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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인생,
운치 있게 바꿔주는 마법의 가치사전

개념사전은 나를 재정의하는 가치사전이다

골치 아픈 인생, 운치 있게 바꿔주는 마법의 사전, 가치 사전


나의 가치는 브랜드로 재정의된다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법 중에 나의 명함 이름 앞에 퍼스널 브랜딩으로 알리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나는 명함에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라고 쓰여 있다. 지식생태학에는 정보와 다르게 지식은 지식을 창조한 사람과 분리시킬 수 없어서 기술이나 시스템으로 지식을 관리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들어 있다. 즉 지식은 지식을 창조한 사람의 몸에 체화되어 있어서 지식을 창조한 사람의 몸에서 분리시켜 기술이나 시스템을 통해서 절대로 공유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지식생태학은 지식을 기술이나 시스템을 활용하여 마치 빛의 속도로 창조하고 공유하며 관리할 수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식생태학은 지식 자체를 관리하는 것보다 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나 환경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가 자라서 숲이 우거지고 그 숲 속에 수많은 생명체들이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인간의 인위적 개입 없이도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처럼 지식생태계도 수많은 지식나무들이 자라서 지식 숲을 이루는 이상적인 모습을 상상해서 탄생된 개념이다.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지식 나무)이 굳건한 믿음과 신뢰 속에서 자생적 지식창조와 자발적 지식공유가 일어나는 행복한 지식생태계(지식 숲)를 구현해보고 싶은 욕망이 담겨 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식생태학자와 더불어 지식과 산부인과 의사를 융복합시켜 지식산부인과 의사라는 개념도 새롭게 만들었다. 건강한 아이가 출산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처럼 건강한 지식을 출산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지식을 임신해야 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나아가 지식 산부 이관 의사라는 개념에 담고 싶은 욕망은 건강한 아이가 10개월을 기다려야 탄생되듯이 건강한 지식도 다양한 정보와 나의 체험적 통찰력을 융복합시켜 일정기간 숙성기간을 거쳐야 탄생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다. 



나는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다. 유영만이라는 말 앞에 붙은 한양대학교는 내가 다니는 직장을 의미하고 유영만이라는 이름 뒤에 붙은 교수라는 타이틀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호칭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한양대학교라는 직장과 교수라는 타이틀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조사해보면 알 수 있다. 인간 유영만의 존재를 규정하는 단어는 한양대학교와 교수라는 말이다. 물론 한양대학교와 교수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를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한양대학교라는 대학교에서 교수라는 직함을 명함에 새겨 사람을 만날 때 내가 누구인지를 암시적으로 전해주는 의례를 반복하면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간다. 명함을 받은 사람은 한양대학교와 교수라는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유영만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런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대학교수가 주는 논리적이고 권위적이며 때로는 현실과 무관한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교수를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통념을 깨고 싶었다. 한 마디로 나 스스로를 다르게 정의하고 싶었으며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나를 교수라는 통념을 벗어나는 색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나를 다시 정의하는 방법은 내가 하는 일은 독창적으로 브랜딩 해서 보여주는 방법이다.


나를 다시 정의하기 위해서 내가 첫 번째 시도한 방법이 명함을 바꾸는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지만 내가 나를 수식하는 브랜드 네임을 스스로 바꾸어 보았다.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를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로 바꾸어서 명함을 만들어보았다. 지식과 생태학자라는 단어로 조합한 지식생태학자라는 개념으로 인간 유영만의 존재를 다시 규정하고 재정의해 본 것이다. 내가 나를 정의하는 언어를 바꾸니까 내가 바뀐 것이다. 처음에는 지식생태학자라는 명칭이 부여하는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물론 지금도 여전히 궁금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냥 대학교수라는 타이틀보다 지식생태학자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주는 나에 대한 이미지가 내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훨씬 더 의미심장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 나를 수식하는 언어를 바꾸니까 바뀐 언어가 담고 있는 의미대로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서 마침내 내 삶도 지식생태학자처럼 어제와 다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지식생태학자라는 개념을 어떤 의도와 의미로 정의하는지에 따라서 지식생태학자로 수식하는 유영만의 존재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 지식생태학자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을 때의 의미도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다른 의미로 재정의되기 때문에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존재 의미도 부단히 변신을 거듭하는 영원한 미완성으로 남을 것이다. 


