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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bism Song Jul 10. 2015

경계(境界) 넘어 그 곳엔 소통의 즐거움이 있다.

- 미술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어울림, Museum of Nebraska

현재 우리나라의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민과의 소통 및 교류를 위한 많은 정책 수립 및 다양한 행사 진행을 하고 있다. 다소 어렵고 거리감이 있던 문화예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전환 시키고 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친숙하게 접하고 ‘함께’ 어울려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요즘 각 국·공립 문화예술 기관과 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가 바로 대중과 소통하고 문화예술 향유 기획 확대를 위한 정책 실현의 노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각 계의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의 움직임이 일회성이 아닌 꾸준하게 지속 가능케 하기위해서는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프로그램 및 행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주관자와 참여자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는 각 지자체에서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긍정적 성과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 정책 수립과 실현은 수도권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수도권 중심의 각종 정책과 행사는 타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하고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는 수도권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여(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을 고려하지 않은 베끼기 식 프로그램과 행사를 반복적으로 실행하다 보니 지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역의 특성과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프로그램, 행사는 그저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버리게 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본 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계획하고 실행하여 지금까지도 꾸준히 지역민의 큰 호응을 얻고 미국 내 지역 미술관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어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는 Museum of Nebraska Art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비록 해외 사례이고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작은 지역의 작은 미술관이지만 지역이 처한 열악한 환경(지리적, 경제적)을 이겨내고 지역만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여 미술(문화예술)로 특성화시켜 지역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과 그 성과는 현재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민과의 소통에 대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Museum of Nebraska Art는 네브래스카의 공식 주립미술관으로 주도인 링컨과 서쪽으로 130km 정도 떨어진 커니(Kearney)시에 위치하고 있다. 이 미술관은 주정부와 네브래스카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Nebraska at Kearney)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네브래스카의 출신 작가의 작품,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 역사적으로 주(州)와 관련된 미술품들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둔 미술관이다. 또한 이 미술품들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관광 상품 개발 등을 활발히 하여 지역민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미술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지역미술품의 상설전시와 지역 작가의 지원 및 전시를 개최하고 미술관 소장품을 이용한 수준 높은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네브래스카의 3대 주요 미술관으로서 미국의 현대 미술과 관련된 작가/작품의 전시 기획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정기적으로 네브래스카 지역의 현대미술작가의 작가와 작품을 전시, 소장하여 대중에게 소개함과 동시에 동시대 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네브래스카 중심의 작가 발굴·지원, 작품 소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미술관의 특성상 네브래스카 관련 문화를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지형적으로 넓은 미국의 지리적 특성상 미술관에 자주 방문할 수 없는 네브래스카 주 내의 소도시에 소장품을 가지고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ARTreach Program)’을 1998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미술관 소장품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학교 교사들에게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지역의 역사, 미술의 가치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전시

미술관의 전시 형식은 일반적으로 다른 미술관 전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네브래스카 주립 미술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네브래스카의 문화와 예술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상설展 형태의 전시를 주로 개최한다. 또한 미술관 소장품을 활용한 기획전을 중심으로 개최하고 있다. 특히 미술관 소장품이 주로 네브래스카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과 관련된 것으로서 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은 네브래스카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와 소재로 하여 기획/개최되고 있다.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연중 어느 때나 미술관을 방문하더라도 네브래스카의 과거, 현재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네브래스카 주립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은 아동(학생), 성인, 미술교사룰 위한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아동(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는 방과 후 미술교육인 '아츠쿨(ArtsCoo)l'프로그램이 있다. 이 교육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 6주간 미술관에서 미술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술관 소장품을 활용하여 아동들에게 작품 감상법, 작가의 일대기, 관련된 역사를 교육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동들이 자신의 작품을 창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미술관 회원의 등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고 있다.

‘목요일 방과 후 미술(Monthly Homeschool Art Class)’은 매주 목요일 한 달씩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5~12세 사이의 아동들에게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워크숍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일회성인 것이 특징이다. 아동들이 정기적인 교육에 대한 부담이 없이 목요일에 일정 시간 미술관에서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며, 지역 학교의 야외 미술체험 학습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수강료는 일인당 $4로 비교적 저렴하다. 그 외에도 서부개척시대의 역사, 미술,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오래곤 통로 배우는 날(Oregon Trail Learning Day)’가 있다.


