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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성공을 가르는 3가지 패턴

영어학원장이 말하는 엄마표영어 가이드

by 가희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는데...



모국어 습득 원리에 기반한 영어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엄마표영어를 실천 중이신 학부모님들과 종종 만난다. 대체로 우리 학원을 찾아주시는 어머님들의 고민은 비슷하다. 읽기가 안 돼서, 그다음 단계의 책을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몰라서.



이런 고민들을 만날 때마다 대한민국의 영어공부가 조금씩 바뀌어가는구나, 느낀다. 20여 년 전 단어를 깍지쓰며 암기하고 해석하고 성문영어문법으로 열-심히 만 공부하던 시절. 그렇게 공부했어도 삶의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일까. 지금의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그 경험을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아 새로운 흐름들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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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영어, 잠수네영어의 성공 비법을 담은 책들과 콘텐츠들이 참 많다. '자연스러운 영어 습득'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도 인기일 듯하다. 하지만 동시에 어려움도 있다. 수많은 성공 후기들을 보지만, 우리 아이는 이렇게 성공했어요가 내 아이에게도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너무 특별하기에. 각 아이들만의 특성이나 습득 과정에서 부딪쳐갈 어려움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영어 습득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아이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들, 꼭 학습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이 각각 다르기에 수학공식처럼 정답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5년간 수많은 아이들을 현장에서 만나며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몇 가지 패턴을 공유한다.





1. 초등과정은 충분한 인풋이 전부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단어암기와 해석, 문법보다 충분한 인풋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영어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영어소리노출과 책 읽기가 단단하게 쌓였을 때 고학년이 되어 문법과 단어를 스트레스 없이 제대로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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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엄마표영어를 진행하면서도 문법과 단어암기에 조급해하시는 분들을 만난다. 그래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단어암기, 문법, 해석하기와 같은 학습에 치중한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챕터북과 소설책을 한글책처럼 술술 읽고 싶다면 영상을 통한 소리노출을 놓쳐서는 안 된다. 듣기가 자유로워질수록 아이들은 잘 읽고 이해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3000시간이다. 엄마표영어에서 3000시간의 임계량을 채우면 아이들의 귀가 열리고 말문이 트인다고 설명한다. 3000시간이라 하면 감이 오지 않는다. 하루에 몇 시간씩 투자하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지 보자.


3000시간의 임계량을 채우려면
하루 1시간씩 하면 8.2년
하루 2시간씩 하면 4.1년
하루 3시간씩 하면 2.7년


3시간씩 매일 투자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왕 시작했다면, 충분한 소리노출을 꾸준히 시켜주는 것이 좋다. 만약 애매하게 영상소리노출을 한다면 영어도 애매해지기 때문에 꼭 그 외의 것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2. 시작시기는 제법 중요하다



시작 시기는 중요하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보통 뒤따라오는 질문은 이렇다.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에 시작했는데 너무 늦은 걸까요?
영어유치원을 나오지 않았는데.. 괜찮을까요?



하지만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국어가 탄탄할 때 영어도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시작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접근하는 방법이 조금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험상 모국어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과 이후의 친구들은 영상소리노출과 책 읽기를 흡수하는 데 있어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귀가 말랑말랑한 친구들은 영어소리를 듣기를 편해하지만, 고학년 친구들은 익숙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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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 친구들은 곧 중등과 수능까지 내다봐야 하기 때문에 독서력을 빠르게 향상하기 위해 필요에 맞는 학습이 필요하다. 대신 장점도 있다. 학습력이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들을 쭉쭉 흡수해서 영어가 빠르게 성장한다. 물론 고학년 친구들에게도 소리노출은 필수다.


이 글에서 자세히 다루기는 너무 내용이 많기 때문에 여기까지 적는다. 만약 3학년에 영어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단어와 해석보다는 영어소리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조급하더라도 제대로 걷는 것이 제일 빠른 길이다.






3. 읽기는 배워야 한다.


읽기 능력은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일까?
배우는 걸까?

'읽기'는 말하기나 듣기 같은 자연스러운 능력이 아니라 인간이 문화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인공적은 기술이다. 말하고 듣는 능력은 수십만 년 동안 자연스럽게 이어져왔지만 문자가 만들어진 것은 고작 5천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읽기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 필요한 능력이다(물론 듣기가 탄탄한 친구들은 읽기도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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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엄마표영어를 하다가 온 친구들 중에, 듣고 이해하는 능력은 높지만 혼자서도 책을 '낭독'하지 못하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친구들을 만난다. 또 낭독은 정확하게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영어책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즉, 아이들의 독서력이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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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독서력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마다 알맞은 코칭과 접근이 필요하다. 배움은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뒤처지거나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엄마표영어에는 좋은 점도 많다. 듣기가 차고 넘치면 읽기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 배우고 환경만 잘 세팅해 주면 해외에 나가본 적 없는데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들도 있다(많다). 동시에 공부도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현 상황을 확인하고 추적하며 필요에 맞는 다음 단계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영어를 배우는 여정에서

잃지 말아야 하는 단 한 가지 질문은..

우리 아이에게 맞는가?



영어교육을 5년 동안 하며 엄마표 영어의 전문가 버전의 로드맵,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데이터를 쌓고 분석했지만 결론은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것.


성공을 가르는 패턴 3가지라고 제목을 적었지만, 이 과정에서도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끊임없이 피드백하고 수정이 필요하다. 얼마큼 피드백하는지, 아이에게 맞게끔 커스터마이징 하는지, 그 디테일한 터치가 결국 아이들의 배움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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