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깟마니 야시장, 그 자리에 다시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 것들

by 김우드

오늘 저녁에는 ‘깟마니 야시장’에 다녀왔다.

깟마니 야시장은 2년 전 치앙마이 한 달 살기 때 처음 알게 된 이후, 2~3일 연속으로 찾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들를 만큼 우리 부부가 좋아했던 곳이다.


노점에서 음식을 사서 작은 호수 주변에 마련된 돗자리와 테이블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시내에서 고작 1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주말 마켓처럼 관광객들로 북적이지 않고 매일 저녁 열린다. 여전히 관광객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현지인이라는 점도 더없이 좋다.


2023년부터 3년째 방문하고 있지만, 상인들까지 모든 것이 거의 그대로였다. 우리가 즐겨 먹던 곱창구이와 팟타이,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두리안 스무디, 그리고 맥주 한 캔을 사서 2년 전에도 머물렀던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나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에 작년과 재작년의 방문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2023년 5월과 2024년 7월에는 앉아 있는 자리마저 온돌처럼 뜨거워, 가만히 있어도 허벅지와 다리에 땀이 줄줄 흘렀었다. 그런데 해가 완전히 지고 나자 추워서 가디건을 꺼내 입어야 할 만큼 선선하다니. 이런 날씨가 유난히 낯설게 느껴졌다.


영원히 우리의 안주거리가 될 한 달 살기 기억들. 2023년 당시 이곳에서 찍었던 사진과 영상들을 찾아보고,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으로 사 온 음식들을 다 먹고 나자, 자연스럽게 남편이 감자튀김을 사 왔다. 나는 평소에 감자튀김을 즐기지 않지만, 2년 전 이곳에서 먹게 된 감자튀김에 완전히 빠져버렸었다. 그때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은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있었다. 맥주도 한 캔 더 사 왔다.


그리고 ‘Happy New Year’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내일이 2025년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날짜도 시간도 잊은 채, 평생을 겨울로 살아온 연말을 이곳에서는 여름의 공기로 보내고 있다. 이 경험 역시 몇 년 후에 함께 떠올리며 이야기하고 있겠지.

“12월 치앙마이 날씨, 진짜 좋았었는데.” 하고.


이렇게 시간을 잊고 지내다 보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자연스레 떠올랐다. 막연한 미래에 투자하며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지금 당장의 행복에 조금 더 집중하기로 한 결정들. 그래서인지 우리의 대화에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연봉 같은 이야기가 없다.


대신 남편과 결혼한 뒤,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도, 12월의 연말을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렇게 쌓아온 시간들이 언젠가 40대가 되었을 때도 다시 한번 한 달 살기를 꿈꾸게 만들겠지. 늘 같은 마음으로 함께해 주는 남편에게 너무나 고마운 밤이었다.


2025.12.30

@keemwoo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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