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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Mar 19. 2016

봄과 시

#봄 #시 

위 그림은 장 프랑수아 밀레 작품 <봄>이다. 먼저 위 작품을 소개한 이유는 일전에 브런치 글에서도 소개했던 그림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다. 캄캄한 방에서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동공이 더 커지는 느낌을 받고, 심호흡도 크게 하게 되는 마력의 그림이다. 그리고 언제 왔냐는 듯 다가온 <봄>을 위한 그림이라서 그럴까? 녹색의 풀과 나무들이 얼른 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그림이다. (그림출처:mu-um)


'봄'하면 떠올리는 다양한 단어가 있을 것이다. 가령 '개나리', '풀', '포근함', '첫사랑?' 등 요즘 봄 날씨가 예전 같지 않아 바로 여름으로 간다고 하여 아쉬운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그럴수록 짧은 봄을 허투루 보내지 말기 바라며, 내가 생각하는 '봄'이면 '시'가 떠오른다. 그리하여 그동안 읽었던 '시집'들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


시인하면 류시화 아니던가,


먼저 류시화 시인의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이 시선집은 독자가 사랑하는 류시화 시인의 대표시 모음집(1980년~2012년)이라고 소개를 하겠다. 



1996년 출간된 류시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읽다. 이미 절판되어 어렵게 중고서점을 통해 구해서 그런지 설렘과 기쁨이 두배나 된다. ‘시는 죽었다’는 진단서가 돌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무리 인기 있는 시인이라 할지라도 또는 무명시인일지라도 모든 시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형성할 수 없다.(개인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다르기에) 그러나 류시화 시인은 개인적으로 달랐다. 왜냐하면 인기도 인기지만 그의 시집을 읽노라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시가와 닿기도 하고 때론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시집 제목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만, 서른을 앞둔 요즘에 와 닿았던 시는 <패랭이꽃> 이었다. 



<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히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시는 인간 영혼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 말한 시인 류시화. 너무도 유명하지만 그를 처음 접하였던 시집이었다. 시는 감정적인 상태가 충만한 밤에 읽어야 제 맛이긴 한데,, 고도의 집중력 상승과 새소리를 덤으로 얻는 아침에 읽으니 색다른 맛을 느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류시화에게 시란?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라고 하였다. 절대 속독하지 말고, 음미하듯이 말하면서 읽어보시길..


아름다운 시인 이해인 수녀 

특별히 따르거나 믿는 종교가 없는 저는 제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종교를 떠나 스님, 수녀, 목사님들의 좋은 이야기와 글을 편견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지극히 제 주장에 따름) 이해인 수녀님도 어쩌면 수녀이기 전에 시인으로 생각하여 좋아합니다. 이번 시집은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의 개정증보판입니다. 지난 삶을 통해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순간이 곧 행복한 봄'이라고 고백하는 110편(35편이 추가됨)의 시를 통해 봄의 따뜻한 사랑을 미리 껴안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눈꽃처럼 희고 맑은 깨끗한 시집.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으나
아무나 순결한 시를 쓸 수는 없다."
- 피천득

[기차를 타요]

우리 함께
기차를 타요

도시락 대신
사랑 하나 싸들고

나란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서 길어지는
또 하나의 기차가 되어
먼 길을 가요


수녀님~좋은 시 감사드리며,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절판된 시집 가져보기

정말 보고 싶은데, 품절이나 절판된 책을 찾아 구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는 나. 시집 제목을 보자마자 M.C.MAX <사랑의 시> 노래가 생각나는 나. 시는 밤보다는 아침에 읽는 것을 추천하는 나. '사랑'과 '이별'이라는 키워드로 총 91개의 시 모음집


사랑한다 말하기엔 너무 짧고
좋아한다 말하기엔 너무 오래입니다
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아한다고 말하렵니다
장미를 꺾었더니 가시가 있었습니다
친구를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습니다
가시 없는 장미와 이별 없는 친구를 사귀렵니다
당신은 아십니까
사랑할수록 더욱 그리워진다는 것을
그대 생각하는 내 마음 좋아한다 해야 할지
사랑한다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플라토닌


그대들의 마음을 울렸던 시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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