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라
'테크네'의 영역이다

전달은 단순한 ‘테크닉(technique)’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테크네(techne)’의 영역에서 빛난다.


테크닉은 말 그대로 기술적인 묘사다. 목적지를 향해, 이미 누군가 정확하게 그려놓은 지도를 따라가는 것과 닮았다. 그 지도 위에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길들이 또렷하게 표시되어 있다.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걸음씩 걷다 보면 느끼게 된다. 정해진 길 위에서는 주위 풍경의 아름다움, 예상치 못한 우회로에서 만날 수 있는 두근거림, 그리고 걷는 이만의 독특한 감상이 쉽게 스며들지 않는다. 늘 정해진 순서, 주어진 도구에 기대어 능률만을 앞세운다. 맛있지만 어딘가 2% 부족한, 영혼 빠진 요리를 먹는 기분과도 같다. 일관성은 뛰어나지만, 창조의 불꽃과 깊은 울림을 건네주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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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테크네는 살아 있는 창조 그 자체다. 지도 대신 나침반과 번뜩이는 감각, 그리고 땅과 하늘의 신호를 읽는 숙련된 항해사 같다. 같은 목적지를 향한다 해도, 테크네에 의지하는 이들은 파도와 바람, 구름의 움직임에 귀를 열고 몸을 맡긴다. 매번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밀려와도, 경험과 직관을 총동원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길을 찾아 나아간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사이, 세상에 없던 풍경들과 깊은 이해를 품게 된다.


테크네는 때로 즉흥 재즈의 연주와도 닮았다. 악보와 연주법은 물론 익혀 두었지만, 연주자는 그저 음표를 따라가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순간의 감정, 주변 연주자들과의 호흡, 그리고 공간에 스며든 공기를 읽으며 매 순간 살아 있는 선율을 만들어낸다.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그 순간의 테크네는 오롯이 새로운 생명과 독창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듣는 이들 마음에는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함과 깊은 공감이 물결친다. 누군가의 마음에 도달하는 마법 같은 전달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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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테크닉이 ‘정확한 방법’에 머문다면, 테크네는 ‘깊이 있는 이해’와 '지혜‘, 그리고 맥락 속에서 피어나는 임기응변의 힘, 메시지의 본질을 꿰뚫는 창조의 능력이다. 전달에 있어서 테크닉이 뛰어난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테크네야말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새로움을 기어이 떠올리게 하는 예술적 행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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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자 출간기념 강연회

일시: 2025.12.22.(오후 7시)

장소: 롯데 홈쇼핑 본사 7층 대강당

참가신청: 엘라이브로 시청하거나 오프라인 북토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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