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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엽 Oct 02. 2017

D+196 재훈이는 한국으로.

16.12.28-지구를 한 바퀴도는 세계여행 일상을 보여주는 여행기

오늘도 아침이 밝았다.

그만하면 안 되냐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침은

밝는다.

어둠도

밝는다.

 

 

미안

하다.

 

 

일어나서 다들 어제 못 갔던 갤러리를 간다.

어제 무료 갤러리에 가려고 했는데 입장시간이 지나서 가지를 못했다.

딱히..

 

볼게

 

없었지만




갤러리안에 도서관 풍경은 어마어마했다.

하늘도 너무 맑았고 구름도 너무 이쁘고

날씨도 너무 좋은 관계로

햄버거를 먹으러 간다.




거 참 햄버거 먹기 딱~ 좋은 날씨네

 

햄버거를 먹고 재훈이가 가고 싶어 하는 이쁜 거리를 찾아간다.

재훈이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 재훈이 의견 따라서 어디든지 가기로 함.




후...

 

이제 감흥도 없다..




감흥이.. 없어...




그래도 열심히 사진 찍어주고 같이 거리를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숙소 와서 쉬다가 KFC 가서 햄버거를 먹고 갈 준비를 한다.

어제 숙소를 같이 썼던 한국인 여자 한분이랑 같이 가기로 한다.

아라 누나는 내일 새벽에 떠나기 때문에 오늘 공항을 같이 가기로 한다.

 

아라 누나를 기다리면서 한국 여행객과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불어 전공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 불어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될까요? "라고 물어봤다.

 

"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요 “




응...?

내 귀를 의심했다. 이게 예의가 아닌 건가.

아니면 내가 여행하면서 너무 외국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그 한마디에 심란해지면서 택시 타고 공항 갈 때까지 그거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도무지 답은 안 나오지만 당사자가 그렇게 느꼈다면 분명 내 결례가 맞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택시 타고 공항에 도착!

재훈이는 옷을 갈아입고 탑승수속을 하러 간다.

나랑 아라 누나는 둘이 젤리를 좋아해서 젤리 좀 사 먹으면서 재훈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베스킨라빈스가 요기잉네?!

 

재훈이가 오든 말든 아라 누나랑 달려갔다 ㅋㅋㅋㅋㅋㅋㅋ

가니까 매장 마감 20분 전에 했다고 한다.




미안한데 진짜 하나만 팔아주세요..


떠나는 직원 붙잡고 애원을 하니까

팔아준다고 한다.



 

감사합니당 ^^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재훈이를 기다리다가

재훈이가 수속을 마쳤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바로 탑승게이트로 향한다고 한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짜식아.

재훈이한테는 되게 미안한 부분이 많다.

원래 재훈이랑 나랑 둘이서 남미 여행을 계획했었었고 여러 가지 액티비티와 재미난 것을 많이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유리가 합류하는 부분에 있어서 차질이 있진 않았지만 재훈이 생각을 많이 못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이기적일 수 도 있겠지만 재훈이랑 나랑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유리보다 더 친하고 더 오래 봤고 더 편한 친구다.

그렇게 해서 유리도 합류를 하게 되었는데 스페인에서 아라 누나를 만나면서

유리랑 같이 있으면 유리가 훨씬 더 편하지 않겠나 싶기도 해서 아라 누나한테도 같이 동행하자고

제의를 했었다. 재훈이한테는 미리 말을 했어야 하는데 미리 말도 못 하고

결국에 두 명에서 네 명이 되었다.

 

물론 네 명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기분이 나쁜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니다.

내가 재훈이한테 고맙고 미안했다. 나랑 애초에 계획을 했었는데 내가 계획을 틀어버리고

새로운 동행들과 같이 여행을 하자고 했는데도 싫은 내색 없이 계속 내 말을 따라와 줬다.

솔직히 재훈이랑 나랑 둘이서 계획했던 액티비티는 데스로드바이크투어밖에 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되게 미안하게 생각하는데 투덜거리지 않고 내 의견을 잘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맙다.

 

한 달 동안 못난 친구 따라와 준다고 고생 많았고 너도 보고 싶었던 것들이 정말 많았을 텐데

포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나한테는 고맙고 너한테는 아쉬웠겠지.

 

우리 둘 다 표현을 잘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 그런 걸 못하지. 암 그렇고말고

다음 여행은 꼭 같이 갔으면 좋겠다. 그때는 내가 진짜 잘 하고 이번 여행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다 채워줄 순 없지만 채워주도록 노력할게





고생했다 허재.

 

 

 

 

 

 

 

 

 

 

그렇게 재훈이는 떠나가고 아라 누나만 남았다.

아라 누나는 스페인에서 보고 남미에서 오랜만에 봐서 처음엔 어떻게 할지 잘 몰랐다.

더군다나 아팠었고... 처음 보는 애들이랑 같이 밥 먹으러 가라고 해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맙다.

아라 누나는 아르헨티나에서 밑쪽으로 쭉 내려가면서 토레스 델 파이네까지 갈려고 했었는데

우리 동행들과 같이 다니고 싶기도 하고 내가 오라고 꼬시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이과수 폭포를 본 다음

페루에서 합류를 했는데 페루부터 계속해서 안 좋은 일만 생기니까 나는 마음속에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자리도 자리지만 내가 뱉은 말에 책임을 지는 것 같다. 재미있는 여행 하자고 하고 오라고 했는데

안 좋은 일이 일어날 때마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 같고 죄책감만 느끼고

나 때문에 다들 힘들었을 때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누구를 이끌고, 누구와 같이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서 되게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느껴졌고

나는 솔직히 말해서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다.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경험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나도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멕시코로 가서 좋은 휴양지에서 푹 쉬면서 체력을 충전했으면 좋겠어요.

못난 동생 한 명 만나가지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해보고 손해도 많이 봤죠? 미안해요.

그래도 우리는 다들 좋은 누나를 만나서 재미있게 웃고 떠들고 즐길 수 있어서 고마웠어요.

다시 만나는 날에도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어요.

조심히 여행해요.

 

 쓴돈

 

키토 - 키토공항 택시 5

키토공항 – 키토 택시 28

점심 8

간식 4


4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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