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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Oct 02. 2020

롱타임노씨

#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1년 365일 딱 이틀만 쉬시는 부모님. 그날은 바로 명절 다음날입니다. 그리고 지난 설날에 이어 올해의 마지막 휴무일이 바로 오늘입니다. 아들내미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아바디&오마니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을 데려다주고 같이 말동무해드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하여 경주 양남 주상절리와 산림원에 가고 싶다 하어 늦은 아점을 함께 먹고 이동했습니다. 저의 애마에 밥이 필요하여 급하게 들어간 주유소. 아버지께서는 "만땅! 넣어라" 하시며 카드를 주셨습니다. 몇 번이고 거절하였으나 아바디께서 굽히지 않으시길래 마지못해 받아 5만 원을 긁었습니다. 


이것이 '아카'입니까?


그러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처음이었습니다. 제 차에 만땅이 들어간 것은요, 기분이 묘하면서도 좋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무튼 복잡했습니다. 다시 집중하고 운전을 하며 처음 가는 곳을 가봅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듣기로는(카더라 통신) 경주가 옛 신라의 수도였고 면적 기준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크다고 듣고 자랐습니다. 다시 한번(카더라 통신) 그도 그럴 것이 정말 못 가본 장소도 많을뿐더러, 읍, 면, 리 까지 생소한 지명이 저를 당혹게 하는 건 이제는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번에 가본 곳도 처음 들었던 지명이었고 이런 장소에 TV 드라마 촬영지라는 사실도 놀랐습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정말 나의 고향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구나


그리하여 카페에 들려 코히 한잔씩 하면서 함께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많이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종종 모시고 와야 하는데 하는 죄송스러움이 컸습니다.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드리다 싶어 몇 번이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하늘은 맑으며, 바람도 시원 선선하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매일이 오늘 같아라~~



그리고 예전 저의 태어난 곳이자 유년시절을 보냈던 장소까지 이동하여 잠시 추억 속에 빠져 보기로 하였습니다. 20년이나 지난 옛 고향과 초등학교, 주변 환경은 너무나도 많이 달라져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레트로 감성을 담아 가고 싶었으나 낯선 장소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아 그저 엑셀만 밝고 서둘러 집을 향해 가기 바빴습니다. 분위기 전환할 겸 찾아간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은 코로나인지 화재 때문인지 잠정 운영 중단이 되어 출입제한이 되어있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오마니와 주변 산책길을 잠시 거닐다 다시 이동하기 전, 제주도 비자림 같은 느낌이 들어 대로변에서 한 컷 찍어봅니다.



과연 내일은 또 무슨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요? 

점점 옥죄여 오는 이직의 압박감을 어떻게 견딜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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