심각한 채취를 맡아본적이 없다. 설마 나에게서 그런 냄새가 나는걸까봐 의심은 했었지만, 나는 매일 샤워도하고 뚱뚱한 체형도 아니다. 그리고 비록 오타쿠라 할지라도 채취가 날 정도로 위생 상태가 처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타쿠들이 헤어, 옷, 입냄새 관리는 미숙하다는 점이다. 모든 컴과생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더벅머리, 츄리닝복, 불쾌한 입냄새를 풍기는 사람의 비율이 타학과보다는 많다. 그리고 우리 학과내에서는 냄새나고 지저분하게 다니는 사람이 일당백의 코딩 고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나 역시 작년까지만해도 양치는 자기전에 딱 한번만 했고 이빨에 고춧가루가 꼇는지 확인도 안하고 다녔다. 양말과 수건은 일주일째 같은것만 썻고 바지는 몇달동안이나 빨지 않았었다. 그럼 그들은 왜 위생이나 패션에 무관심할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 에너지는 자신의 내적 활동과 외적 활동중 한 곳에서만 쓰일 수 있다. 내적 활동이라면은 사색, 독서, 작문과 같이 내면에 파고들어서 자신의 생각에 집중해야하는 것들이다. 반면에 패션, 사회성, 위생 같은 것들은 외적 활동으로써 자신의 외면에 집중해서 타인의 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내적 활동은 주로 깊은 취미활동, 외적 활동은 사람의 외관으로 직결된다. 이 외,내적 활동들은 서로 상반되는 능력을 요구하기에 한 쪽 활동에 집중하는만큼 다른 쪽 활동에는 덜 신경쓰게 된다.



그리고 컴공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코딩이랑 게임 역시 내적 활동이다. 이런 내적 활동에만 에너지를 쓰는 컴공 오타쿠들은 위에 언급된 외적 활동들에서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컴공과 뿐만 아니라 만화, 과학, 조립 등의 다른 분야를 덕질하는 오타쿠들도 마찬가지이다. 외적 활동에 쓸 에너지가 없는 그들은 낮은 사회성을 갖게됐고 패션고자된 것이다. 물론 에너지의 총량 자체가 큰 사람은 심오한 취미에 집착하면서도 겉으로도 말끔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종류의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을정도의 에너지 총량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는 매번 똑같은 옷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오늘 뭐 입지?"라는 고민없이 외적 활동에 쓸 에너지를 최적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남는 에너지를 혁신을 위한 사유를 하는데에 사용한다. 이처럼 어느 한 방면에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위인들은 다른 한 쪽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습관화를 한 것이다. 물론 습관화를 위한 과정에서 적지않은 에너지를 써야겠지만, 한 번 습관화의 궤도에 오르면 미약한 에너지로도 적절한 아웃풋을 뽑아낼 수 있다.



내적, 혹은 외적 활동 한 곳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을 피해야 한다. 내외적 활동 중 어느 곳을 추구하는지는 사람의 기질마다 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내적인 것에, 어떤 사람들은 외적인 것에 에너지를 더 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방향으로만 에너지를 소진해버리면 안된다. 인간답게 살기위해서는 주력으로 쓰지 않는 활동들에도 어느정도 에너지를 써야 한다. 내적으로 에너지를 몰빵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대인관계가 파탄나지 않을 정도로 외적 활동들에도 신경써야한다. 반대로, 외적인거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귀기울일 수 있는 취미 하나를 가질정도로 내적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나도 게임, 생각, 코딩에만 너무 몰두하지말고 옷좀 자주 빨고 외출할 때 가글이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