https://youtu.be/SfQ0-hnQF68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아무런 의미 없이 존재하는 사물이나 현상도 내가 특정 단어나 개념을 사용하여 의미를 부여했을 때 비로소 나에게로 다가와 새로운 존재로 각인된다. “내가 유영만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한 대학의 평범한 교수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유영만의 이름을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이라고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동일한 사물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서 전혀 다른 개념으로 다가온다. 의미부여가 일어나기 전에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생물, 또는 사건이나 사태든 아무런 의미 없이 산만하게 존재하는 하나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면 나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의미부여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언어로 명명하는 과정이다. 언어 없이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박용후라는 이름 앞에 관점 디자이너가 따라다닌다. 수많은 디자이너가 존재하지만 관점 디자이너는 전 세계 딱 한 명 밖에 없다.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전혀 다른 생각이 잉태된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점을 바꿔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18쪽). 자신의 직업에 관점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름을 붙이자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는 이제 박용후의 정체성을 새롭게 드러내는 독창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나의 정체성은 핵심가치가 결정한다


나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또 다른 방법은 딜레마 상황에서 의사 결정할 때 판단기준으로 작용하면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를 알려주는 핵심가치를 선정, 나만의 방식으로 정의해보는 것이다. 수많은 단어 중에서 특정 단어는 다른 단어와는 다르게 내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어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국어사전에 등장하는 단어라고 가정해보자. 그 별은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다. 사랑이라는 별도 있고 열정과 행복이라는 이름의 별도 있다. 몰입이라는 별도 있고 도전과 재능이라는 별도 있다. 수많은 별 가운데 그 별의 이름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주먹이 불끈 쥐어지며 입술이 깨물어지는 별이 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추구하는 미래의 꿈과 비전이 다르기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별의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별의 이름은 열정(Passion), 혁신(Innovation), 신뢰(Trust), 도전(Challenge), 그리고 행복(Happines)이라는 별이다. 5개의 별이 추구하는 가치는 수많은 별 중에 내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나의 핵심가치다. 핵심가치는 딜레마 상황이나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행동하기 이전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활용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나 잣대다.    


밤하늘의 별은 별로 봐도 아름답지만 별과 별을 연결시켜 별자리로 바라보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개별적인 별을 어떤 관계로 엮어서 별자리로 만들어보면 더욱 아름답게 보일 뿐만 아니라 심오한 의미로 다가온다.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5개의 별을 연결시켜 북두오성이라는 별자리를 만들었다. 그 별자리 이름이 PITCH다. PITCH라는 별자리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5개 핵심가치를 뜻하는 영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즉 Passion, Innovation, Trust, Challenge, Happiness의 첫 글자를 따서 PITCH라는 북두오성의 별자리를 만들었다. PITCH라는 북두오성은 내가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 나의 판단기준으로 작용하는 핵심가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일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결정할 때에는 언제나 PITCH라는 북두오성을 바라보고 결심하고 결정하며 결연한 결행으로 옮긴다. PITCH라는 북두오성이라는 별은 내가 방향을 잃었을 때 길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나 등대불의 역할을 한다. 나아가 PITCH라는 북두오성 별자리는 나 스스로를 반성해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나를 채찍 해주는 마음의 회초리이자 정신을 바짝 들게 만들어주는 죽비(竹扉)다. 투수를 영어로 피처(pitcher)라고 한다. 투수마다 독특한 투구 폼과 스타일이 있는 게 그걸 피칭 스타일(pitching style)이라고 한다. 한 투수를 다른 투수와 구분하는 독특한 특징이 피칭 스타일이듯,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구분하는 기준도 그 사람이 어떤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자기 정체성을 쌓아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밤하늘에 빛나는 5개의 별이 만든 북두오성은 내가 사람을 평가할 때에도 어김없이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 사람은 얼마나 열정적인가? 그 사람은 어제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그 사람은 얼마나 사람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있는가? 그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을 평가하는 중심에는 언제나 5개의 별이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로 활용된다. 5가지 핵심가치는 변하지 않는 나의 가치관이다. 그러나 5가지 이외에는 모두가 변화의 대상이다. 페라리 자동차 슬로건에 Change It, But Don't Change It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바꾸면 “바꿔라. 그러나 바꾸지 마라”는 이야기다. 바꾸라고 해놓고 바꾸지 말라는 말은 언뜻 듣기에 모순처럼 들린다. 내가 어떤 딜레마 상황이나 위기 상황에서 처하고서도 쉽게 바꾸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원칙으로 작용하는 기준이 바로 5개의 핵심가치다. 5가지는 변화시키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 삶의 원칙이다. 그러나 5가지 이외에는 모두가 변화의 대상이다. 나뿐만 아니라 세상을 열정적이면서 혁신적으로 그리고 신뢰를 근간으로 도전적으로 바꾸어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5가지 핵심가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스토리(story)를 만들어 나간다. 그 스토리로 책을 쓰고 강연하며 내 삶을 살아갈 때 나의 역사(history)가 생기고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my way)이 결정된다. 즉 스토리가 히스토리가 되고 마이 웨이가 결정되는 것이다.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단어핵심가치로 살아가다


