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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이
사람의 마음을 홀린다

끌리는 컨셉 만들기》를 읽고

끌리는’ 컨셉이 사람의 마음을 홀린다

 끌리는 컨셉 만들기를 읽고


김근배(2018). 끌리는 컨셉만들기. 서울: 중앙books.


한국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문제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큰그림이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 이를 지적했던 서울공대 26명의 공동저서, 《축적의 시간》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이었다.  《축적의 시간》 이후 개념설계 능력의 부재는 다시 한 번 한국산업의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실행이 중심일 때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관심사지만, 개념설계를 해야 할 때는 ‘왜’ 하는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독창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없다. 그래서 실행역량을 노우-하우know-how라고 한다면, 개념설계 역량은 노우-와이know-why라고 한다”(195쪽). 서울대학교 이정동 교수의 《축적의 길》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이 그린 큰 그림이나 밑그림을 토대로 얼마나 빠른 시간에 설계된 개념대로 실행하는 능력을 육성해왔다.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큰 그림이 없고 깊이 내린 뿌리가 없이 고속성장을 추구해왔던 Fast-Following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선진국으로 가는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무엇을 길러야 할 것인가. 바로 개념설계 능력이다. 우리는 그동안 큰 그림 없이 선진국이 제시한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왔으며, 근본적인 밑바탕에 해당한 뿌리 없이 줄기차게 가지만 뻗어왔습니다. 한국산업의 근본적인 위기는 바로 개념설계 능력 부재에서 비롯되었다는 문제의식에 뼈아픈 각성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문제의식으로 동서양의 고전에 찾은 혁신 방법론으로 특유의 컨셉빌딩 프로세스를 정립한 학자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문제는 사업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사업화란 기술혁신이 아닌 제품 혁신이고, 그 핵심은 개념설계 역량, 즉 컨셉을 만드는 능력에 있습니다”(21쪽). 어떻게 제품을 개발하기 이전에 왜 제품을 개발하는지,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제품을 사게 만들기보다 왜 고객이 제품을 사야 되는지, 그 이유를 통해 고객에게 감동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과정이 바로 컨셉빌딩이라는 것입니다. 개념설계 능력을 구체적인 신제품 개발에 적용,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끌리는 컨셉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밝혀주는 책이 바로 숭실대 김근배 교수의 《끌리는 컨셉 만들기》입니다. 이 책은 이미 저자가 출간한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처방한 책입니다. 《끌리는 컨셉 만들기》는 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다른 컨셉 관련 책과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받은 이유는 저자의 헤아릴 수 없는 인식의 깊이에서 건져 올린 사색의 샘물이 넓이를 알 수 없는 방대한 사유의 바다를 만나 개념이 일사불란하게 춤을 추고, 원리가 관통하며, 이론이 종횡으로 연결되어 마치 우주 속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광대한 지적 향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학자의 내공에 저절로 머리가 숙연해지는 기분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책 제목과 목차, 그리고 서문만 읽어봐도 책을 쓴 저자의 내공이 얼마나 깊고 넓은 지를 알 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특히 자기 분야에 관한 전문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는 책임은 물론, 동서양의 고전을 섭렵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전공에 융합시켜 색다른 세계를 펼쳐나가는 책을 발견하면 숙연해지기조차 합니다. 이런 책을 읽는 내내 방대한 독서량과 그 내용을 일정한 컨셉과 프레임을 만들어 구조화시키는 논리 전개를 따라 읽다 보면 그동안 썼던 책의 참을 수 없는 인식의 가벼움에 한 없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저마다의 학문분야별로 이런 무림의 고수들이 소리 없이 오늘도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면서 실천 현장을 오고 가며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적용하고 실험하면서 끊임없이 개념을 창조하고 이론을 만들고 수정하는 일련의 반복되는 노력을 쉬지 않고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서양의 고전을 끊임없이 읽고 소화시켜 자신이 생각하는 논리체계와 구조를 만드는데 적용해서 한 차원 높은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는 무림지존들의 모습을 멀리서 보면서 흠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앎은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내 앎에 깊은 상처를 준 책 덕분에 그 상처 위에 생긴 앎의 얼룩과 무늬가 오늘의 내가 갖고 있는 미천한 생각입니다. 그중에서 교육학적 진리 체계에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준 서울대학교 이홍우 교수의 《교육의 목적과 난점》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들, 정년 후에도 정렬적으로 학문적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연세대학교 한준상 교수의 《생의 과(過)》, 《생(生)의 가(痂)》, 《생(生)의 유(癒)》,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장상호 교수의 《학문과 교육》 시리즈는 교육학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학의 본질과 핵심이 무엇인지를 깊이 반성하게 만든 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업교육이나 HRD를 전공하면서 늘 가까이 보는 경영학 분야는 우선 경영학에 자연과학은 물론 인문학적 사유를 융합해서 새로운 경영학적 지평을 열어준 윤석철 교수의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와 《삶의 정도》, 윤정구 교수의 《진성 리더십》과 《황금 수도꼭지》, 이어서 김근배 교수의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과 《끌리는 컨셉의 법칙》, 그리고 오늘 소개할 《끌리는 컨셉 만들기》 등은 학문하는 자세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경영학적으로 녹여내면서 독보적인 위상을 만들어나가는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작들입니다.



