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그만 좀 묻고 결정하는 방법 from. 연기론
바야흐로 대 AI 시대의 초입부에 들어 와있는 현실이다. 지금도 이렇게까지 의존하는데,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ai와 마음껏 소통하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 우리의 사회성은 점점 퇴화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리며 자기주도적인 삶은 없어져 버릴 것이다. 어쩌면 지구상 유일하게 지적인 생명체로서 영위해온 최상급 포식자인 인간이 그 지성을 점점 잃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본인이 무슨 저녁을 먹고 싶은지도 모르고, 무슨 직업을 갖고 싶은지, 직장 상사에게 어떠한 반성의 모습을 보일지 생각하지 않아도 대신 생각해주는 아주 편리한 도구가 생겨버렸다.
네비게이션을 생각해보자. 예전엔 눈으로 익히고 지도를 보며 고생해서 찾았던 길이 한 두 번 만에 외워졌다면, 네비로 가는 길은 열 번을 가도 핸드폰 없인 헷갈린다. 편리한 만큼 뇌는 일을 안한다.
우리가 편리함에 속아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항상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하고 다른 것에 의존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도구를 도구로써 영리하게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ai 이전에 결정 장애가 있던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결국엔 무언가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고, 인생은 텅 비어버린다.
최근에 동물원에서 탈출한 얼룩말이 골목길을 뛰어가는 영상을 보았다. cg가 아닌가 싶을 정도 였는데 실제 얼룩말이 동물원에서 탈출하여 찍힌 영상이라고 한다. 이 일이 원시시대에 있었다면? 카메라는 커녕 글자도 없고, 언어도 없던 시절엔 어떻게 이 정보가 전달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동료에게 그 웃픈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연기 했을 것이다. 소리로 '우우' 주의 집중을 일으키며 손을 뻗어 골목의 위치와 크기를 설명하고, 옆에 있는 흙으로 얼굴과 몸에 선을 그어 얼룩을 표현하고, 네발로 뛰어다니는 말을 연기했을 것 이다.
이처럼 연기는 우리 인간 태초의 모습이고,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가 있어도 자전거가 사라지지 않는 것 처럼 연기라는 태초의 예술은 아무리 사실같은 ai의 영상들이 쏟아져도 유지되어야 한다.
지난 글들에서 발성이란 호흡 + 의지로 발현되는 것임을 알아 보았다. 그만큼 호흡과 소리는 나의 내면과 영혼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어떤 것 보다 내 생각과 가깝다.
연기 훈련 중 소리를 통해 나에 대해 자각하는 훈련이 있다. 사람들이 보는 무대 위에서 계속해서 내가 드는 순간적인 생각들을 말로 내뱉는 것이다. " 아 떨린다." "이런 생각을 왜하고 있지?" "그만하고 싶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등등 무대 위에서 순간순간 스치는 우리의 생각들은 정말이지 정신없다가도 말하다보면 나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내가 떨고 있구나" 복잡하게 뭉쳐있던 내 생각들이 말로 풀면서 한가닥 한가닥 자연스럽게 정리가 돼가는 것이다.
여기서는 '마음소리 훈련법'이라고 지칭하겠다. 이렇게 내 속마음을 밖으로 내뱉는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리가 생각이 많아지고 다양한 생각이 들때는 그 고민의 깊이가 서로 다름에도 비등하게 생각하거나 내적으로 결과를 정했음에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정을 더더욱 못하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실제 나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뭐가 먹고 싶지?" 불현듯 든 생각을 한번 말로 크게 얘기해보자. "나는 방금 매운걸 먹었으니까 주스나 물같은 걸 먹고 싶어" 자문자답을 실제 소리로 해보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다소 낯설고 어색할 수 있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릴때 큰 도움이 된다.
"나는 ..." 바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천천히 기다린다. 생각하고 말이 나올때 까지. 그리고 정정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 역시 말로 정정해보자. 어느 순간 생각이 정리되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주체적인 내 마음과 가장 가까운 답변이 나도 모르게 나올 것이다. 머리로만 생각할 때 보다 훨씬 명료하고 빠르게 정리될 것이다.
고민이 있다면 (혹시 배우자나 가족이 들으면 오해할 수 있으니) 혼자만의 장소에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마음소리 훈련법'을 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얼거리는게 아니라 직접 크게 소리를 낸다는 것 이다.
소리는 나의 내면의 의지이자 욕구이다.
내 의지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충만한 만족감을위해서 앞으로는 내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진실은 내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