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인 내일, 우리 부부는 치앙마이로 여행을 떠난다.
내일 새벽 3시 반, 공항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네 시간 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말 치앙마이 여행이지만,
지금은 설렘보다 눈을 뜨기도 힘들 만큼 피곤함이 앞선다.
오늘 본 우리 집이 2025년의 마지막 모습이라니.
문득 실감 나지 않았다.
내일 집을 떠나면 새해가 되어서야 돌아온다.
그래서인지 괜히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주일 넘게 집을 비우기 전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치웠다. 오후부터는 캐리어를 펼쳐두고, 미리 메모장에 적어 둔 여행 준비물들을 차근차근 담았다.
남편은 정시에 퇴근하지는 못했지만, 예상보다는 일찍 출발해 밤 9시에야 집에 도착했다. 함께 간단히 저녁을 먹고 음식물과 분리수거를 버린 뒤, 가서 입을 옷과 짐들을 챙기고 나니 어느새 이 시간이다.
아무래도 잠을 자고 출발하기는 글렀다.
처음으로 경유를 해서 치앙마이에 가는 일정이라 아마 더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마사지를 받으며 쉬는 모습을 떠올리니 마음이 놓인다.
나의 소울 시티, 치앙마이에서 연말을 보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암 진단을 받았던 올해, 선물처럼 남편 회사가 연말에 쉬게 되면서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
내년에는 새로운 도전으로 연초부터 바쁘게 지낼 예정이라
이번 여행에서는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푹 쉬다 올 생각이다.
12월은 내내 야근으로 지쳐 있던 남편에게도 모처럼 긴 휴식이 되겠지.
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