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갖추어야 할 5가지 미덕
당신이 알고 있는 전문가는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해당 분야에 대해 남다른 지식과 기술, 식견과 안목, 문제해결력과 실행력을 갖춘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 전문가는 자기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가 될 수 없다. 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안목으로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나 긍휼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존재 이유는 전문성으로 자기 분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지 않다. 이제 전문가는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에 대한 개념을 재개념화 시켜 이전과 다른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도 재무장해야 한다. 누가 전문가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그들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전문성의 실체와 본질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봐야 한다.
①감수성과 긍휼감: 감수성으로 무장해서 긍휼감으로 타자의 아픔을 사랑하라
전문가는 한 분야의 깊이 있는 경험과 노하우로 무장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한 우물만 깊이 파서 해당 분야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그렇다 보니 전문가라고 하면 자기 분야에는 해박한 지식과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한 분야만 넘어서면 전문적으로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자기 분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전문가는 전문성이 깊이에 매몰된 나머지 넓이가 없어서 답답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전문가는 자기 분야 이외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아픔에 민감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떤 아픔인지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 한마디로 우리가 아는 전문가는 자기 분야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을지 몰라도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아픔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전문가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못한 이유도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넘어서 자기 분야의 이익을 위해서는 몸을 던져 보호하고 타인을 위한 보살핌이나 돌봄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전문가는 타자의 아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감수성은 타인의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역지사지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이다. 전문가일수록 자신의 전문성으로 타인의 아픔을 포착할 수 있는 민감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이 갖고 있지 못한 자신의 전문성으로 세상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기지를 발휘할 수 있다. 감수성으로 무장한 전문가는 타인의 아픔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감수성을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포착한 전문가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묘안을 구상해낸다. 긍휼감은 타인의 아픔에 귀를 기울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나의 아픔인 것처럼 가슴으로 생각하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실현하는 능력이다. 감수성과 긍휼감은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이 아니라 가슴으로 상대의 아픔을 헤아리는 능력이다. 냉철한 이성보다 따뜻한 가슴에서 비롯되는 미덕이 바로 감수성과 긍휼감이다. 진정한 전문가는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겸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운 이성으로 무장한 전문가는 많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타인의 아픔을 사랑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②맥락성과 특수성: 맥락적 사유를 통해 문화적 특수성을 이해하라
모든 전문가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전문 분야가 있다. 전문분야마다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분야도 있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는 이제껏 자신이 축적해온 전문성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문제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딜레마 상황에 직면할 때다. 이런 경우 전문가는 지금까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축적한 전문성이 더 이상 효용가치를 발휘할 수 없다는 달음에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즉 매뉴얼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동일한 전문성이라고 해도 해당 전문성이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이전과 다른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소방관의 전문성을 보자. 소방관의 전문성은 빠른 시간 내에 출동해서 신속하게 불을 끄면서 동시에 인명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구조 능력에 달려 있다. 소방관의 전문성은 불이 난 화재 현장의 특수한 맥락에 따라 다르게 개발된다. 예를 들면 산불이 났을 때와 건물에 불이 났을 때, 같은 건물이라고 해도 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와 시장에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는 전문성은 다르다. 똑같은 소화(消火) 능력이라고 해도 어디서 불이 났는지에 따라 다른 소화 전문성이 요구된다. 즉 불이 난 화재 현장의 특수한 맥락에 따라 소방관의 전문성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맥락성은 전문성을 잉태한 환경이자 전문성이 구체적인 배경과 사연을 품고 성숙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전문성이 더욱 독특한 칼라를 띄게 만드는 원동력도 바로 특정한 맥락에서 다양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의 경험 끝에 성숙된 자기만의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특수한 상황에서 무수히 반복하면서 축적된 전문성은 어떤 상황을 만나도 일반화시킬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는 한 상황에서 터득한 전문성으로 맥락이 전혀 다른 상황에 무조건 일반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 문제를 만나도 매번 처음 대하는 문제처럼 대한다. 이전에 체득한 전문성을 접근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상황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맥락성을 온몸으로 감지하면서 문제에 접근한다. 모든 전문성은 그 전문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적 조건과 문화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식스 시그마(6σ)를 성공적으로 조직 내에 전파하는데 필요한 전문성은 식스 시그마를 전파하려는 상황적 맥락이 내포하고 있는 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식스 시그마가 삼성에서 성공하기 위한 환경이나 조건과 현대그룹에서 성공하기 위한 환경이나 조건이 다르다. 즉 모든 전문성은 그 전문성이 활용되는 상황적 맥락과 문화적 특수성을 배경으로 탄생된 산물이다.
③역사성과 시대성: 역사적 문제의식을 갖고 시대를 대변하는 사유를 즐겨라
인성도 인간성의 산물이다. 인간성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 부대끼고 생각과 감정을 나누면서 생긴 역사적 산물이다. 인간성을 줄여 인성이라고 한다. 한 인간의 면모나 품격은 그 사람이 누구와 어디서 만나 무엇을 해왔는지가 결정한다. 인성은 결국 사회적 합작품이자 시대를 살아오면서 내 몸에 축적된 역사적 투영물이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전문성은 자신의 외로운 노력 끝에 축적한 개인적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노력한 끝에 생긴 개인적 성취결과가 전문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노력을 축적되는 전문성도 없지 않다. 다만 그런 노력이 이루어지는 과정 자체가 사회적 상호작용이며 역사적 산물이다. 지금 나의 전문성은 내가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내 몸에 각인된 수많은 사건과 사고의 합작품이다. 똑같은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그 사람이 어떤 삶의 역사를 만들어왔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 전문성은 전문가 한 사람의 외로운 사투 끝에 축적한 독립적인 결과물이 아니다. 전문가는 자신이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누구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기 특유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사람이다.
