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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Nov 15. 2020

발베니

브런치 글을 쓰면서 간헐적으로 위스키 이야기를 하였으나 이렇게 하나의 글로 쓰는 건 아무래도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스키를 모으는걸 좋아 하지만 해외여행을 못 가다 보니 약간 흥미도 잃었고 그 사이에 원두의 로스팅의 매력에 또 빠져 위스키의 흥미를 잠시 잃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찰나에 우연히 인스타그램의 광고를 보게 되었고, 발베니 스토리 전시회(The Balvenie Stories Exhibition)가 성수동 Cociety에서 진행되는 사실을 알고 바로 사전 예매를 하고 J와 함께 갔습니다. 사실 평소 좋아하는 위스키는 쉐리 계열의 글렌알라키(The GlenAllachie)와 글렌드로낙(The GlenDronach)입니다. 20대 혈기왕성했을 땐 아일라 계열을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셰리처럼 화사하고 달콤한 위스키가 좋아진 것 같습니다. 물론 또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저의 취향도 바뀌겠지요. 각설하고, 처음 구매를 하고 위스키를 마셨던 건 발베니였습니다. (그전에 국산 위스키나 혹은 버번 쪽으로 마셔보긴 하였으나 취미로 마신 건 아니니 제외함) 바로 발베니-트리플 캐스크 12년 숙성이었습니다.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구입을 하였고, 1L짜리라서 대용량으로 집에서 입무자용 혹은 데일리 위스키로서 제격이다 싶어 데리고 왔습니다. 화사하고 달콤하며 그동안 알고 있었던 위스키와는 다른 맛이었습니다. 그렇게 퇴근 후에 싱글몰트 전용잔(글렌캐런)도 구입하고, 네이버 위스키 카페까지 가입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위스키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때 #무라카미하루키의위스키성지여행 책을 읽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고 이후 발베니는 엄청 좋아하지는 않았으나, 간혹 바(Bar)에서 엔트리급으로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가 없을 때 맥켈란 다음으로 찾는 술이 되었습니다. 실패하지 않으니까요?



이렇듯 발베니는 저와 인연이 있기에, 이번 전시회를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간단하게 카린지에서 저녁을 먹고. 본격적으로 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투어는 발베니 증류소에서 오랜 기간 각 분야에 근무했던 장인들이 만든 4종류의 위스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총 4개의 챕터별 오디오 도슨트와 인증샷 체험이 있었으며, 소요시간은 약 30-40분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스키와 빠질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인 바로 북(book)이 매대 별로 진열되어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다 읽고 싶다는 생각과 평소 몰랐던 작가, 출판사 그리고 책을 알게 되어 연신 셔터를 눌러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 왔던 사람들 중 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저뿐이었다는 제 뇌피셜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에 빠질 수 없는 코너. 바로 테이스팅(Tasting)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순간을 가장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사전 예매의 할 경우 발베니 글렌캐런 잔에 각인 서비스를 해준다고 하였는데, 전시 마지막에 스코틀랜드산 워터와 마스크, 그리고 각인이 된 전용잔을 받았습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 바에서 마시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테이스팅 할 2잔을 주문하였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30ml가 아니라 25ml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조금 아쉬웠던) 무튼 J 가 저에게 선물로 마셔보라며 카드로 결제하였는데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발베니 측에서 마련해준 수제 초콜릿과 물을 안주삼아 테이스팅을 해보았습니다. 전 아무래도 발베니 12년 - 더 스위트 토스트 아메리칸 오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쉐리 풍이 느껴지지는 않으나 화사하고 달콤하며 피니쉬도 깔끔했던 것 같습니다. 발베니 14년 - 더 위크 오브 피트는 생각보다 별로여서 피트 계열에 도전하시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아일라 계열의 위스키를 추천합니다. 홀짝홀짝 이런 어느새 시간이 금방 지나갔네요. 아쉽지만 다음 달 갈 예정인 발렌타인 전시회가 있기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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