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의 오마주를 오마주 #7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던,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며 공존해오던 체제는, 개인의 독립된 감정과 자유의지(free will)를 일깨워주는 돌연변이(mutant=Claire)의 등장으로 인해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존해오던 체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국면(new phase)에 직면하자 다시 원래 체제로의 회귀를 위해 동기화(synchronization)를 시도하지만, 이미 균열이 간 체제의 유일한 존립 방법은 기존의 형태로의 회귀(degeneration)가 아닌 진화(evolution) 뿐이다. 결국 두려움에 잠식된 그들은 회귀를 선택하고, 태초의 완벽한 하나로의 회귀를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한쪽의 균열을 분리시키는 시도를 하지만 그렇게 부재한 한쪽의 톱니바퀴로 인해 동력을 잃고 추락해버리고 만다.
-David Cronenberg 감독 영화 “Dead Ringers” 왓챠피디아 한 줄이 아닌 한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