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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침표 안에
나의 물음표가 살아갑니다

당신의 마침표 안에 나의 물음표가 살아갑니다.     


작가가 고심 끝에 찍은 마침표에서 독자의 물음표는 시작됩니다. 작가의 마침표에서 시작되는  독자의 물음표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랍니다. 작가의 마침표가 담고 있는 사연이 천차만별(千差萬別)이듯 거기서 시작되는 독자의 물음표가 낳는 호기심과 궁금함 역시 십인십색입니다. 모든 문장은 마침표를 찍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문장 끝에 찍히는 마침표는 작가가 찍고 싶어서 또는 찍을 때가 되어서 찍는 문장부호입니다. 마침표는 마치고 싶지 않았지만 작가가 강제로 자기를 불러다 놓고 다시 다른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찍기도 합니다. 마침표를 너무 오랫동안 찍지 않고 긴 호흡으로 달려갈 때 마침표는 기다리다 못해 쉼표를 불러옵니다. 잠시 쉬었다 가라고요. 작가는 쉼표를 찍고 다음 목적지를 구상하다 바로 달려가 순식간에 다음 마침표를 찍습니다. 하지만 문장 끝에 찍힌 마침표에는 저자가 문장을 쓰면서 하고 싶었던 할 말을 다하지 못하고 닫힌 말문의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마침표에 담긴 저자의 고뇌의 깊이가 독자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인식의 넓이로 전달되어 허공으로 날아가기도 합니다. 작가가 자신의 삶을 실어 마셨던 술잔의 깊이가 독자의 읽는 눈높이와 맞닿지 않는 경우도 흔히 발생합니다. 오히려 작가의 심각한 고뇌의 깊이는 독자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인식의 가벼움으로 도중에 휘발됩니다. 작가가 글을 쓰면서 떨렸던 심장박동은 독자에게는 답답한 가슴을 때리는 허공의 메아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닿을 듯 맞닿을 듯하면서도 작가의 마침표와 독자의 물음표 사이의 거리. 끝내 만나지 못할지라도 가슴 쓸어내리며 작가의 마침표로 다가설 용기를 품어봅니다. 작가가 파놓은 마침표의 깊이에 결국에는 다다를 수 있을지 몰라도 오늘도 호기심의 물음표를 끌어안고 대책 없이 뛰어듭니다.   

  


도대체 한 사람이 일생동안 찍는 마침표는 몇 개나 될까요? 파란만장한 삶을 책 한 권에 담는다면 그 책에는 몇 개의 마침표가 살아갈까요? 너무 많은 마침표 속에서 숨 죽이고 살아가는 문장마다 다른 삶이 담깁니다. 어떤 마침표는 하소연을 하다가 작가도 모르는 사이에 찍힌 문장부호도 있습니다. 또 다른 마침표는 큰 깨달음 뒤에 기뻐 어쩔 줄 몰라서 날 뛰다가 찍힌 종지부입니다. 마침표는 힘들고 지쳐 어찌할 수 없을 때 밑마닥을 기면서 긴 한숨 끝에 잠시 쉬어가기 위해 찍은 쉼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침표는 오랫동안 준비해서 도전했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건 늘 좌절과 실패였을 때, 고개를 떨구고 절망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는 순간 다시 한번 기회를 건네준 은인 덕분에 큰 맘먹고 시작하는 출발점입니다. 마침표는 더 큰 도약을 위해 온 몸을 던져 수고한 나에게 작은 미소 머금고 베풀어주는 따뜻한 위로입니다. 마침표는 긴 여행을 하다가 한눈에 반한 어느 지역에 머물며 내일을 구상하다 건너는 징검다리입니다. 마침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상과 나눈 대화의 결과입니다. 다른 사람과 오랫동안 다투면서 견뎌오다 어느 날 문득 들었던 깨달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어서 찍은 각성의 다른 이름입니다. 어떤 마침표는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돌려 되새겨보다 일상의 소중함에서 갑자기 다가온 행복한 순간입니다. 누군가에게 마침표는 좌절과 절망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을 살다가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과의 만남으로 운명을 바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출발점입니다. 어두운 땅속에서 몇 년을 견디다 땅으로 나온 매미가 지나가는 여름을 붙잡고 울어대는 처절한 울음소리입니다. 마침표는 피땀 흘려 힘겨운 노동을 하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잠시 쉬며 흘리는 식은땀입니다.      



