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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중주, 읽는 즐거움과 쓰는 깨달음 사이에서

읽어야 다르게 읽어낼 수 있고 써야 쓰임이 달라진다

내 삶의 이중주, 읽는 즐거움과 쓰는 깨달음 사이에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방법은 그 사람이 매일 하는 일을 보는 것이다. 매일 책을 읽으면 독자가 되고 매일 글을 쓰면 작가가 된다. 매일 쇼핑을 하면 쇼핑 중독자가 되고, 매일 쇼핑을 도와주면 쇼핑 호스트가 된다.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매일 술맛을 감별하면 알코올 감별사가 된다. 매일 노래를 부르면 가수가 되고, 매일 그림을 그리면 화가가 된다. 매일 운전을 하면 운전사가 되고, 매일 뭔가를 구상해서 실행하면 기획자가 된다. 매일 물건을 팔면 장사꾼이 되고 매일 새로운 생각으로 고객가치를 창조하면 기업가가 된다. 뭐든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흔적이 축적될 때 마침내 기적이 시작된다.


나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주업(主業)은 대학교수지만 내가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이전과 다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읽고 쓰는 일은 나에게 밥 먹는 일만큼이나 하루라도 거르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기는 습관이다. 밥 먹듯이 책을 읽고 메모하고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오늘의 생각이 어제의 생각에 머물러 있지 않고 내일의 생각이 오늘의 생각과 달라지려면 낯선 생각과 끊임없이 접속하는 수밖에 없다. 읽고 쓰는 일은 의도적으로 반복하는 이유다. 읽지 않으면 읽히고 읽으면 사람의 심리나 세상의 변화를 다르게 읽어낼 수 있다. 읽는다는 행위는 꼭 책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고서는 다르게 읽어낼 수 없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목적이 다르다. 나의 경우 읽는 이유는 쓰기 위해서다. 쓰기 위해서 책을 읽기 때문에 저자가 심어놓은 의미의 껍질 속으로 파고들어가 뜯어보고 따져보고 캐묻는다. 그 의미가 어떤 방법으로 독자에게 전해지는지, 왜 이때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런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표현을 달리해야 되는지를 캐묻는다. 캐묻지 않고 읽으면 오히려 내가 책 속으로 묻힌다. 글쓰기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다. 연상하려면 연상재료가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축적된 자료가 없으면 연상되지 않는다. 늘 연상되는 게 틀에 박히는 순간 쓰기의 맛도 쓰기만 하다. 다르게 쓰려면 다른 것을 읽어야 한다. 


읽었으면 써야 한다. 읽지 않고 쓰려고 하거나 읽었는 데에도 쓰지 않으면 쓰임이 달라지지 않는다. 무조건 쓰면 써진다. 한 문장을 써봐라. 그럼 그 문장이 다음 문장을 물고 이어진다. 나를 생각해서 썼는데 생각 없이 다음 문장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렇게 글쓰기는 연상 작용으로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전과 다른 것을 읽고 쓰면 그 쓰임새가 색달라진다. 입력이 바뀌어야 출력도 바뀐다. 들어간 게 없으면 나올 것도 없다. 기고(GIGO) 만장 법칙이라고 있다. Gargage In Garbage Out, 즉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의미다. 다르게 쓰려면 다르게 읽거나 다른 것을 읽어야 한다. 책 읽는 사람보다 책 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서글픈 현실이다. 


오늘도 밥 먹듯이 읽고 쓰는 하루 일과를 보내면서 이 글을 쓴다. 책 읽는 속도보다 책 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상을 바친다. 읽기와 쓰기와 구분되지 않을 때 읽고 쓰는 삶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구성될 때 삶은 곧 읽기이자 쓰기다. 쓰지 않으면 왜 쓰러지는지, 쓰면 왜 쓰임이 달라지는지, 하루의 일상이 놀랍게 비상하는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보려면 어떻게 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상을 바친다.


유영만 교수의 You튜브 

https://youtu.be/b5I4udNox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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