전문가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보편적 진리를 만들어내는 철학자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는 특정 시대가 요구하는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대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변화에 필요한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전문가가 이런 전문성을 갖고 있으려면 부단히 사회적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전문성으로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부단히 고뇌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다른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전문성은 진공관에서 생기지 않는다. 모든 전문성은 자신이 만난 사람과 공간의 합작품이다. 즉 전문성은 전문성 개발에 영향을 미친 인간관계와 인간관계가 맺어진 역사적 공간의 합작품이다. 동일한 전문성이라고 해도 시대적 문제의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따라 파급효과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원전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기술이었다가 정부의 정책기조와 방향이 바뀌면서 탈원전 기술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원전기술의 효용가치와 의미를 올바로 인식시키고 사회적 영향력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원전에 대한 기술적 지식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기술의 사회적 영향력과 효과를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인식전환에 필요한 설득 기술도 또 다른 원전기술의 전문성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전문성은 한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를 자기 것으로 승화·발전시켜 역사적 문제의식으로 재해석한 특정한 시대적 산물이다.
④창발성과 우연성: 우연히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에 창발적으로 대응하라
전문가는 사전에 계획된 어젠다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다.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이 더 많은 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적 삶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 계획의 절반도 실행되지 못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수밖에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잗주 발생한다. 과거의 전문가는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수립된 계획대로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여 주어진 시간과 조건에서 최대의 성과를 올리는 효과적인 전략을 실행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직면한 문제 상황은 효율적인 계획 실행과 효과적인 목표 달성 자체를 거부하는 딜레마 상황이나 회색 지대가 많다. 특히 회색지대는 어떤 해결 대안이 효과적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상황이다. 책에서 배운 대로 실행되지 않는 애매한 상황, 계획 수립 자체를 거부하는 불확실한 상황, 수단과 목적 구분이 용이하지 않은 회색지대에서 전통적인 전문가는 속수무책이었다. 전문성은 전문성이 발휘되기 이전에 축적하는 사전 준비사항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아무리 체계적으로 지식을 배우고 스킬을 익힌다고 배운 대로 문제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진정한 전문가는 책상에서 배우지 않고 전문성이 발휘되는 창발적인 현장에서 우연히 배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는 언제나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는 상황에서만 일할 수 없다. 예측 불허의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펼쳐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임기응변력을 발휘해서 즉흥적인 판단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창발성(emergence)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판단능력이다. 전문가는 창발성적인 상황에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우연히 발견하거나 깨닫는 노하우가 축적될 때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한 상황에서 답이 없는 가운데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해결한 문제 상황이 전문가의 색다른 전문성을 만들어주는 텃밭이다. 진정한 전문성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임기응변력을 발휘해서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추진력을 통해 실천적 지식(Knowledge-in-action)을 축적해서 생긴다. 전문가가 전문성 역시 전문적 실천이 이루어지는 창발적인 현장(expert-in-field)에서 축적되고 개발된다. 창발성은 이런 점에서 현장의 역동성을 지칭하는 말이자 계획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우발성이다. 특정한 사건과의 우연한 마주침이 곧 전문가로 하여금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잉태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다.
⑤협창성과 관계성: 다른 사람과 협업적 관계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라
창의성은 창의적 개인의 특성으로 생각해왔다. 지금까지는 창의적 개인의 남다른 특성은 무엇인지를 찾아, 창의력이 뛰어나지 않은 전문가에게 창의적인 능력을 심어주려는 전문가 육성 패러다임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문제 상황에 직면하면 그동안 축적한 전문성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전문가가 각광을 받아왔다. 창의성은 한 개인의 노력으로 습득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이었다. 창의적인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식도 창의적인 전문가의 특성을 도출해서 그런 능력을 교육으로 육성하는 패러다임을 따라왔다. 하지만 창의적인 특성은 개인적인 속성일 수 있지만 그 속성이 발현되어 한 개인이 창의적인 전문가로 인정받는 과정은 개인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아무리 창의적인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해당 공동체나 조직에서 전문가의 창의성을 인정해주지 않거나 거부할 경우 창의적 전문가의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의 독창성을 조직이나 사회가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아인슈타인은 더 이상 천재 과학자로 업적이나 색다른 성취를 만들어나갈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독창적인 과학자로 인정받은 것은 그 사람의 독창성을 사회가 수용하고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은 이제 독창성(獨創性)에서 협창성(協創性)으로 바뀌어야 한다. 개인이 창의적이라고 해서 조직도 창의적이지 않다. 나아가 개인이 아무리 창의적이어도 그 창의성을 조직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창의적 개인은 독창성을 무기로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없다. 개인의 창의성을 조직적 여건이나 시스템 또는 제도와 문화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때 개인의 창의성은 사장(死藏)된다. 창의성은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들의 합작품이다. 우선 창으적인 전문가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리더십도 창의적이어야 한다. 아무리 전문가가 창의적이어도 리더가 전문가의 창의성을 받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나아가 창의성이 협창성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이유는 창의성은 한 개인의 외로운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창의성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제도나 시스템, 조직문화나 리더십이 함께 영향력을 주고받으면서 생긴 협동의 산물이다. 한 전문가가 창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나 사회적 관계 자체가 창의적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스스로 창의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될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과거의 전문가와 창의적인 전문가의 극명한 차이는 과거의 전문가는 본인만 창의적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력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는 개인의 독창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관계나 문화적 토양을 조성함으로써 모두가 창의적인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