5대 핵심가치 이외에 모든 것은 변화의 대상이다. 내가 믿는 신념체계가 5대 핵심가치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 나오는 5가지 핵심 단어는 국어사전에 나오는 단어지만 그것이 나에게 왔을 때는 나다운 정체성을 드러내는 5가지 핵심가치로 전환된다. 첫째, 열정은 나에게 삶을 뜨겁게 불태우게 만드는 불쏘시개이자 심장을 뛰게 만드는 용광로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책을 쓴다. 그 책을 읽고 제 삶의 열정에 감전되어 다른 사람도 열정적으로 삶을 살기 시작한다면 나는 내 삶의 핵심가치에 근거해서 세상은 물론 세상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의, 미치지 않으면(不狂) 미칠 수 없다(不及). 한 분야에 미쳐야(狂) 미칠 수 있다(及). 둘째, 혁신은 고정관념의 뒤통수를 치는 죽비이자 역발상을 촉진하는 생각의 물구나무서기다. 이런 혁신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남다른 방식으로 또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혁신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즉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土臺)를 두되 그것을 변화(變化)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根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 신뢰는 두 사람 사이를 튼실하게 붙여주는 접착제인 동시에 쉽게 깨질 수 있는 유리다.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쉽게 복구가 불가능한 이유다. 사람은 인간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격을 형성하고 인성을 가꾸어 나간다. 마음에 조금의 부끄러움이 없다는 무괴어심(無愧於心)의 자세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고 그 속에서 행복한 공동체가 형성된다. 넷째, 도전은 능력의 확장과 심화를 가져오는 축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삶을 즐긴다. 도전이 멈추면 삶은 그곳에서 안주한다.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을 때 꿈의 목적지는 현실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핵심가치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다. 행복은 오늘 하루 내가 감동하면서 발설한 감탄사이자 매 순간 느끼는 삶의 밀도다. 일로영일(一勞永逸), 즉 한때 고생(苦生)하고 오랫동안 안락(安樂)을 누리거나 적은 노고(勞苦)의 보람으로 오랜 이익(利益)을 본다는 말이다. 고생(苦生)해야 고생(高生)할 수 있다. 고생해본 사람만이 더 높은 곳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국어사전에 나오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 유독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단어가 바로 핵심가치다. 그걸 나의 언어로 다시 정의를 내리면 어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나만의 관점이 들어간 나의 가치사전이 된다. 이제 남은 일은 그 가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면 된다. 스토리가 있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핵심가치는 미국의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이라는 책에서 제시한 마지막 어휘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마지막 어휘는 자신이 행동과 신념, 그리고 삶을 정당화시키는 데 필요한 단어다. 개인 혹은 집단이 딜레마 상황에 빠지거나 결연한 결단을 내릴 때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데 최후까지 의지하는 신념어다. 마지막 어휘는 보통 의식 아래 있다가 삶이 흔들릴 때 표면 위로 솟아올라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결연한 어휘다. 예를 들면 간디에게 마지막 어휘는 비폭력일 수도 있고 부처님에게는 자비, 공자에게는 인(仁)이 될 수 있습니다. 잡스에게는 혁신일 수도 있고, 리처드 브랜슨에게는 상상일 수도 있다. 플라톤에게는 이데아, 사르트르에게는 실존, 스피노자에게는 코나투스, 니체에게는 아모르파티, 라캉에게는 욕망, 비트겐슈타인에게는 언어가 로티가 말하는 마지막 어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한 가지 단어,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을 만큼 내 삶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같은 단어가 지금 여기서의 삶에서 머무르지 않고 보다 소중하고 숭고한 삶, 자기를 넘어 타자와 공동체로 연결되는 삶을 꿈꾸게 만든다. 이런 핵심가치 중심으로 나다움을 찾아 자기답게 살아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호모 코어밸리우스(Homo Corevalius)》다. 위에서 예를 든 5대 핵심가치를 다시 세 가지로 줄이면 열정, 혁신, 도전이다. 내 삶을 어제와 다르게 바꿔가는 삼두마차인 셈이다. 이 세 단어를 다시 하나로 줄이라면 저는 서슴지 않고 ‘도전’을 꼽을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호기심의 발로이자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삶의 원동력이며, 능력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내 삶의 ‘카니발’이 바로 도전이다. 오늘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호기심이 꿈틀거리고 가보지 않은 위험한 세계를 체험하면서 쌓은 모험이 내 삶의 가장 소중한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가치사전을 만들자