성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는 ‘MONA’S Not Just A Book, Club‘ 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첫째 주 화요일 미술관의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네브래스카 관련 서적과 미술관 소장품에 관하여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토론 하는 프로그램으로 네브래스카 역사, 문화, 예술을 총체적으로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역민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지역민이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


미술교사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지역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미술교사와 일반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교육담당자가 정기적으로 학교를 직접 방문하거나 교사를 미술관에 초청하여 미술관 소장품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 교사와 학생들에게 네브래스카 미술의 이해와 중요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미술관 홈페이지에 교사를 위한 미술관 소장품 마다 ‘교육지침서'을 항시 업데이트 해놓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교육지침서는 작가/작품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가와 작품이 네브래스카의 역사와 문화에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고 배울 수 있도록 작성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한 행사

미술관은 네브래스카의 공식 주립미술관으로서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매년 지역민을 위해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주로 네브래스카의 역사와 문화, 미술관과 관련된 행사 위주로 기획 및 실행하고 있다. 미술관을 자주 찾고 애정을 갖고 있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네브래스카를 지나는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에는 일부러 미국 전역에서 관광객이 미술관에 찾아오기도 한다. ‘세 번째 주 목요일은 미술관에서(Third Thursdays at MONA)’는 매년 8월부터 4월까지 3번 째 주 목요일 저녁에 열리는 행사로 국내외 음악, 마임, 공연 예술가들의 공연이 이루어지며 간단한 다과도 함께 제공된다. 이 행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즐거운 가족의 날(Family Fun Day)’행사는 일 년에 한 번 개최되는 행사로 아동과 부모가 함께 미술관에 기차역(Oregon Trail)-미술관 소장품 ‘토마스 하트 벤톤’의 작품을 실현하는 체험 - 을 설치하며 서부개척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행사로 지역민에게 네브래스카의 설립 역사를 일깨워주는 행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행사이다. 



그 외에도 성탄절과 연말, 연시에 지역민들의 선물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예술가들이 특별히 이 행사를 위해 제작한 악세서리, 도자기, 공예품등 주로 소품을 판매하는 ‘미술의 만화경(A Kaleidoscope of Art – A Benefit Gift Boutique)‘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미술관 아트숍과 전시장 일부에서 진행한다. 네브래스카 주립미술관의 행사의 주목적은 지역과 연관된 전시, 경매, 모임(Party)등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운영기금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네브래스카의 작가/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여 관객과의 소통을 도모하고 네브래스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부, 후원제도 등을 통해 미술관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고 서로 상생 효과를 창출 하고 있다. 


이 작은 미술관이 지역에 미친 긍정적 효과를 요약해 보면 1) 지역 미술품의 전문성 확보 2) 네브래스카州의 역사와 문화예술 이해 심화 3) 전시를 통한 네브래스카 미술의 홍보와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 4) 지역민과의 원활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 5) 지역민의 네브래스카州 문화예술의 자긍심 및 관심 확대 등이다. 미술관의 적극적인 대중과의 소통 의지는 곧 지역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를 불러오고 미술관과 지역민 전체가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노력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술관과 지역민의 적극적인 노력은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나아가 많은 수의 관광객을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위의 한 가지 성공 사례만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발전 방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한 지역, 기관의 정체성 확립 그리고 그 정체성(특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행사 진행을 통해 지역민과의 소통을 꾀하는 노력은 한 국가, 한 사례를 떠나 앞으로의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명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현대는 경제발전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자국의 문화예술을 통한 국가 이미지 향상에 더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 삶의 척도라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수준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며 동시에 국민의 행복 만족도와도 비례한다. 전 국민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향유와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 정책은 보다 거시적, 미래 지향적이고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국민중심’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지자체 및 문화예술 관련 기관/단체는 국가 정책을 기반으로 각 지역, 기관/단체 특성에 맞는 세부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정책과 프로그램·행사 계획 및 수립 시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 문화예술 강국을 위해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누구나 공감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시기임은 분명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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