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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엽 Aug 22. 2017

D+183 처음 포기를 했다.

16.12.15-지구를 한 바퀴도는 세계여행 일상을 보여주는 여행기

오늘은 마추픽추를 가는 날이다.

서둘러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씻고 짐을 싸고 나온다.

 

 

  

티켓은 구입을 완료했다.

내일 입장하는 걸로.

 


 

티켓을 구입 후 어떻게 할까부터 해서 뭔가 의견 조합이 잘 안되었다.

서로서로 따로 다니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또 같이 이동하게 되었다.

살리네라스를 갈 것인지, 아니면 바로 오얀타이탐보로 갈 것인지부터 해서

너무 화가 확 났다 갑자기.

 

여행한 지 딱 180일이 되는 날이었는데 진짜 너무 화가 났다.

그냥 재훈이랑 유리한테 표를 이틀 뒤로 바꾸겠다고 말을 했다.

그냥 내 여행은 내 위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제 내 위주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냥 따로 다니자고도 말을 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또 친구들을 버릴 수도 없었고 애매한 입장이었다.

 

너무 그냥 이 자리에서 다 포기하고 놔버리고 싶었다.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나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냥 같이 가기로 한다.

일단 아까 투어사 아저씨가 제안한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고 오얀타이탐보에서 내려주기로 했다.

그 투어로 가기로 하고 일단 나랑 재훈이는 쿠스코에서 리마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버스터미널에서 택시기사한테 다시 돌아올 테니까 조금 기다리라고 하고

버스표를 알아보고 다시 돌아온다. 고맙게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내일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마추픽추 날씨는 누구도 예상 못하는 부분이라서 그냥 가기로 한다.

기다려줘서 고맙고 자기 친구한테 마추픽추 가는 길을 물어봐주고 지도까지 그려줬다.

고맙습니다.




금. 강. 산. 도. 식. 후. 경




크... 돈가스 덮밥이다.

킨타로라는 일식집이 쿠스코에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맛 또한 일품이었다.



 

맛나게 묵고 나서 콜렉티보를 타러 간다.




갔다 올게요 쿠스코 님

 

 

 

갑자기 몸이 좌측으로 넘어간다.

 

 

앗!

 

 

 

소리와 함께 넘어진다.

밑을 차마 보지 못하고 구덩이에 발이 빠져버렸다.



 

내 생각에는 인대가 늘어난 것 같다.

그렇지만 걸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출발해보자.

 

콜렉티보 정류장에서 일단 10 솔을 주고 오얀타이탐보까지 가자고 했다.

거기서 산타마리아 – 산타 테레사 – 히드로 일렉트로니카까지 갈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갈 수 있다고 한다.

히드로 일렉트로니카가 마추픽추 트래킹을 하는 트래킹 시작 지점이다.

일단 출발합시다.

 



오후 네시가 되어서 오얀타이탐보에 도착을 한다.

과연 오늘 안에 갈 수 있을까가 문제다.

 

 

 

도착하자마자 다음 마을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는데

 

없단다.



 

기.. 기사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기사는 이미 떠났다.

현지인 한 명이 그러는 게 아니고

여럿이서 그렇게 말한다.

오늘 밤 11시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후..

 


 

우악!!!!!!!!!!!!!!!!!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데 이런 아지메+아재 동상이 있음

 


 

아지메구나.. 아지메 놀랐잖아요...



 

오토릭샤 초 호화 버전. jpg

 


 

한 시간 정도 더 기다려봐도 다음 마을로 가는 버스는 안온다고한다.

갑자기 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번엔 진짜 가기 싫어진다. 버스가 오지도 않았다.

 

그냥 나는 다 포기하고 쿠스코로 가는 콜렉티보에 몸을 싣었다.

마추픽추가 너무 싫어졌다. 그냥 콜렉티보에 몸을 싣고 잠을 자다가 일어났다.

 

아라 누나한테 카톡을 했다.

다리도 다치기도 했고 그냥 오늘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마추픽추 포기하고 쿠스코 가는 길이라고.

 

근데 아라 누나가 포기하지 말라고 하더라.

나중에 후회한다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계속해서.

내가 힘들어서 포기를 하면 어떻게 하냐

이렇게 포기가 빨랐나?

그런 사람이 어떻게 히말라야를 오르고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근 30시간 동안 시나이반도까지 가고

히치하이킹을 했지?

내가 이렇게 나약한 놈이었나?

내가 그 힘들다는 군생활도 해냈고

부사관 생활도 했는데...

내가 다시 한국에 돌아가도 이렇게 살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생각이 길어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재훈이 한테 말했다.

 

다시 돌아가자고.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혹시나 티켓이 연장되나 싶어서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문은 닫혀있고 직원이 퇴근하는 길에 물어봤는데

안된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

 

바로 택시들이 많은 정류장으로 가서

택시를 타고 무작정 산타 테레사까지 향한다.

 

무작정일 수도 있고 계획일 수도 있다.

계획은 언제나 바뀌는 법이고

바뀌는 순간 무작정이 된다.

 

일단 가봅시다.


쓴돈

 

쿠스코 – 오얀타이탐보 콜렉티보 버스 10

오얀타이탐보 – 쿠스코 콜렉티보 버스 10

숙박 35

햄버거 8.90

킨타로 29

쿠스코 – 산타테레사 택시 40


132.90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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