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는 '장발장'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빵 한 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의
징역살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받은 그는 수감생활 중 조건부 가석방이 된다.
가석방 기간 중 그는 전과자라는 이유로 인해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결국 가명을 사용하여 신분을
세탁한다. 과거를 숨긴 그는 그렇게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게 되지만 그를 끝까지
추적하는 자베르 형사로 인해 결국은 자신의 과거를 대중 앞에 밝히게 된다.
<조진웅 사건을 바라보는 난해한 시각들>
찬 바람이 불어오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 사이로 연말연시를 알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어느 겨울.
작년 12월 3일에 발생했던 비상사태에 관련된 재판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와중에 2025년 연말을 더 시끄럽게 만드는 연예계 관련 뉴스가 터져 나왔다.
혹시 사람들의 정치와 사법에 대한 집중을 분산시키려는 것이 아닌 것인가 하는 의혹이 들 정도로 이번에 터진
연예계 뉴스는 주요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비중 있게 보도되고 있다.
개그맨 박나래와 조세호, 그리고 배우 조진웅의 사건이 2025년 마지막 달에 크게 이슈가 되어 사람들의
입방아에 연일 오르고 있다. 사건은 아직 발생초기라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사건에 관련된 새로운
주장들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이미 뉴스에 다 보도되고 있으므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세명 중 조진웅 배우의 사건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있는 듯하여 사견을 몇 글자 끄적여본다.
나의 생각과 비슷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전현 다름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어느 의견이 정답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여러 목소리의 화두는 이렇다.
치기 어린 시절 그는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로 인해 그는 국가에서 정해진 대로 처벌을 받았고
교화가 되었다고 판단되어 사회에 다시 나오게 되었다. 이후 그는 과거의 전과를 지운 채 성인이 되었고
왕성한 활동을 하며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는데 언론의 보도로 소년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어
이미 처벌을 받은 사항에 대해 비난을 받고 사회에서 배제되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하는 것이다.
소년범의 취지가 교화에 목적을 두고 있고 이미 소년원에서 복역을 한 후 사회의 일원으로서 바로 선 것이
소년법의 취지를 충분히 살린 것이라는 견해와 피해자들의 마음을 고려한다면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서 자숙하는 모습과 진작에 자신의 과거를 솔직히 고백했어야 했다는 견해가
충돌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그가 가담했다는 범죄의 죄질이 너무 악질적이고 위중했고 피해자에게 끼친
피해가 신체는 물론 영혼까지 파괴하는 정도라서 해당 범죄가 밝혀질 경우 돌아오는 후폭풍이 거세더라도
진작에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받았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에 진심 어린 사과를 어떻게 알 수 있으며 과연 피해자가 가해자를 마주하게 됨으로써 받는 고통에
공감한다면 현실적으로 나의 생각이 영화를 많이 봐서 들 수 있는 이상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그는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자의 영혼에 속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는 일은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은 이미 죄에 대한 처벌을 받았으니 죗값을 치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이번 은퇴로 인해 안타까운 시선이 있기도 하지만 피해자의 마음은 조금은 편해졌기를 바라본다.
한편으로는 서두에 올린 레미제라블 속의 장발장처럼 만약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고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서 포용되었는데 과거의 일이 파묘되어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되면 그것은
또한 합당한 일이지도 고민해 볼 일이다.
진정으로 교화가 되어 사람들 속에서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는데 언론이 무분별한 보도 욕심이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보낼 수도 있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사회가 어떤 것인지 깊은 고민이 드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