《끌리는 컨셉 만들기》 책은 저자가 이 책에서 컨셉 서술문으로 사례로 예시하고 있는 데에서 책의 성격과 방향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끌리는 컨셉만들기(브랜드명)는 브랜드 개발서(제품 범주)로 초기의 개념설계에 집중하고(속성 1), 고전의 이론과 방법으로 접근해(속성 2), 중소기업 경영자(1차 표적고객)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2차 표적고객)이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도록 도와줍니다(편익)”(163쪽). 이 책은 표적 고객을 중소기업 경영자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정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 생각을 남다르게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읽어봐야 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컨셉 서술문으로 이 책이 왜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하는지 설명해볼까요? 컨셉 서술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1) N(브랜드명)은 C(제품범주명)로 어떤 A(제품속성)를 갖고 있어 T(표적고객)를 B(편익)로 만족시킨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형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2) N(브랜드명)은 A(제품속성)를 갖고 있는 C(제품범주명)로 T(표적고객)가 B(편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163쪽). 이런 컨셉 서술문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4원인 또는 4가지 이유인 질료, 형상, 작용, 목적에 비추어서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질료는 제품의 재료, 성분, 혹은 원료가 되고, 형상은 제품의 형태나 외관이 됩니다. 작용은 기능이나 성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목적은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궁극적 혜택, 즉 ‘바라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176쪽). 예를 들면 “레모나(브랜드)는 비타민 C(재료)를 분말로 농축(형태)해 매일 복용하면 피부를 보호하고 피로를 제거해서(작용 혹은 기능)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목적)”(178쪽).


컨셉 서술문을 제가 지향하는 퍼스널 브랜드인 지식생태학자에 대입해서 서술해보았습니다. 지식생태학자(브랜드명)는 나만의 색다름을 드러내는 지식(제품속성)을 창조하고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표적고객) 생태계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방식과 원리를 배우게 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학습공동체(편익)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설계하는 지식창조전문가(제품명)다. 이처럼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컨셉과 원리와 방법은 단지 신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나 창업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나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일반인들이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가치를 창조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될 필독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말을 하고 언어로 글을 쓰며 의사소통(意思疏通)을 합니다. 의사(意思)를 단순 명쾌하게 정리해서 소통해야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에 다양한 오해가 생기고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오도되거나 왜곡되고 희석되어 전달되기도 합니다. 동기부여 전문가 다니엘 핑크가 쓴 《파는 것이 인간이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세일즈맨만 뭔가를 파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아이디어와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람입니다. 정치가는 국민에게 정책을 팔고 기업은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팝니다. 저 같은 작가이자 강사이자 교수는 독자나 청중 또는 학생들에게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세상은 로버트 그린이 《유혹의 기술》에서 이야기했듯이 저마다의 생각과 아이디어로 상대방을 유혹하는 세계입니다.



