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이 다가오기를 관망하고 있습니까,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있습니까?
⑯관찰과 통찰: 관심을 갖고 관찰하지 않으면 통찰에 이를 수 없다
통찰이 다가오기를 관망하고 있습니까, 관심을 갖고 집요하게 관찰하고 있습니까?
관찰이 고찰의 다리를 건너 통찰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본다
불편한 가구를 파는 이케아(IKEA):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친구가 되다
판매 직원으로 입사하고 싶은 한 사람이 가구 회사에 입사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갔다. 드디어 기다리던 면접 장소에 도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바닥에 의자는 없고 의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만 널려 있지 않은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당황한 판매 직원 응시자에게 면접관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의자를 만들어서 자리에 앉으라고(Make a chair and take a seat).” 난생처음 이런 상황에 직면한 면접 응시자는 어떻게 이 난국을 돌파했을까?
판매사원이 면접을 본 회사가 바로 직접 조립해서 사용하는 가구 제품이 주력인 이케아라는 세계적인 가구회사다. 우리나라에게도 2014년 광명시에 입점하면서 주말마다 교통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케아 회사의 처음 두 글자인 IK는 이 회사 설립자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라는 이름의 이니셜이다. 이케아의 나머지 두 글자 EA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농장 엘름타리드(Elmtaryd)와 농장이 있던 마을인 아군나리드(Agunnaryd)의 첫 글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이케아라는 회사 이름을 떠올리면 고객이 직접 조립해서 필요한 가구를 구입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가구는 생산자가 원하는 형태로 사전에 조립해서 판매한다는 상식을 뒤집어 역발상을 시도한 이케아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발상을 싹 틔우게 되었을까?
가구를 팔지 않고 경험을 파는 이케아
이케아의 설립자, 캄프라드는 어린 시절부터 장사에는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는 10대 소년 시절부터 성냥을 비롯 다양한 장식품과 볼펜 등 돈 되는 물건이면 어떤 것이라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천부적인 장사꾼이었다. 학교 다니면서 공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자 캄프라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금일봉을 주었다고 한다. 그동안 장사를 하면서 번 돈에 아버지의 금일봉을 합쳐 1943년 오늘날의 이케아를 창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7살이었다. 당시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팔다가 창업 5년째 되던 1947년부터 캄프라드는 비로소 오늘날 이케아의 대표적인 상품인 가구를 파는데 전념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1953년에는 이케아의 트레이트 마크인 가구 판매를 위한 쇼룸을 열었다. 이케아 가구 매장의 특징은 가구를 종류별로 전시하지 않고 방의 특성에 맞게 한 방안에 이케아의 가구를 종류별로 전시함으로써 한 집에 필요한 가구를 총체적으로 제안하는 소위 원스탑 토털 설루션 (One Stop Total Solutions) 개념으로 꾸민 것이다.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은 단순히 가구 하나를 구입하러 쇼륨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가구가 만들어가는 라이스 스타일을 총체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다. 이케아는 가구를 팔지 않는다. 이케아는 가구와 관련된 체험을 파는 회사다.
이케아는 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 2세가 쓴 《고객 체험의 경제학》이 제안하는 대로 단순히 가구라는 상품을 팔지 않고 가구와 연동된 체험을 판다. 가구 회사를 예를 들어서 《고객 체험의 경제학》을 참고해보면 가장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비즈니스는 가구에 필요한 목재나 철재처럼 원자재를 파는 회사다. 그다음 원자재를 활용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마지막으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는 상품과 서비스와 관련된 체험을 파는 것이다. 이케아는 단순히 가구를 팔지 않고 가구와 관련된 체험을 팔아서 이케아 가구 제품에 대한 남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 왔다. 이케아는 이때부터 단순히 가구 제품을 팔지 않고 가구와 관련된 고객의 욕망을 포착, 그것을 충족시키는 체험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왔다. ‘요구’에 호소하면 시장은 닫히지만 ‘욕망’에 호소하면 시장은 여전히 무한대로 열려 있다. 혁신은 고객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에서 비롯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한글을 모르는 국민을 긍휼히 여기는 측은지심을 가졌듯이 기업은 언제나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감, 그리고 불만족스러움을 내가 겪은 아픔으로 생각할 때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될 수 있다. 세상은 모든 히트 상품은 고객이 느끼는 세 가지 느낌, 즉 불편함과 불안감, 그리고 불만족스러움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가운데 탄생된다.
