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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튼 Mar 15. 2020

정답에 대한 환상

가수 선우정아

“꼭 나의 모든 삶을 갈아 넣어야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을 빨리 이루는 게 정답도 아닌 것 같고

저도 해볼 수 있는 것을 다해봤는데, 여러모로 정답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인생에 오답과 정답이 어딨겠어요.

다만 내가 모르니까, 정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자기가 하고 있는 게 결국 정답이 되는 거니까

정답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티스트, 선우정아-


 20대 때에 불면증에 시달렸던 적이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봤던 드라마를 다시 보든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이 책 저책 읽어보곤 했다. 잠을 자고 싶지만, 자지 못하는 고통을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그 중심에는 항상 '불안'이 있었다. 이 세상에는 내가 손에 쥐지 못한 정답이 존재하고, 그 정답대로 살아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이 나를 짓눌렀다. 나는 책 속에서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정답을 찾고 싶었던 거 같다.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한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지는 날에는 서러워서 잠이 오지 않았고, 질투심도 많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책상에 앉아서 공부했던 8할의 힘은 '오기' 였던 거 같다.  입학하고 나서 학교에 적응하는 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술도 많이 먹고, 하루 종일 담배도 피우고, 세상 모든 고민은 혼자 갖은 척도 해보았다. "왜 다들 가고 싶어 하는 의대에 입학했는데, 너는 그렇게 우거지 상이냐. 너 때문에 의대에 오고 싶었던 누군가는 재수했어야 했는데. 그냥 관심 끌고 싶어 그러는 거냐?"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 누구도 내 고민에 공감해주지 못했단 것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마저도 내가 왜 이렇게 좌절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별난 관종쯤으로 다들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왠지 나의 인생이 내가 10대 때 생각했던 인생과 멀어지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30대 중반이 되어, 20살의 일기장을 보면 너무 부끄러울 때가 많다. 때론 그냥 고민을 만들어서 하고 싶었던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다. 20살 때 내가 동경하고 질투했던 아이들을 만나보았다. 누군가는 내가 생각했던 정답대로 사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다만, 다들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안다.

평범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걸.


항상 서점은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 성공법에 관한 책들로 넘쳐 난다. 그리고 그 책에는 내가 찾던 그 '정답'이 있을 것만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정답'에 가깝지 못한 자기를 보며, 자괴감에 빠진다. 하지만 단언컨대 다른 사람 기준에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도 본인의 인생이 정답이라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하루하루 버티기 바쁘고, 각자의 고민과 짐으로 힘들다


결국 당신이 항상 옳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기 위해 소중한 지금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앞을 향해 1, 2, 3 리듬에 맞춰 1, 2, 3

한 걸음마다 웃음이 이건 나의 이야기

서두르지 않아 1, 2, 3 내 뺨을 스친 바람이

내 길을 알려줄 테니 그 흐름에 맡겨

Everybody raise your voice

오 저 앞에 널 기다리는 함정에 겁먹지 말고

Everyday raise your hands

hands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으니 이 노래를 불러

Sing with me

내가 믿어야 할 것은 my eyes not their eyes

세상 가장 소중한 건 my mind not their mind


-선우정아, 주인공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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