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고민
약 2년 만에 후배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열정적이던 친구였고, 해외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탄탄히 경력을 쌓은 후 국내에서도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후배였습니다. 제게는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진정한 디자이너의 정통을 잇는 사람처럼 보였죠. 그런데, 뜻밖의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언니처럼 아이 있는 거 너무 부러워요. 아이 키우면서 디자이너 계속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싱글인 후배였기에 “디자인에 진심이니까 아직 결혼 못한 거겠지?” 하고 농담을 건넸지만, 그 질문 속에는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실제로 주변의 디자이너 선배들을 보면, 싱글이거나 아이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그 고민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업 재직중인 워킹맘은 우선 예외로 두고요.) 그리고 후배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죠.
“여자로서 나이가 들어가면 어느 순간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문제 같아요.”
이 말을 들으며 저 역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까요. 가장 큰 허들은 아무래도 시간 부족과 함께 관심사가 아이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진 않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육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배우자나 가족, 혹은 외부 지원을 통해 육아를 함께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택 근무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더욱 좋구요.
2. 일을 육아와 연결하는 방법 찾기
자신의 관심사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만나는 교집합을 발견하면 육아와 디자인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3. 느리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하기
빠른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방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후배와의 대화를 마무리하며 저는 무엇보다 같이 살아갈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는 조언을 전했습니다. 개인의 꿈과 가정의 삶을 함께 이끌어나갈 수 있는 동반자의 역할이 정말 크니까요.
한 달 뒤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 친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꿈꾸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