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미드 'X-파일'

멀더~ 외계인은 정말 있나요?

by 디지털에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 과거 유행템을 통해 그 시절 문화를 소환합니다. 옛 세대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지금 세대를 이해하듯, 요즘 세대도 '그 시절'을 알아야 비로소 세대 간 소통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역주행] 시리즈가 그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대감뿐 아니라 불안감도 함께 가져오는 것 같아요. 요즘 인공지능(AI)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며 한쪽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잖아요. 넘쳐나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믿고,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불안감을 어떻게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까요?


1990년대에는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준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출구가 있었습니다. 바로 미스터리 드라마 <X-파일>!

'멀더와 스컬리'라는 두 FBI 요원의 상반된 시각으로 외계인, UFO, 초자연 현상 등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던 이 드라마가 큰 화제였어요.


"The Truth Is Out There.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90년대 후반, 한국 사회의 미스터리 열풍을 촉발했던 드라마 <X-파일>의 세계로 역주행해 봅니다.


#90년대 미스터리 열풍의 진원지

미국에서 1993년 첫 방영된 <X-파일>은 94년 국내 공중파 방송(KBS)을 통해 수입·방영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FBI 내에서도 외면받는 미스터리 사건 전담 부서 'X-파일'이 정부 고위층의 은폐와 방해 속에서도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었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드라마의 메시지는 당시 주류 언론이나 정보 이면에 존재하는 미스터리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극대화했습니다.


#주인공 스컬리 vs 멀더

드라마의 중심인물은 스컬리와 멀더! 두 주인공은 상반된 캐릭터로 논쟁을 만들어 냈죠.


20251118112445_ecbc161458574de0286dbf02867403cb_l74b.jpg 드라마


남자 주인공 폭스 멀더(Fox Mulder) 요원은 '믿음(Believer)'을 대변하는 인물이에요. FBI 내에서도 이단아로 취급받지만, 정부의 은폐를 뚫고 진실을 추구하죠. 멀더는 외계인의 존재와 정부의 음모를 믿는데, 어린 시절 그의 여동생 사만다(Samantha Mulder)가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의 사무실 벽에는 UFO 사진과 함께 "I Want to Believe(나는 믿고 싶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걸려 있었는데, 이게 또 인기를 끌었어요.


20251118150208_ecbc161458574de0286dbf02867403cb_skyf.jpg 네이버 스토어 갈무리

포스터 속 UFO 이미지는 실제 미확인 비행체 사진이 아니고, 제작진이 멀더의 집착과 희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심 끝에 UFO 책자에서 발견한 평범한 사진을 활용해서 만든 이미지라고 해요.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결국 어떤 진실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대중의 심리“를 그대로 투영했다는 평을 받은 이 포스터, 지금도 인테리어용으로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반면, 데이나 스컬리(Dana Scully) 요원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이성(Skeptic)'의 상징입니다. 모든 미스터리 현상을 과학적 근거와 논리로 입증하려 했던 스컬리는, 90년대 '합리적 의심'을 중시했던 지식인층의 시각을 대변했죠.

스컬리는 문화적으로도 의미 있는 캐릭터예요. 스컬리 덕분에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즉, STEM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여성들이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거든요. ‘스컬리 효과’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스컬리라는 캐릭터가 자신의 전문성과 지성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독립적 여성 캐릭터’의 상징이었던 거죠.


드라마는 두 인물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디까지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가'라는 지적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


#하수구 괴담부터 외계인 음모론까지~

하수구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몸에서 나온 기생충이 인간의 DNA를 가진 기괴한 생명체로 진화해 하수구에 서식하며 인간을 숙주로 삼아 번식한다는 내용은 '하수구 괴담'을, 정체불명의 누군가로부터 외계인 존재에 대한 기밀 데이터가 담긴 컴퓨터 디스켓을 받은 멀더가 이를 쫓게 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인류와 외계인 종족이 수년 동안 비밀리에 협력해 왔다는 정부의 거대한 음모'를 만들어 내기도 했어요.

이런 미스터리하고 충격적인 에피소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드라마의 인기는 곧바로 문화 전반으로 확산됐었어요. 90년대 서점가에서는 UFO 사진첩, 외계인 해부 영상(당시 유행했던 가짜 영상), 네스호 괴물 등 각종 미스터리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당시를 회상해보면, 필자 또한 네스호의 괴물 이야기에 한동안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나요. 버뮤다 삼각지대~ 외계인~ 이런 이야기들이 친구들과의 주된 화두였고요. 90년대 후반, PC 통신 시대와 맞물려, UFO 동호회와 미스터리 커뮤니티가 급증하며 음모론과 관련된 루머는 빠르게 공유되었습니다.


#X-파일, '미스터리 미제 사건'의 대명사되다.

드라마의 제목인 ‘X-파일’은 본래 드라마 속 FBI의 미제 사건 보관소를 의미했지만, 이후 공식적으로 다루기 어렵거나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미확인 기사'나 '음모론적 사건'을 지칭하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어요. 요즘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이나 '숨겨진 비밀'을 언급할 때 "OOO에 대한 X-파일이 열렸다"는 식으로 비유적으로 사용되곤 하죠.


◈디지털 인사이트:

이야기를 하다보니 다시한번 드라마 <X-파일>을 열어보고 싶어집니다.

넘쳐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그 시절 드라마 <X-파일>이 던져준 화두, ‘진실’과 ‘의심’에 관한 고찰이 필요한 것 같고요.


넘쳐나는 가짜 뉴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디까지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가"



*이 글은 디지털에듀신문 (http://www.kedu.news/)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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