불편한 경험을 파는 이케아의 역발상
그런데 이케아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편함을 색다른 체험으로 팔아야겠다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이케아는 '좋은 제품을 싸게 사고 싶다'는 고객의 욕망을 읽어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묘안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결국 스스로 직면한 한계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조립형 가구’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면서 난국을 돌파해낸 것이다. 제품을 집으로 가져와 조립하는 과정에서 비록 불편한 체험이긴 하지만 고객은 미묘한 성취감을 느낀다. 고객의 불편함을 편안함으로 해소하는 가운데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개발된다는 전통적인 발상을 뒤집어 오히려 이케아는 역발상을 시도함으로써 가구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것이다. 이케아의 조립식 가구 판매 아이디어는 가구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다. 본래 테이블은 다리가 4개 붙어 있는 가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다리를 떼었다 붙인다는 발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가구는 완제품으로 팔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진 사연과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역발상은 창업주 캄브라트 회장이나 임원의 아이디어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광고 그래픽 전문가로 채용된 ‘길리스 룬드그렌’이라는 사원이 낸 아이디어다. 그는 가격을 저렴하게 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불편하지만 색다른 가구 조립 체험을 제공하는 게 어떨지를 제안한 것이다. 이케아가 이처럼 혁신적인 조립식 가구를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라도 우선 받아들이고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개방적인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아이디어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선 받아들이면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혁신은 잉태된다.
남다른 관심으로 시작하는 관찰, 통찰에 이르다
혁신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가운데 비롯된다. 소비자의 행동을 유심히 관심을 갖고 관찰한 결과를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면서 생각하는 과정이 바로 고찰이다. 통찰은 관찰이 고찰이라는 다리를 건너면서 일어난다.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면서 고찰하는 순간 깨달음이 섬광처럼 다가오는데 그게 바로 통찰이다. 최근 이케아 디자인팀은 ‘휴대전화 무선 충전 기능을 가진 가구’를 출시했다. 휴대전화 무선 충전 기능을 가진 가구를 초기에 어떻게 상상해서 마침내 상상한 가구를 현실로 구현했을까. 마치 3M이나 P&G와 같은 회사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고객의 불편함을 감지하기 위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인류학자처럼 관찰하다 제품 개선이나 개발에 관한 통찰을 얻는 방식처럼 말이다. 이케아는 사람들이 평소에 집에 가면 “휴대전화를 어디에 올려놓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실제로 고객들에게 집에서 충전하고 싶은 곳을 찾아 스티커를 붙여 보라는 실험도 했다. 아울러 문화가 다른 전 세계 사람이 귀가 후에 주로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지 일상의 습관을 조사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전등이 달린 스탠드 밑이나 탁자 위에서 휴대전화를 가장 많이 충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혁신적인 제품의 아이디어를 소비자의 일상적 생활습관을 관찰하면서 얻은 것이다. 이런 관찰과 고찰을 거쳐 통찰의 결과 탄생한 가구가 바로 이케아의 무선충전 가구다. 휴대전화 충전과 일상의 가구가 만나 융복합된 혁신적 가구가 탄생된 것이다. 모든 혁신은 당연하고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는 일상을 관심을 갖고 관찰할 때 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통찰의 결과로 탄생된다.
색다른 질문, 혁신의 관문을 열어주다
레고 회사가 회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을 무렵 단순히 레고를 어떻게 만들어야 많이 팔 수 있을까라는 비즈니스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신 아이들에게 레고를 갖고 논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놀이라는 현상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일까처럼 현상학적 철학에 기반한 인문학적 질문을 던져 깨달은 통찰이 있다. 바로 아이들에게 놀이는 힘든 가운데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모색을 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활동임을 알게 되었다. 질문이 바뀌면 해답의 문으로 들어가는 관문도 바뀐다. 도대체 아이들은 레고 블록을 갖고 무슨 재미를 느끼면서 노는지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놀라운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 아이들은 쉽게 조립하면서 느끼는 편안한 재미도 좋아하지만 힘들게 노력하면서 오랜 고생 끝에 이루는 성취감에 더 열광하고 몰입하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평범한 놀이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얻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레고가 세운 비즈니스 전략이 바로 '다시 브릭으로(again, to the brick itself)'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전략이다. 다시 복잡하고 이전보다 힘든 작업이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이 느끼는 성취감을 배가시키는 제품으로 회귀한 레고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마찬가지로 이케아도 평소 고객들이 가구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가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인문학적 질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돌파구를 열어간다. ‘질문’을 바꾸면 새로운 가능성의 문으로 들어가는 ‘관문’도 바뀐다. 고객들에게 가구란 무엇인가? 가구는 고객들에게 어떤 의미이며 무슨 역할을 하는지 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경쟁사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이케아만의 독창적인 가구 철학을 만들어나간다. 이케아는 단순히 높은 품질의 가구를 저렴한 비용으로 많이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전략만을 고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케아는 고객의 입장에서 가구가 던져주는 의미를 실제로 어떻게 해석하고 경험하는지를 끊임없이 조사하고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색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탐구를 반복한다. 가구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고 탐구하는 이케아의 가구 철학이 오늘의 이케아를 이끌어가는 혁신의 원동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