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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마지막 강의》를 한다면

마지막 강의에서 전해주고 싶은 10가지 메시지

내가 만약 《마지막 강의》를 한다면  

   

마흔여섯의 나이에 말기 췌장암으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은 카네기 멜런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랜디 포시(Randolph “Randy” Pausch, 1960~2008) 교수는 《마지막 강의》를 한다. 당시 포시 교수에게는 어린 세 아이가 있었다. 큰 아이는 아들 6살 로건 3살 딜런, 셋째는 18개월의 클로이라는 딸이다.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았음을 감지한 포시 교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내의 친정 근처인 버지니아주로 이사해 가족과 함께 마지막 삶을 준비한다.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실현시키는 일’이란 제목으로 2007년 9월 18일 마지막 강의를 하고 2008년 7월 25일, 48세의 나이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노력해온 자신의 일생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엮어서 강의를 한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농담과 유머를 섞어 청중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한다. 랜디 포시 교수의 강의의 초점은 ‘죽음’이 아니라 어떻게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노력했는지에 대한 ‘삶’이다. 자신이 평생 한 일은 어린 시절부터 가슴에 품고 살았던 꿈을 이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고백한다. 강의를 마치고 마지막 순간에 부인 재이를 위한 생일 축하 파티를 한다. 눈물을 흘리며 뜨거운 포옹을 나눈 재이는 남편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제발 죽지 말아요.” 그리고 세 아이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진짜 마지막으로 보여준다.      



내가 랜디 포시 교수라면 어떤 메시지를 담은 마지막 강의를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평소 강조해온 10가지 메시지로 정리해보았다. 10가지 메시지는 어찌 보면 내가 살아오는 동안 각성 사전을 통해 몸으로 깨달은 소중한 교훈이자 깨우침이다. 내 삶의 철학이자 좌우명이기도 하고 내가 인생을 살면서 늘 반추해보고 가슴에 새기는 지침이기도 하다.    

 


①적게 생각하고 즉시 실천하라

②밥먹듯이 운동해라

③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④배움을 멈추지 마라

⑤다리 떨지 말고 심장 떨리는 삶을 살아라

⑥지금 이 순간을 바꿔라

⑦한 동안은 이기적으로 살아라

⑧미련 없이 포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라

⑨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예술을 배워라

⑩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소 짓게 해 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를 사랑하고 가족을 돌보고 주변을 보살펴라

          

첫째, 적게 생각하고 즉시 실천하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시간보다 나가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라. 세상은 생각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보다 비록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몸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바꿔나간다. 거창한 계획과 중장기 발전전략을 준비하는 사람보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몸을 던져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자 나를 가장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이다. 완벽한 준비와 계획은 완벽한 실기(失機)를 낳는다. 어느 정도 준비되면 계획은 그만 세우고 나가서 행동으로 옮겨야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알게 된다. 나는 내 생각과 아이디어의 산물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결과다. 더 중요한 점은 시작보다 시작을 끝까지 유지하는 끈기와 꾸준함이다. 꾸준히 반복하는 습관이 반전을 일으키고 운명을 바꾼다. 오늘의 나는 내가 행동하고 과감하게 실천한 결과 생긴 사회 역사적 산물이다.  

   


둘째, 변함없이 운동해라. 행동하고 실천하며 꿈을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한 몸이 뒷받침이 되어주어야 한다. 밥먹듯이 운동하지 않으면 밥맛도 느끼지 못할 정도 아플 수도 있다. 인생은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변함없이 운동해야 몸이 변한다. 꿈으로 가슴 뛰는 여정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절망이다. 몸이 곧 나이고 나는 곧 몸이 중심일 때 비로소 나를 증명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밥은 매일 먹으면서 운동을 매일 하지 않는 사람, 자기 인생을 버리는 사람이다. 밥먹듯이 운동하지 않으면 밥도 굶을 수 있다. 나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냉철한 이성이 아니라 뜨거운 야성이다. 야성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서 나온다. 몸은 마음이 거주하는 우주다. 몸이 마음을 지배하고 생각을 이끈다. 상쾌한 몸이 명쾌한 머리, 유쾌한 가슴, 통쾌한 영혼을 만들고 흔쾌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낳는다.     



셋째,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내 능력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도전이다. 도전을 멈추는 순간 삶을 지루해지고 재미도 없어진다. 하루하루가 설레지 않고 기다려지지도 않는다. 그저 하루를 소일할 뿐 소임을 다하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 도전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넘어설 때 살아 있는 감동과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거창한 도전보다 일상을 바꾸는 도전, 하루 일과를 바꾸는 색다른 삶이 곧 도전이 지향하는 진정한 의미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맞이하는 방법은 타성의 틀에서 벗어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하다 보면 벽을 만난다. “우리 앞에 벽이 존재하는 건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랜디 포시 교수는 힘주어 말한다.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다”(80쪽).     



넷째, 배움을 멈추지 마라. 배움은 지적 호흡이다. 호흡을 멈추면 사람이 죽는다. 지적 호흡을 멈추면 그 순간 성장도 성숙도 멈춘다. 사람이 늙어가는 이유는 호기심을 갖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배움을 멈추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한 다음 비교적 오랜 기간 붙들고 늘어지면 파고드는 공부를 해보자. 공부하는 동안 미지의 세계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고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 즐거움도 같이 따라온다. 배울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고 모르는 많아질수록 무지를 깨닫는 겸손함과 함께 더 배워야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생긴다. 배울수록 계속 젊어지는 이유다. 세상은 배움의 천국이자 호기심의 텃밭이다. 늘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는 자세을 잃지 말자.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은 물론 생명체와 사물이나 환경은 나의 무지함을 꺠우쳐주는 스승이다. 스승으로 모시고 배우는 자세로 자세를 낮추자. 배우는 자세를 갖추면 세상의 주연 배우로 등극하는 길이다.     



