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평균 올려치기는 사기를 떨어뜨리는 성공 이데올로기다

남의 성공 비화에 열광할수록 나의 성공 신화는 창조되지 않는다

평균 올려치기는 왜곡된 비교로 사기를 떨어뜨리는 성공 이데올로기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삶의 진실’이라는 짧은 글이 한동안 인터넷에서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다. “지잡대 가거나 대학 안 가도 인생 안 망함. 돈 없는데 결혼해도 인생 안 망함. 돈 없는데 애 낳아도 인생 안 망함. 나이 많은데 뭔가 시작해도 인생 안 망함. 대신 인터넷에서 남들 사는 거랑 비교하기 시작하면, 내 정신은 반드시 망함.” 인생은 상상하는 대로 쉽게 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언제 쉽게 망하는 지름길로 접어드는가. SNS에 올라오는 각종 근사한 오마카세와 화려한 쇼핑으로 자기 과시하는 사람들의 사치가 마치 그 사람들의 평균 가치에 해당되는 것처럼 환호하고 열망하며 내 삶과 비교하는 순간, 삶은 비참해질정도로 망하기 시작한다. 



SNS에 올라오는 이미지나 영상 그리고 메시지는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삶의 단면일 뿐이며, 일상이 늘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2022년 하반기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왔던 '대한민국을 망친 최악의 문화'라는 글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평균 올려치기’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은 적이 있다. "남녀 가리지 않고 남에게 보이는 게 중요하고 본인들의 주제는 모르고 눈만 높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평균 올려치기’라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적인 삶의 평균 수치를 상회하는 상위 10~20% 이내의 수치가 마치 평균값인 것처럼 과대 포장되어 호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도하게 상향 평준화된 평균값이 마치 실제 현실적으로 맞는 통계치라고 생각하는 순간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 연상되면서 심한 좌절감이나 열등감에 빠지고 심하게는 자기혐오나 우울감을 불러오기도 한다. 남과의 지나친 경쟁의식이 뼛속부터 자라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문화나 남의 눈치 보며 자기 주제를 파악하려는 관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배우자를 찾는 연애와 결혼 시장이나 노동시장이 지나친 경쟁과 비교로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현실과 무관한 너무 이상적인 환상적 이미지에 현혹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해석하면서 나에게 몰입이 잘 되는 일을 몸을 움직여 찾는 일보다 SNS에서 쏟아지는 현학적이고 환상을 심어주는 이미지의 홍수에 휘말리면서 주어진 삶을 이겨낼 수 있는 마지막 보루까지 무너지고, 설상가상으로 출구가 없는 막막한 미래가 무거운 짐으로 다가올 뿐이다. 


특히 SNS에 거의 중독되다시피 한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접속하면서 허황된 가상의 이미지로 포장된 각종 성공 비법이나 특이한 비즈니스로 돈을 벌었다는 성공학이나 부자학에 열공하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나만 열심히 하면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으며, SNS에 처방된 성공 비법대로만 따라 하면 무조건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주먹을 매일 불끈 쥐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대로 변화시키는 정작 실천은 하지 않고, 더 심장 뛰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온갖 SNS에 접속해  알고리즘에 걸린 영상과 이미지와 메시지를 매일 자동적으로 보고 있다. 마치 나만 빼고 거의 모든 사람이 지금 성공으로 향하는 급행열차를 탔으며, 주식투자나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 부자로 가는 지름길로 이미 접어든 사람이 대부분인 것처럼 사람을 흥분시켜 뭔가 구매를 유도하거나 커뮤니티에 가입을 권한다.



남의 성공 비화에 열광할수록 나의 성공 신화는 창조되지 않는다


모든 성공은 ‘단숨’에 이룬 한 개인의 독자적인 비법의 산물이 아니라 숱한 좌절과 절망의 ‘한숨’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대책 없이 도전하고 좌절하며 절망하다 흘린 땀과 눈물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SNS에 공개되는 성공 했거나 부자가 된 사람은 그렇게 되는 특별한 방법이나 묘책이 있어서 나만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될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매일 다른 자극이지만 비슷한 이미지나 영상으로 나를 유혹한다. 소수의 잘난 사람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일상과 의식주 생활이 매일 그렇게 살아가는 게 평균적인 삶인 것처럼 과대 포장된 점을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을수록 빠듯하게 살아가는 나의 일상은 비정상적으로 잘 못된 삶이라고 계속해서 세뇌당한다. 


최소한 S대학(인서울 대학)은 졸업해서 S기업(S로 시작하는 대기업)에 취업, 연봉 4-5천 정도는 받으며, 외제차는 기본으로 소유함을 중산층 평균적인 삶으로 생각하도록 과대 포장한다. 나아가 서울권역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주말에는 오마카세나 호캉스를 즐기며 시간이 될 때마다 자주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제작된 콘텐츠가 공개되는 브이로그 등은 마치 매일 그렇게 사는 게 진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일지는 의문이다. 평균을 올려쳐도 너무 올려친 평균의 지나친 왜곡이다.



과대 포장된 성공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가지 못한다. 오히려 잘못된 성공신화를 믿게 만드는 미신만 각인시킬 뿐이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은 불확실하고 위험하지만 뛰어들어 어제와 다른 도전을 감행하는 길 뿐이다. 뛰어들지 않으면 우연이라는 선물은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알려준 인사이트는 나에게 인스턴트 메시지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이 올려친 평균치에 중독될수록 나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려친 평균치는 정상적인 방식으로 일상적 삶에서 행복을 찾아가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해공작을 펴거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내 몸에서 키우는 세균이나 병균과 다름없다. 


왜곡된 평균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으로 침입, 현실을 비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일상인 것처럼 둔갑시키고 환상에 불과한 꿈을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마주하는 평범한 습관인 것처럼 오도해서 퇴치하기 어려운 세균이나 병균이다. 남의 성공 비화에 열광하며 침을 흘릴수록 나의 신화를 창조하며 땀 흘리는 노고를 헛된 수고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SNS에 떠돌며 목적 없이 흐르는 성공 신화에 연결되어 접속할수록 내가 평범하게 누리는 일상의 작은 행복한 일에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지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가능성은 점차 실종된다. 남과의 비교를 부추기는 SNS의 화려한 이미지와 메시지와 접속은 가급적 끊어버리고, 내가 하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는 묘미를 깨닫게 해주는 접촉을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일만이 나를 행복하게 살아가게 만들어주는 결단이자 결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관찰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사고 없는 관찰은 맹목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