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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몸속에
들뢰즈를 잉태하고 싶다

들뢰즈가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관통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내 몸속에 들뢰즈를 잉태하고 싶다

아니 들뢰즈가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관통했으면 좋겠다.


철학자들의 타고난 재능은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게 글을 어렵게 쓰는 데 있다.

니체를 나체로 벗겨도 이해하기 어렵고

푸코도 내 코를 다 내놓고 숱한 시절을 읽어도 

그 경지에 이르기에는 역부족이고

데리다 역시 여기저기 내 몸을 데리고 다니면서 읽어도

난해한 철학용어를 나의 것으로 소화시키기에는 여전히 생각의 깊이가 미천하다.



들뢰즈 역시 여기저기 들리면서 

안간힘을 쓰고 몸부림을 쳐도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자기만의 철학적 사유체계를 건축한 특이한 철학자다.



들뢰즈는 이번 학기 대학원 수업에서 다루는 

대표적인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여러 가지 난해한 개념을 동원해서 

그 누구도 펼칠 수 없는 차이생 생성의 철학으로 

이전까지의 철학을 집대성하면서도 

새로운 사유체계의 지평을 열어젖힌 철학자다.


“물음의 역량은 물음이 향하는 대상은 물론이고 

그에 못지않게 묻고 있는 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또 자기 자신을 물음의 대상의 위치에 놓는다”(424쪽).

-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중에서 -



묻고 또 물으면서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나 자신을 물음의 대상에 올려놓고

오늘도 들뢰즈가 창안한 다양한 개념을

나만의 신념이 담긴 이념으로 환원시켜

사물이나 현상, 그리고 나 자신의 차이 자체를 들여다본다.


“유영만은 한양대학교 교수다”라고 규정하는 순간 

인간 유영만의 무한한 잠재성은 

교수라는 개념적 틀에 사장되고 만다. 


유영만은 대학교수라는 개념적 우산에 가려져 

재미없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작가로서 글을 쓰기도 하고 

사회적 명사로서 강연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인으로 데뷔해 시를 쓰고 싶기도 하다. 


한 가지 개념으로 드러날 수 없는 

그 자체의 차이를 개념으로 드러나는 차이와 구분해서 

차이 자체라고 지칭한 들뢰즈의 차이 생성의 철학을 통해

나라는 존재 속에 감춰진 무한한 가능성이 

시간과 공간을 만나면서 무한 변주되며

어제와 다른 새로운 존재로 무한 변신하는

다양체(multiplicite)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 배치(아장스망, agencement)되는 지에 따라서 

나의 잠재적 가능성은 다르게 드러나기를 기원하며

어제와 다른 배치 속에서 

우발적 마주침을 통해 새로운 개념적 접속으로 

늘 사이에서 간주곡을 울리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좀(Rhyzome)의 사유를 펼쳐본다.


기존 개념이 만들어낸 진부한, 

너무도 진부한 동일성의 틀로부터 깨어나

유영만이라는 다양체가 또 다른 배치 속에서 

영토를 구축하고 다시 그 영토를 탈영토화 시키는

위험한 탐험과 모험을 거듭하는 공부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유영만이라는 존 재속에 감춰진 

무한한 잠재성이 오늘과 다른 얼굴로

내일 환하게 웃으며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하면서.


“타인은 위협적인 세계의 가능성을 표현하면서 등장하며, 

이 세계는 타인 없이는 펼쳐지지 못한다...

타인이 가능한 세계라면 나는 과거의 한 세계이다”(485-486쪽).

질 들뢰즈, 《의미의 논리》에서



가능한 세계를 지닌 타인을 만나

과거로 흘러가겠지만 

다시 한 세계를 구축하는 그날을 

내일도 다시 맞이하기를 또 기원하면서.


#들뢰즈 #의미의논리 #천개의고원 #차이와반복 #들뢰즈와가타리 #아장스망 #배치 #차이생성 #다양체 #리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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