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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Dec 31. 2023

ENFJ의 여사친

어쩌면 가장 큰 어장을 관리하는 MBTI일지도..?

이미지 출처: 나승훈 작가님의 MBTI 툰


요즘 연말이기도 하고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진 것 같다. 나 역시 평소에는 연애를 하고 싶지 않더라도 외롭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난 나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싶기 때문에 늘 주변에게 나에 대해서 물어보는 편이다. 내가 연애를 할 때 나한테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나한테 가장 자주 나온 단점이 있었다. 이번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인데 바로 여사친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단점들도 이 부분과 비슷한 결의 단점이 많이 나왔다. 모든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다정할 거 같아서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들이 언급이 됐었다. 그래서 이 참에 ENFJ의 여사친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ENFJ가 여사친이 많나? 


인정한다. 적어도 난 그런 편이다. 주변의 남자친구들과 비교해 봤을 때 여사친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쁜 쪽으로는 여미새(여자에 미친 ㅅㄲ라는 뜻...)의 이미지를 갖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나는 여자애들이랑도 대화하는 게 재밌어서 자주 있던 건데 그게 잘못된 것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여자애들을 피했던 시기도 있었다. 근데 이제 날 잘 아는 사람은 난 걍 남자던 여자던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점을 알고 날 잘 알지도 않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여사친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내가 생각했을 때 사람을 만나는 데에 있어서는 취미와 성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나의 성향과 나의 생활 패턴을 보면 여사친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납득할 것이다. 


우선, ENFJ인 나는 시간이 중요해서 그런지 남자애들의 대표 놀기 루트인 PC방, 당구장, 노래방, 술 등등의 루트가 시간낭비로 느껴진다. 물론 친구와 함께하는 활동의 시간이 즐겁기는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을 더욱 생산적이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 시간에 얘기를 하면서 서로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나누거나 진로, 연애, 인생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나누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화를 나누려면 주로 카페나 술집을 가는데 카페에서 남자 애들은 5분 만에 자기 음료 다 마시고 폰 게임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난 술을 지인짜 못 마시는 편이라 서로의 니즈가 맞지 않는 것이다.  


거기다 난 매일 카페를 간다. 가서 공부거리나 일거리가 있으면 그곳에서 하고 없더라도 일기를 작성하던, 계획을 짜던 카페 가는 것이 루틴화 됐다. 그래서 늘 친구를 만나면 카페에 있는 것을 선호하는데 아무래도 여자친구들이 카페에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카페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여자애들인 경우가 많았다.


내 성격도 여사친이 많은 이유이다. 평소 남자든 여자든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의 관점에서 말을 예쁘게 하지 않는 사람을 정의하면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상태의 말이 잦은 사람을 뜻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남녀 불문하고 꺼리는 편인데 주로 여자애들 중에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것 말고도 여자애들이랑 더 맞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뭐 큰 이유들은 이러하다. 


그리고 여사친과 관련해서 많이들 묻는 질문이 있다:

ENFJ는 그럼 연애할 때도 여사친 문제가 생기는가?


예상외로 그렇지 않다. 나는 연애를 하면 좀 여친바라기 성향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만약 여자친구가 싫어한다면 웬만해선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여사친이 문제가 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연애 상대의 경우, 그것을 확실히 말해주거나 티를 낼 필요가 있다. ENFJ의 경우, 여사친을 만나려면 누구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해서 애인의 입장에서는 쿨한 척 속으로만 마음고생한다면 여사친 문제에 힘들어하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다.


바람기는 어떠한가?


진짜 사바사이다. ENFJ가 '정의로운 사회운동가'의 성격이라는 점에서 나도 모르는 정의감이 있다. 그래서 바람을 폈다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람기 있는 사람은 그냥 MBTI를 떠나서 연애상대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사친이 여자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을 거 같은데...


나의 경우 절대 아니다. 내 기준에서 여사친은 여자 친구와 확실히 다르다. ENFJ는 눈이 높은 편에 속한다. 특정 부분이 뛰어나야 한다기보다는 자신의 기준에서 모두 부합하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나의 연애 기준을 가지고 이성을 만나서 알아가는 단계에서 두 가지의 분류를 진행한다. 여자 친구 후보 or 여사친. 


여기엔 여러 가지 기준이 존재한다. 외모, 성격, 말투 등등이다. 그리고 알아가는 단계에서 상대가 여자 친구 후보가 된다면 그때부턴 그냥 직진이다. 가능하면 여사친의 느낌도 주지 않으려 한다. 어차피 호감을 숨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좋아하는 티를 내는 편이다. 그래서 만약 ENFJ남이 자신을 너무 여사친 대하듯이 한다면 미안하지만 걔는 너한테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준에서 이미 여사친으로 분류가 됐다면 웬만해서는 여자 친구 후보로 들어갈 수 없다. 그 이유는 어느 특정 부분 때문에 여사친으로 분류가 됐을 텐데 그 부분은 대부분 고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외모나 성격, 가치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오히려 외모의 경우,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가 다시 예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외모 때문에 여사친으로 분류가 됐었던 경우 여자 친구 후보로 상대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성격이나 가치관 때문에 여사친으로 분류가 됐다면 웬만해서는 여자 친구 후보가 되기 힘들다.


나의 경우, 주변에서 왜 그 여자애랑 안 사귀냐고 물어보는 대상이 있다. 예쁜 외모 때문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난 그 친구의 말과 가치관에서 크게 깬 경험이 있다. 그때 당시, 그 친구를 알게 된 초반이었고 그 친구를 알아가던 중이었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취해서 "아 나한테 관심 표현한 애가 있는데 걔가 지방대 다니거든? 내가 걔한테는 솔직히 좀 과분하지 않냐?"라는 식의 얘기를 했었다. 이 얘기를 듣고 걔는 내 여자 친구 후보에는 절대 넣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취하고 한 얘기라 어느 정도의 감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 애인으로는 절대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주변에서 여사친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딱히 타격은 없다. 대화하면서 배울 점도 많고 그 자체가 즐거운 경우도 많다. 나 역시 그들에게 좋은 남사친이 되려 노력할 것이다.


+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작성하는 스무 번째 글입니다. 늘 저의 글을 봐주시면서 라이크를 눌러주시는 소중한 분들이 계신데 많이 부족한 글이라도 읽어주시고 라이크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브런치 작가가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브런치에 관해서는 좋은 기억들만 남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모두 즐겁고 소중했던 한 해셨기를 바라고 2024년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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