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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양시의원 곽동윤 Jun 30. 2022

10분을 소중히

[주저리주저리 02] 20190925

페이스북이 친절하게 4년 전에 썼던 글이라고 공유해줘서 ‘재탕’해보았다.     


음악을 하다 보면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타고난 천재가 있구나,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을 거 같은데?” 특히 이런 생각은 Youtube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채널을 구독해서 보다 보면 더욱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한국에도 좋은 연주자들이 많지만, 다른 나라의 ‘넘사벽’ 연주자까지 보면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     


공부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다 있을 거 같다. 책 한번 읽고도 몇 쪽 몇 번째 줄에 있는지 기억해내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몇십 분이 걸려서 풀만 한 문제를 몇 분 만에 “이거 그냥 이렇게 풀면 되는데?”라면서 풀어내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푼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물어보면 자기는 그냥 그렇게 이해돼서 설명을 못 해주겠다고 하는 때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천재들과 싸워 이길 방법이 있을까? 이런 질문에 좋은 대답이 될 수 있는 글을 보게 돼서 잠시 나눠보고자 한다. 만화가 이현세 씨의 글 중 일부이다.     


‘내 작업실은 이 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 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 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한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졌다. (중략)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중략)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가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 보면 어느 날 나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라는 부분에서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나갔던 영어 말하기 대회의 원고 내용이 생각났다. 미국의 전 대통령이었던 가필드의 일화를 인용했었다. 대학 시절 자신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를 이기기 위해 그 친구를 관찰했더니, 그 친구 방의 불이 자기 방의 불보다 10분 늦게 꺼진다는 것을 알게 된 가필드는 친구 방의 불이 꺼진 다음 10분을 더 공부하고 잠을 잤고 결국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게 되었다는 일화였다.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10분만 더 공부한다.” 무언가 통하는 게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타고난 재능이 있으면 물론 좋다. 하지만 내가 타고난 재능이 없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못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 천재는 먼저 보내고, 나는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을 더 그리고, 10분 더 공부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단기간에는 이뤄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10년이든 20년이든 못할 게 무엇일까?     


중학교 1학년 나의 영어 말하기 대회 원고는 이렇게 마무리됐었다.     

“The day when I come true my dream, I would say like Garfield, Everyone, value 10 minutes, then this '10 minute' will be the key to success.”     


그렇다. 틀린 문장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끄럽다.     

The moment my dream comes true, I would say like Garfield, “Everyone, value 10 minutes, and this ‘10 minutes’ will be the key to success.”     

이렇게 고쳐보았다. 오늘 10분 더 영어공부하고 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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