마침표는 깊은 생각을 거듭했지만 아직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지금 여기서 우선 생각을 멈추고 내일을 고대하는 아쉬운 작별입니다. 시간은 문장을 식게 하지만 문장에 담긴 작가의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뜨겁게 데워집니다. 마침표는 천둥과 번개가 내리치고 곧 다가올 소낙비를 예감한 불안한 마음이 창밖을 내다보며 떨고 있는 마음입니다. 마침표는 정든 고향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와 보내는 어느 추운 겨울밤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동안 깊어가는 적막함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다고 사투를 벌이지만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안간힘을 쓰며 견디는 발버둥입니다. 마침표는 만개한 꽃이 바람에 흔들리다 마지막 꽃잎을 떨구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다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꽃잎의 울부짖음입니다. 마침표는 부푼 꿈과 희망을 갖고 맞이했지만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고 갑자기 코앞으로 다가온 잔인한 봄입니다. 마침표는 멈추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멈출곳을 찾아 정처 없이 떠도는 구름입니다. 마침표는 혹한의 추위에 알몸으로 버티며 문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삭풍에 떨고 있는 문풍지입니다. 마침표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리던 소나기가 갑자기 멈추며 활짝 갠 하늘을 수놓은 무지개입니다. 마침표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안간힘입니다. 마침표는 보름달을 꿈꾸지만 지금은 어두운 밤하늘 한 구석에서 외롭게 이 밤을 지키는 쓸쓸한 초승달입니다. 마침표는 달리던 차를 멈추고 천천히 걸어야 만날 수 있는 가을날의 코스모스입니다. 마침표는 한 때는 불타는 단풍으로 세상을 뜨겁게 달구다 이제는 갈 곳을 잃고 정처 없이 나뒹구는 낙엽입니다.     



마침표는 뜨거운 물에 뛰어들어 꼬여 있던 자기 몸 조차 풀어내지 못하고 마침내 누군가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처절한 라면입니다. 마침표는 지금은 살아있지만 더 오래 살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소금에 절임을 당해야 썩지 않는 길을 선택한 생선입니다. 마침표는 밥을 먹었지만 배고픈 천사가 시도 때도 없이 달려와 밥을 달라고 할 때 배고픔을 달래주는 고구마입니다. 마침표는 왜 태어났는지 모르고 살다가 일 년에 한 번은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미역국입니다. 마침표는 비록 어둠 속에서 아래로 뿌리를 뻗으며 자랐지만 결국 자신도 모르게 흰 줄기를 만든 콩나물입니다. 마침표는 생태를 말리다 그만두고 마른 것도 아니고 젖은 것도 아닌 중간 지대, 코다리입니다. 마침표는 내다 버렸지 먼 더 이상 거들떠보지 않다가 어느 날 주인에게 불려 가 탄생한 시래기입니다. 마침표는 끼니도 거른 채 맨홀 아래서 하수구와 싸우며 사투를 벌인 사람이 오랜만에 먹는 뜻밖의 갈비탕입니다. 마침표는 식어가는 마음에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며 열정을 부채질하는 묵직한 뚝배기입니다. 마침표는 기력이 소진당한 친구에게 마음을 담아 함께 먹는 추어탕(鰍魚湯)입니다. 며칠을 밥도 못 먹고 일에 쫓겨 돌아다니다 친구들끼리 어울려 게눈 감추듯 먹어버리는 매콤한 떡볶이입니다. 마침표는 피곤함을 잊고 일하던 사람이 큰 맘먹고 몸에 영양식으로 대접하는 든든한 삼계탕입니다. 마침표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다 어쩌다 만난 친구들끼리 소주 한잔에 녹여 먹는 삼겹살입니다. 마침표는 막걸리 한잔에 고단한 삶을 나누며 나눠먹는 김치전입니다. 마침표는 따뜻한 밥 한 끼 먹으며 못다 한 이야기 꽃을 피우며 나눠먹는 디저트입니다. 마침표는 눈보라를 무릅쓰고 겨울 들판을 거슬러 찾아가는 친구가 잠시 휴게소에 들러 마시는 자판기의 따뜻한 커피입니다.      



