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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Jun 12. 2020

UX/UI 디자인과 프로덕트디자인, 어떻게 다를까?

2020.4.2 사내블로그에 기재했던 글입니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서 UX포지션의 디자이너를 채용하는데,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용어를 사용하길 바랬다. 아래에 있는 설명을 보니 내가 하는 일은 좀더 포괄적인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좀 더 가깝다고 느꼈고 전달하는 범위를 넓힐수록 특히 채용같은 모집활동에는 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산업디자인/제품이나 운송기기 같이 Tangible 한 대상을 다루는 직군에서 사용되던 용어라서 아직 역사가 그리 깊지않고 자칫 오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현재 채용페이지에서는 'UX 디자이너'로 수정된 상태. (하지만 여전히 뭔가 아쉽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의 차이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을 때 조금이나마 차이를 알게 해줬던 글


2019년 7월에 올라온 글인데 고맙게도 Vobour 블로그에서 번역을 해주어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이 곳에서 디자이너로 시작할 무렵에도 정확히 내가 하려는 작업이 UX 디자인인지, 프로덕트 디자인인지, UI 디자인 또는 기획자인지 역할과 용어를 정하지 않고 시작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용어는 용어일 뿐, 나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을 할 뿐이고 프로세스와 아웃풋을 잘 내어 회사와 제품(서비스)의 성장을 이끌고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첫번째 임무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존에 팀이 세분화되어 있었다면 어느 팀을 들어가야 할지 고민을 해야했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디자인과 일을 대하는 기본 전제가 크게 바뀌었을 것 같지는 않다. (기본전제 = 회사와 제품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은 뭐든 걍 한다)


그리고 2년동안 회사와 제품에 도움이 되는 어떤 디자인이든 '나다 싶으면' 걍 해오면서 이런 역할용어를 정리하는 것은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며 회고의 형태로 가능할 뿐이다. 왜냐면, 내가 아무리 기획력이 강한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회사가 (혹은 제품 생애주기가) 아웃풋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내보내야하는 그런 단계라면 마무리단계에 심혈을 기울여 아웃풋머신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 상황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그러기엔 이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UX 디자이너 대신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채용페이지에 등록시키고자 했던 이유이기도 하고)


나는 '직방' 때처럼 운좋게도 '랜드북'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었다. 2018년 봄을 회상했을 때, 우리는 매우 작은 조직이었고 랜드북 또한 매우 작게 시작했다. 세상에 없던 서비스라서 빠르게 검증해 볼 필요가 있었고 우리는 당연히 애자일 개발방법으로 랜드북을 진화시켜나갔다. 그렇게 2019년 겨울까지 2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거의 한 가지 제품만을 생각했고 2주단위의 스프린트로 업무를 잘게 쪼개어 쉬지않고 달려왔다. 나는 그 시간동안 UX를 체계적으로 디자인한다는 느낌보다는 '프로덕트' 하나를 신경쓰고 개선하는 디자이너였다. 늘 사용자관점에서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했지만 스스로 'UX' 디자이너라 하기엔 뭔가 어색했다. UX 디자이너라고 하면 막 화려한 User Flow를 직접 그리거나 아님 기획자에게 받아서 Wireframing을 하루만에 끝내고 막 화이트보드에 출력해서 붙여서 셔츠 걷어올리고 뿔테안경 매만지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로토파이라는 훌륭한 국산업체 툴을 써서 중요페이지들을 모바일/PC에서 촥촥 애니메이팅 하여 개발자의 동공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자가 UX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여기저기에서 구경해온 UX 디자이너의 FM적인 행보는 그러했다.


2020년 봄, 랜드북을 잠시 놓고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되었고, 이번엔 와이어프레임과 프로토타입 모델을 만들면서 과거 2년동안 랜드북을 작업했던 프로세스와 현재 프로세스의 차이점에 대해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회사는 바뀌지않고 구성원도 거의 그대로이지만 회사 자체 서비스이면서 아주 애자일하게 개발했던 랜드북과, 클라이언트가 있어서 수직적 의사결정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재 프로젝트는 차이가 매우 크고 그에따라 나의 역할과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UX Design) design something new, or redesign something old.

(Product Design) inherit a design that already exists, and continue to evolve it over time.


(UX Design) Project Managers, who want to get projects done on-time and on-budget

(Product Design) Product Managers, who must balance competing requirements and feature requests to meet performance targets


(UX Design) Waterfall methods, divided into projects and phases.

(Product Design) Agile methods, divided into sprints and release cycles.


(UX Design) an agency, design studio, or shared company service (i.e. an “internal agency.”)

(Product Design) a software provider, either for use internally or externally.



정리해보면

UX 디자인 : 새로운 프로젝트 착수, 마감이 존재, 일정관리, 워터폴, 주로 에이전시에서 사용

프로덕트 디자인 : 존재하는 프로젝트의 개선, 자체목표 달성, 균형관리, 애자일,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Product 디자인 회고

지난 프로젝트 중 랜드북을 작업했던 보드를 살펴보면 이 세상에서 오직 작업자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리는 뒷전이고, 규칙따윈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가지 디자인이 완성 혹은 습작인채로 뒤섞여있어 작업자가 매우 급박한 상황에 놓여있을거란 상상이 가능하다.


뭐가 진짜고 뭐가 연습인지 정답은 노트의 주인만이 알고있을 뿐.


UX 디자인 회고

2020년 들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 작업은 위 랜드북 작업과는 달리 클라이언트가 있었고 원하는 목표가 처음부터 분명히 존재해 있어서 사용자흐름을 초반부터 나름 체계적으로 짤 수 있었다. 작업보드를 살펴봐도 누가봐도 페이지의 순서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한 보드 안에서 들쑥날쑥하지 않고 편평하며 논의과정에 따라 직렬적으로 상승해나감을 알 수 있다.


보통 모든 그림은 이런식으로. 영화연출도 마찬가지


그렇게 2019년 겨울까지 2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중략) 늘 사용자관점에서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했지만 스스로 'UX' 디자이너라 하기엔 뭔가 어색했다.

앞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는데, 그 시간동안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주어진 상황과 임무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그땐 그것을 잘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현재 그때와는 다른 방식의 업무를 경험하면서 회고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어쨌든 UX디자인과 프로덕트디자인의 차이에 대한 의문점은 어느정도 풀렸고 그 차이점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개선하게 해주는지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어느쪽이든 온전히 양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는 것은 디자이너(UX이든 프로덕트이든, 애자일이든 워터폴 환경이든)에게 행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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