다섯째, 다리 떨지 말고 심장 떨리는 삶을 살아라. 다리가 떨리는 이유는 하기 싫거나 자신이 없는 일, 설레지 않는 일을 무한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인데 잘할 수 없는 일도 계속한다고 생각하면 다리가 떨린다. 어차피 당분간 직장 생활을 계속할 거라면 다리를 떨며 출근하지 말고 심장 떨리는 삶으로 출근하자. 심장이 떨리는 일은 자기가 사랑하는 일이다. 자기 일을 사랑하면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일하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부단히 질문을 던진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다. 내가 매일 무슨 일을 하는지가 나를 결정한다. 그 일도 어떤 자세와 태도로 하는지에 따라 그 일을 하는 나는 천차만별이다. 어차피 할 일이면 다리 떨지 말고 심장 뛰는 마음으로 임하자. 심장이 뛰어야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     



여섯째, 지금 이 순간을 바꿔라.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 시간에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바꿔라.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흘러간 과거는 역사이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미스터리다. 오로지 현재만 우리가 즐기는 선물이라고 쿵후 판다 영화에 나오지 않는가. 과거를 끌어다 놓고 후회해본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끌어당겨 걱정한 들 바뀌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시제는 현재다. 현재를 바꾸면 과거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생되고 미래도 아름다운 미래 춤추며 다가온다. 현재를 바꾸는 방법,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에 온몸을 던져라.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다. 매 순간이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다. 두 번 다시 반복되는 동일한 순간은 없다. 매 순간이 나에게는 새로운 순간이다.     



일곱째, 한 동안은 이기적으로 살아라. 이기적으로 살아야 기적을 일으킨다. 이기적으로 살으라는 이야기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오로지 내 일에만 신경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내 일에 목숨을 걸으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뭐라도 이루어진다. 내가 나의 분야에서 뭔가 이루지 않으면 남이 뭔가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분야의 경지에 이르려면 한 동안은 지극히 이기적으로 살아야 기적이 일어나고 원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경지에 이르러야 그 힘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재공해 줄 수 있다. 기적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꾸준히 흔적을 남길 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다. 양적 축적이 질적 반전을 일으킨다. 축적 없이 기적 없다. 도움이 되려면 우선 내 일을 파고들어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 뿌리가 뿌리치지 못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여덟째, 미련 없이 포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인생의 소중한 모토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듣기에 좋은 말이다, 불굴의 의지를 북돋우는 명언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계 상황에 부닥치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 몸으로 깨닫는다. 한계는 책상에서 알 수 없고 한계에 몸으로 도전해봐야 알 수 있다. 한계를 몸으로 직감할 때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믿고 밀어붙이다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한계를 몸으로 감지할 때 빨리 포기하고 다른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인데 잘할 수 없는 일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때 그 사람에게 남는 것은 불행한 인생이다. 때로는 빨리 포기할 때 새로운 관문도 열린다. 한계는 책상에 알 수 없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도 책상머리에 암기한 관념적 명언이다.     



아홉째,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예술을 배워라. “진정한 예술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영화, 위대한 쇼맨에 나오는 대사다. 톨스토이 역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뭔가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복한 사람은 미래를 관념적으로 살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은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신체성으로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면서 내 삶을 의미심장하게 바꾸는 동사다. 행동하면 행운도 따라오고 행복해지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것인지를 연구하는 사람보다 지금 갖고 있는 것만으로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 행복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나에게 행복을 제공해주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일을 만들어주려는 작은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하라. 진지한 실천의 반복이 폭풍 감동을 불러오는 경이로운 반전을 가져온다.     



열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소 짓게 해 줘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이다. 힘든 삶을 살아가면서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늘 기대에 못 미쳐 속상한 사람에게 잠시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고 미소 짓게 만드는 깨달음의 유머를 제공하는 사람이야말로 체험적 지혜를 지닌 사람이다. 미소 짓게 만드는 노하우는 우선 공감을 일으키는 체험적 깨달음을 촌철살인의 지혜로 전달하는 방법을 아는 데 있다. 특이한 경험을 재미있는 사례나 깨달음을 주는 에피소드로 정리해낼 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지혜를 줄 수 있다. “큰 웃음 하나 함께하지 않는 진리는 모두 거짓으로 간주하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말이다. 엄숙, 근엄, 진지함으로 전해지는 논리적 지식보다 재미와 즐거움은 물론 통렬한 깨달음의 지혜를 웃음과 함께 전달할 때 삶은 재미와 더불어 의미심장해진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서 함께 나온 가족과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신 은인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을 마시며 인생의 마지막 향연을 보내고 싶다. 지금 내가 맞이하는 모든 순간은 다 마지막 순간이다. 영원히 반복되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 인생의 마지막이 던져주는 의미를 심장으로 고뇌하며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 그리고 묘비명에 이렇게 쓴다. “당신은 지금 소일(消日)하고 있습니까, 소임(所任)을 다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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