삶은 ‘계란’이 아니라 한 권의 ‘사전’이다. 저마다의 삶의 얼룩과 무늬가 씨줄과 날줄로 엮여서 한 권의 ‘앓음다운’ ‘가치사전’으로 탄생한다. 그 ‘가치사전(辭典)’에는 사전(死前)에 하고 싶었던 도전과 야망,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 어둠과 밝음, 오르막과 내리막을 체험하면서 온 몸으로 느낀 체험적 사유가 녹아 있다.  삶은 그래서 저마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긴 ‘가치사전’을 완성해나가는 한 편의 ‘드라마’이고 ‘파노라마’다. ‘가치사전’은 핵심가치와 관련된 사건과 사고를 경험하면서 오르락(樂) 내리락(樂),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체험을 살아가면서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촉진하는 사전이다. 핵심가치 대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행복한 삶이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나의 약점을 보완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하면 잘 재미있고 신나는 재능을 찾아서 나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그런 삶이 바로 핵심가치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 나만의 색다름을 보여주는 삶이다. 나만의 색다름은 나만의 핵심가치에서 비롯된다. 핵심가치는 하루아침에 선정되지 않는다. 여러 번의 시도와 심사숙고 끝에 선정되면 그 단어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다시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정련해나가면서 핵심가치 체계는 완성되어 갈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가치 사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우선 내가 좋아하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물건, 내가 좋아하는 취미 등을 떠올려보고 그 속에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핵심 단어를 생각해본다. 예를 들면 나는 수많은 책을 만날 수 있는 서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평소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무조건 따른다면 내 마음속에는 열정이라는 DNA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는 도전 체험이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 여행을 좋아한다면 나의 핵심가치 중의 하나는 도전일 수 있다. 또 나는 언제 몰입하는 즐거움을 맛보는지, 그런 상황을 반추해볼 때 나의 재미와 의미를 자극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많은 행복을 느낀다면 봉사나 헌신이 핵심가치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국어사전에 나오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 특정 단어만 떠올리면 심장이 뛰는 후보 단어를 열거해놓고 점차 줄여나가면서 3-5개 정도의 키워드를 선정한다. 그리고 그 단어를 나만의 체험적 느낌이나 나의 주관을 반영해서 재정의해보자. 정의하는 방식은 앞 절에서 논의했던 은유 사전 방식대로 은유법을 사용해서 정의할 수도 있다. 핵심가치를 선정하고 정의하고 나면 이제 남은 일은 핵심가치별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서 실제로 핵심가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면 된다. 골치 아픈 인생도 운치 있게 바꿔주는 마법의 사전이 바로 가치사전이다. 가치사전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누적될수록 삶의 경치도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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