마침표는 매일 물을 마셔야 살아가는 사람에게 물이 없이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사막의 선인장입니다. 마침표는 수평선과 지평선 끝에서 자기 몸을 불태우며 넘어가는 경이로운 해 질 녘입니다. 마침표는 필요할 때마다 쉽게 들러 사고 싶은 물품을 살 수 있는 동네 근처의 편안한 편의점입니다. 마침표는 누구도 승산이 없다고 포기한 싸움에 뛰어들어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고 울려 퍼지는 승전보입니다. 마침표는 할 일은 너무나 많지만 오늘 할 일을 마치고 내일은 무엇을 할지를 계획하는 가운데 미래로 건너가기 전에 숨을 고르는 간이역입니다. 마침표는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지금 여기서 머물러 서면 진퇴양난의 위기를 머금고 나에게 달려오는 예측불허의 강력한 태풍입니다. 마침표는 언제 그칠지 모를 뿐만 아니라 언제 나에게 다가올지도 모르는 험난한 파도입니다. 마침표는 작렬하는 성하의 여름을 보내고 수확을 꿈꾸며 맞이하는 풍요로운 가을의 전령사입니다. 마침표는 농부의 부름을 받고 달려와 어딘가에  서서 깊어가는 가을 들판에서 새들을 몰아내는 허수아비입니다. 마침표는 피곤에 쩌들어 살다가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며 무거운 마음의 집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들리는 휴게소입니다. 마침표는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며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끼어든 습관의 때를 벘겨주는 세탁기입니다. 마침표는 무더운 여름날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일하다 집에 돌아와 나의 열기를 식혀주는 선풍기입니다. 마침표는 파란 신호등을 보고 달리다 멈출 준비를 알려주며 속도를 늦추라는 노란 신호등입니다. 마침표는 소란스럽고 위험천만한 화재 상황에서도 화살처럼 재난현장으로 달려가서 기적처럼 위기를 막아주는 소화기입니다.     



마침표는 해마다 때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거친 물살을 온몸으로 가르며 뛰어오르는 연어입니다. 마침표는 집어등(集魚燈)을 향해 뛰어들면 죽음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뛰어들다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어가는 오징어입니다. 마침표는 뜨거운 불판 위에서 꼼지락거리며 버티다 마지막 삶의 줄은 끈을 놓아버리고 처참하게 죽어가는 곰장어입니다. 마침표는 망망대해의 바다에서 대책 없이 헤매다 어부에게 포획되어 아까운 인생을 마감하는 다랑어입니다. 마침표는 중국산 붕어가 판을 피는 민물에서 토종의 고유한 색깔을 자랑하며 자기 자리를 지키는 참붕어입니다. 마침표는 겉으로 보기에는 사파리 같지만 예민한 눈시울로 세상 물정을 파악하는 짱둥어입니다. 마침표는 서슬 퍼런 세상을 참고 살다 자기 몸조차 푸르게 변한 것으로 모르고 푸픈 바다를 누비는 등 푸른 고등어입니다. 마침표는 짠물이 싫어서 바다로 나가는 걸 거부하고 평생 자신을 받아주는 안락한 곳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살아가는 마침표는 담수어입니다. 마침표는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며 자기 색깔로 세상을 물들이지만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는 통틀어입니다. 마침표는 설상가상으로 악재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말할 수 없는 고뇌가 깊이 숨어 사는 심지어입니다. 마침표는 나의 의지나 본의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오르내리며 온갖 오해를 양산하는 유언비어입니다. 마침표는 의견이 맞지 않아서 심각한 논의를 거듭하는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제삼자가 등장해 모든 이익을 탈취해가는 어부지리(漁父之利)입니다.     



마침표는 한 평생 내가 누구인지 묻고 살지만 죽기 전까지도 나조차 낯선 이방인입니다. 마침표는 세월의 무심함도 돌보지 않는 독거노인입니다. 마침표는 인생의 숱한 쓰레기를 버려도 말없이 받아주는 휴지통입니다. 마침표는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나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고 중간지대로 숨어 들어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회색지대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까만 밤을 밝히며 한 곳에 오랫동안 서서 주변을 밝혀야 하는 가로등입니다. 마침표는 비록 한겨울에 내리는 눈이지만 따뜻한 함박눈입니다. 버거운 오늘입니다. 마침표는 힘든 하루를 마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 소주 한 잔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포장마차입니다. 마침표는 숱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세상으로 돌아와 둥글게 어울리는 조약돌입니다. 마침표는 보고 또 봐도 언제나 궁금해서 언제나 내게로 달려드는 휴대폰입니다. 마침표는 기다려도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하루 종일 침묵을 유지하는 전화기입니다. 마침표는 산모퉁이 숨어서 겨울을 보내고 수척한 모습으로 때를 기다리다 유명도 무명에서 비롯되었음을 온몸으로 항거하는 산수유입니다. 마침표는 해가 갈수록 그리움이 사무치지만 그래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화사하게 애써 웃어보지만 이내 슬픔으로 고개를 숙이는 해당화입니다. 마침표는 수소문해서 자리 잡은 꽃 피울 장소에서 선문답으로 엄동설한의 겨울에게 말을 걸며 화두를 던져도 꼼짝도 하지 않는 수선화입니다. 마침표는 인고의 세월을 기다리지만 동장군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초여름은 아직 먼 미래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인동초입니다. 마침표는 구슬땀을 흘리며 한 여름을 견디고 절호의 찬스는 언제나 오는 법이라고 자위하면서 초읽기에 들어간 마지막 만개(滿開)의 순간을 맞이하는 구절초입니다.     