상대방을 유혹해서 나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독특한 컨셉이 필요합니다. 끌리는 컨셉이 있어야 상대를 울리고 홀릴 수 있습니다. 즉 끌림이 있어야 울림과 홀림을 넘어 무림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나의 무기로 상대를 끌리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끌리는 컨셉입니다. 김근배 교수는 《끌리는 컨셉의 법칙》과 《끌리는 컨셉 만들기》 두 권의 책으로 컨셉의 이론과 실제를 완벽하게 구현해냈습니다. 수많은 컨셉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지만 컨셉의 본질과 핵심을 찌르면서도 실제로 컨셉을 어떻게 만들어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를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제시한 책은 이 책이 전무후무한 책이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얄팍한 기교와 기법으로 무장한 실용서를 넘어섭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데카르트, 베이컨, 칸트의 방법론은 물론 동양이 고전에서 지혜를 빌려와 창의적 사고와 도구에 적용해서 저자 특유의 컨셉빌딩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구축했습니다. “혁신은 역설적으로 고전에 찾는 것이 혁신적입니다”(24쪽). 옛것을 살려 새롭게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모델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고전을 읽고 어떻게 우리 삶은 물론 자신이 하는 분야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고도 투명하게 증명해주었습니다. 고전을 읽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것을 읽어내고 자신의 학문적 탐구 분야에 적용하여 새로운 인식 지평을 열어가는 전형적인 모델이 바로 저는 《끌리는 컨셉 만들기》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은 내용을 근간으로 또 다른 지식을 창조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컨셉concept을 “여럿을con 붙잡아서cept 하나로 만드는 것”(6쪽)으로 정의하고 이를 ‘흐트러진 구슬을 하나의 실로 꿴다’는 논어의 일이관지(一以貫之)로 연결시키면서 동서양 고전을 넘나들면서 컨셉과 컨셉빌딩 과정을 새로운 차원에서 융합해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바라는 컨셉빌딩concept building은 “소비자가 바라는 결과와 소비자를 충족시키는 수단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나중에 이 둘을 다시 결합해 끌리는 컨셉을 만드는”(6쪽) 과정입니다. “컨셉에서 ‘con’이 꿰는 것이고 ‘cpet’가 꿰어지는 것이라면 꿰는 것은 ‘바라는 결과’이고 꿰어지는 것이 ‘충족 수단’들입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바라는 결과’와 ‘충족 수단’을 구분해서 이해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의 구루로 불리는 테오도르 레빗 교수가 “소비자는 4분의 1인치 드릴drill을 바라는 게 아니라 4분의 1인치 구멍hole을 원한다”고 한 말에서 ‘바라는 결과’와 ‘충족수단’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라는 결과’는 ‘4분의 1인치 구멍’이고 ‘충족수단’은 ‘드릴’입니다. 고객은 바라는 결과를 말하고 기업은 고객의 바라는 결과를 충족시켜줄 최적의 충족수단을 찾아내기 위해 창의적 사고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품혁신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양자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고 충족수단만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롭지만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 제품을 개발하게 됩니다”(23쪽). 이런 점은 윤석철 교수의 《삶의 정도》가 주장한 핵심 메시지, 목적함수(바라는 결과)를 달성할 수단매체(충족수단)를 개발하는 인간의 끊이지 않는 노력에 해당합니다.



    저자는 컨셉빌딩 과정을 창의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칸트의 인식론과 예술적 창작론에서 영감을 얻어 삼각 창의적 사고 모형을 개발했습니다. 창의적 사고는 개념, 상상력, 공감의 합작품임을 설명하면서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도구를 각각 4개씩, 총 12가지 컨셉빌딩 도구를 개발,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제정의 방법, 데카르트의 분해와 합성, 베이컨의 귀납법, 칸트의 유비추론과 변증추론, 논어와 중용의 학문방법론을 적재적소에 차용하여 컨셉빌딩 과정과 방법론을 통합적으로 개발해냈습니다. 개념은 물리적 제품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언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인식은 물리적 제품에 개념화가 더해지는 과정이고, 신제품 개발은 물리적 제품에 소비자의 인식이 일어나도록 끌리는 컨셉을 만드는 것에 집중”(19쪽)시키는 과정입니다. 마치 내가 이름 모르는 꽃에다 이름(개념)을 불러주었을 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비로소 나에게 다가와 꽃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개발되었어도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독특한 컨셉으로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사야 할 이유를 제공하고 감동적인 만족을 주어야 합니다. 개발자는 소비자가 물리적 제품(바라는 결과)을 상상력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 최적의 충족수단을 개발해야 합니다. “창의적 사고란 고객과 공감에 기초하여 사야 할 이유를 개념화하고 상상력을 통해 그 개념을 이질적인 것을 결합해 구체화하는 것이다(28쪽).



