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의 크리스마스

by 김우드

집에서 새벽 3시 30분에 출발해, 꼬박 14시간 만에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새벽 한국에서 느꼈던 강추위가 꿈처럼 느껴질 만큼, 이곳은 따뜻하다. 12월은 건기라 습도가 낮아 기온이 30도에 가까워도 덥게 느껴지지 않는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늘 가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니, 우리가 다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 났다.


여름 나라에서의 첫 크리스마스.

두툼한 코트와 목도리 대신 가벼운 옷차림으로 맞이하는 연말은 생각보다 훨씬 차분하게 느껴졌고, 아이스커피를 들고 캐럴을 듣는 이 낯선 풍경이 이상하게도 잘 어울렸다. 곳곳에 걸린 크리스마스 장식과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가 전해졌다.


아무리 극심한 교통체증 속에서도 경적 소리 한 번 나지 않는 곳. 우리나라였다면 상상도 못 할 정체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길을 내어준다.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치앙마이는 다시 오게 되는 이유가 된다.


누군가는 왜 안 가본 곳 대신 이미 갔던 곳을 또 찾느냐고 묻겠지만,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계속 치앙마이를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2025.12.25

@keemwoo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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