마침표는 구절양장의 삶을 살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뜻을 굽히지 않는 백절불굴의 소나무입니다. 마침표는 어둠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세상 밖으로 나와 빠른 속도로 자라지만 마디를 맺고 성장과정을 성찰하는 대나무입니다. 마침표는 저마다의 꿈과 비전을 품고 살아가면서 재능을 발휘하며 자기만의 향기를 뿜어내는 향나무입니다. 마침표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미덕을 실천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쉬어가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 신갈나무입니다. 마침표는 껍질을 벗기는 아픔을 참으며 마침내 자신의 피고름까지도 인간에게 전해주고 처절하게 죽어가는 옻나무입니다. 마침표는 고욤나무에 접붙여서 고욤나무 가지에서도 감이 열리게 만드는 기적의 감나무입니다. 마침표는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사람에게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등나무입니다. 마침표는 혹한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전나무입니다. 마침표는 하늘 높이 자라면서도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옆의 나무와 뿌리끼리 연대를 이루며 살아가는 삼나무입니다. 마침표는 밤송이를 까고 다시 껍질을 벗긴 다음 마지막 하얀 속살을 뒤덮고 있는 보늬를 벗겨내야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밤나무입니다. 마침표는 잎은 누에의 먹이로 주고 열매는 맛있는 먹거리로 아낌없이 제공하는 뽕나무입니다. 마침표는 맛있는 과일을 선물로 주면서도 비타민 영양소까지도 덤으로 제공하는 귤나무입니다.     


이 많은 마침표가 살아가는 곳이 바로 우리의 삶의 현장입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저마다의 마침표가 품고 있는 사연과 배경을 파고들어 질문을 던져보는 과정에서 글감은 영감으로 다가옵니다. 일상에서 경이로운 상상력의 싹을 자라게 만들고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새로움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글짓기로 이어집니다. 마침표는 왜 사는지 이유를 물어볼 때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 느닷없이 나타나 생각지도 못한 말을 쏟아놓고 사라지는 성급한 결론입니다. 마침표는 뜻대로 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충실하려는 어설픈 몸부림입니다. 마침표는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내가 살아가야 되는 이유를 찾아  안간힘을 쓰며 절규하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마침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도 늘 부족한 자신의 삶에 대한 냉정한 반성이자 처절한 성찰입니다. 마침표는 뜻밖의 일을 생각지도 못하게 마주치며 색다른 깨우침을 얻는 우연한 만남이자 경이로운 기적입니다. 마침표는 늘 시작하지만 어제와 다른 각오로 설레는 오늘을 맞이하기 위해 시작하는 설레는 출발입니다. 작가의 마침표는 독자의 생각이 샘솟는 호기심의 근원지입니다. 마침표는 당신의 마음속에 자라는 나의 호기심입니다. 어제와 다르게 살아가기 위해 작가의 마침표에 물음표를 달아놓고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어제와 다른 생각을 임신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찍어놓은 모든 마침표 안으로 들어가 그 문장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물어봐야 합니다. 작가는 글을 짓고 책을 쓰고 독자는 책을 읽습니다. 작가와 독자가 구분되는 그런 세상에서 더 이상 살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그 출발점을 다르게 던져주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작가도 독자이고 독자도 작가가 되는 작독가(作讀家)가 되는 길은 우선 작가가 찍어놓은 마침표의 함의를 작가 입장에서 생각하며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작가의 마침표는 독자에게 물음표입니다. 마침표에서 시작하는 물음표가 내 삶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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