컨셉빌딩 1층에는 고객 공감층입니다. 고객이 바라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도구들이 구비되어 있는데 질문과 관찰, 다른 사람의 체험을 따라서 해보는 추체험과 고객 피드백이 그것입니다. 지하 1층에는 시장에 아직 바라는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개념 규정 프로세스’와 기존 제품이 존재하지만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개념 반성’,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지하 1층에서는 바라는 결과와 충족 수단을 결합, 새로운 컨셉빌딩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지하 2,3층은 상상력으로 컨셉에 정의된 핵심 편익을 만족하는 충족 수단을 머리로 찾아내는 상상력과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가면서 손으로 하는 상상력으로 구분됩니다. 상상력을 촉진하여 충족 수단을 찾아내는 방법에는 모르는 영역을 이미 알려진 영역에 빗대어 생각하는 유비 추론(유추), 고객의 입장에서 상상하여 충족 수단을 찾아내는 공감적 상상, 먼저 가설을 세우고 추측한 원인이 실제 원인이 될 수 있는지를 추론하는 가정 추론, 모순되는 양자 사이에서 모순을 해결하는 변증 추론이 있습니다. 지하 3층에서는 머리로만 상상했던 것을 직접 시제품을 개발해 상상했던 제품과 서비스가 기대대로 구현되는지를 다양한 시제품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컨셉빌딩의 내부구조에서 “1층(고객공감)과 지하 2층(머리로 상상)은 도구 중에서 기법에 해당하고, 지하 1층(개념화 층)과 지하 3층(손으로 상상)은 앞서 작업한 결과를 정리하는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53쪽).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합니다. 건물주는 아무런 컨셉 없이 물려받은 유산으로 부자가 된 개념 없는 주인입니다. 건물주보다 더 높은 상종가를 칠 새로운 주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컨셉으로 빌딩을 짓고 그 건물의 주인이 된 개념주(槪念主)입니다. 개념주는 자신의 지하에 풍부한 개념을 보관하고 끝을 알 수 없는 상상력으로 보고(寶庫)로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념주는 고객에게 깊은 공감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천후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개념으로 건물 앞을 지나가는 고객을 유혹, 자신의 제품을 사지 않으면 못 배길 강력한 유인 컨셉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가 마음먹기에 따라 천문학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그 건물에 입주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행복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높은 가치의 컨셉을 개발해야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고 종업원들을 제대로 대우해줄 수 있습니다”(31쪽). 개념주가 하는 일이 바로 한 차원 다른 컨셉을 개발해서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이 시대의 새로운 조물주는 바로 개념주입니다. 개념주는 낮은 자세로 고객에게 다가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해서 그들이 원하는 세상에 없는 이상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상상하는 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컨셉 서술문을 만들어 부지런히 피드백을 받고 끊임없이 수정합니다. 개념주는 한 번 만들어진 컨셉도 시장환경과 고객의 요구 변화에 따라 컨셉을 반성하고 재정의해서 세상을 보다 행복한 세계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멈추지 않습니다. 개념주는 세상에 관계없이 산재하는 수많은 개체들을 연결시켜 유추해보고 모순이 발견되면 밤잠을 설쳐가며 다양한 가설을 던져놓고 추론하는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개념주는 일상이 상상이며, 거기서 비상하는 컨셉을 뽑아 세상을 바꾸는데 전력투구하는 삶을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빌딩을 컨셉빌딩으로 바꾸는 대역사가 시작된다면 우리는 금전적 수익에 배부른 돼지에서 혁신적 가치를 창조하는 컨셉 크리에이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건물주와 조물주여, 이제 개념주로 변신하려거든 《끌리는 컨셉 만들기》 책을 필독하고 늘 가슴에 품고 다니면서 사고혁명을 일으키는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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