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학생이 아니라면 '이것'을 꼭 바꿔주세요.
출처: EBS 달라졌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느낀 그 요소는 환경이다. 적어도 지방 학교에서 하위권이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은 연세대학교 재학중이다.
당연하지만 공부법을 바꾸고 노오오오력을 하는 것도 같은 환경에서 같은 사람만 만나면서 산다면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중1 때까지 경상도 작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학원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고 공부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근데 엄마가 그냥 하라고 하니깐 하는 느낌으로 했지 재밌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책은 더더욱 싫어했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했지 책 읽으라는 말은 안 했으니까 공부, 게임, 축구만 했다. 어떻게 어떻게 중상위권의 성적은 유지했지만 그렇게 중학교에 가니 바로 밟혔다. 기억나는 게 240명 중의 207등이었나?
이런 성적이 나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있지. 학원을 바꾼다, 게임을 통제한다 등등이 있지만 전부 소용이 없었고 늘 어울리던 친구들과 다 함께 성적이 떨어졌다.
그때 나는 브라질로 이민을 가게 됐다. 전에 있던 친구들, 선생님들, 주변 환경 전부가 리셋이 된 것이다.
영어도 1도 못하는 나는 가서 몸으로 배웠다. 영어권도 아닌 나라에서 포르투갈어랑 영어 둘 다 배우게 됐다. 처음 학교에 갔을 때는 학교를 다닐 수준조차 되지 않는다고 홈스쿨링이나 하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브라질 집에서 원어민 선생이랑 6개월동안 강제 홈스쿨링을 했다.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다시 그 학교를 찾아갔을때 겨우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 알던 친구와는 당연히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데 이로부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난 그곳에서 외국 친구들과도 어울렸지만, 몇몇 한국인 형들과 친해졌는데 그들은 전부 대기업 회사 임원분들의 자녀였다. 그렇다 보니 학구열이 엄청났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다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 형들과 어울리려고 공부했다. 그리고 내가 동생이다 보니 노하우를 다 알려줬다. 학원도 어디 갈지 다 알려줬다.
노하우, 공부법 등등 다 흡수해서 결국 수석 졸업으로 나왔다. 그리고 공부에 관해서 한국과 큰 차이점이 있었는데 바로 '게임'이다. 게임이라는 것은 학교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게임 때문에 친해지고, 싸우고, 왕따시키고, 유명해지고... 등등 부모님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내가 겪은 한국 학교는 그랬다. 그리고 지금 대학생이 되어서도 가끔 느끼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게임'의 존재의 의미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서서히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고 친구들과 대화하거나 축구를 했다.
물론, 외국에서도 게임에 빠져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고 중하위권으로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그 역시 환경의 탓이 크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집에서만 머무르면서 게임만 하게 되는 경우가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만약 환경이 게임보다는 성적, 그리고 불량함보다는 친절함과 좋은 인성이 우선시되는 집단에 속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이에 녹아들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나의 부모님은 절대 나에게 공부하라는 압박을 주지 않으셨고 오히려 쉬라고 다독여 주셨다. 대신 인성과 언어의 중요성을 알려주셨고 이에 대한 코칭만 있었던 거 같다.
브라질에서 힘들었던 시절에 부모님을 짧게라도 원망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부모님께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