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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ondo Oct 24. 2021

발길 따라 여행하는 종로

생각보다 익선동 카페거리는  작은 규모였는데, 마치  골목만 분리되어 동떨어진 환상 속의  같았다. 잠깐 들른 옷가게 사장님께 여쭤보니 예전의 익선동 카페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곳이라고 한다. 4-5 전부터 카페가 하나둘 생기더니 지금은 골목마다 감성적인 가게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이런 골목은 요즘 전국적으로 유행인 듯한데,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필두로 망리단길, 샤로수길, 그리고 경주의 황리단길  골목 상권의 성장이 최근   사이에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그러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커다란 문제로 화두에 올랐는데, 부동산 투자적 요소가 아닌 낙후된 골목을 발전시켜 주민들의 소득을 높여주는 방식으로나 원래 거주자들의 주거 대책 등을 보장하며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좋은 방향을 이끌어낸다면 무작정 배척해야  현상만은 아니지 않을까. 물론 현실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럴수록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할  있는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일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익선동을 둘러보고, 오랜만에 향한 광장시장.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광장시장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이미 보기만 해도 알 것 같은 녹두전의 바삭함에 이끌려 홀린 듯 자리에 앉은 나는 녹두전 小를 시켰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아.. 역시.. 상상보다 훨씬 황홀한 이 맛이여. 이 바삭한 기름 맛에 막걸리를 마시지 않을 수는 없지!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며 바삭한 녹두전과의 조화로움에 감격하고 있는 그때, 바로 옆 자리에 한 외국인이 앉았다. 녹두전을 시킨 외국인은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듯했는데, 호기심이 동한 나는 막걸리도 한 잔 했겠다, 기어이 말을 걸고야 말았다.

“Have you tried 막걸리?”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막걸리  병을 나눠 마시는 동안 이어졌고, 한국에 와서 자가격리  밖으로 나온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는 그에게 서울에서 가볼 만한 곳들, 한국 여행지 등을 추천해주었다. 타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의 친절이  나라의 이미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개인적으로 얼마나 구원 같았는지 몸소 느껴본 나로서는 무척이나 기분 좋았던 시간. 물론 짧은 영어 실력이라 나의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든 마음만은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sns 나눈  우리는 헤어졌고, 청계천을 따라 정처 없이 걷다 주변을 둘러보니 육가공 배너가 줄지어 보였다. 지도를 검색해 보니 내가 당도한 이곳은 말로만 들어 보던 바로  유명한 ‘마장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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