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불금, 누가 내 불금을 가져갔을까
피곤하다. 왜냐고 물었더니 금요일이라서 그렇단다. 밥을 먹으면 화장실을 가듯이 당연한 거란다. 일주일 내내 노동을 했으니 주말을 앞두고 피곤한 건 당연지사. 맞나? 그렇게 살지 않던 때가 더 많았던 거 같은데.
20대까지는 딱히 요일 구분 없이 살았다. 매일 체력이 넘쳤다. 술을 지독스레 먹어도 다음날 저녁 즈음이면 새로운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감기 걸릴 때를 제외하고는 지친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고 보니 감기 말고 아픈 적이 있었나.
30대가 되니 금요일은 더 즐거워졌다. 불금. 불탄다. 하얗게 불태운다. 즐거운 금요일은 기다려진다. 일주일치를 몰아서 논다. 내 뒤엔 주말이 버티고 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요일을 지내고 주말에 장렬히 쓰러진다.
금요일이 피곤해지기 시작한 건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다.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지금은 바닥을 지나 마이너스를 찍는다. 주중에 아무리 운동하고 체력관리를 해도 금요일은 피곤하다. (아직 운동이 부족한 걸지도. 아파서 운동을 꽤나 쉬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졸음이 밀려왔다. 어제 딱히 못 잔 것도 아닌데. 지금도 밀려오는 졸음을 옆에 두고 오늘만 쓴다를 실천 중이다. 내 눈꺼풀을 호시탐탐 노리는 졸음이 날 덮치기 전에 이 글을 끝내야 한다. 바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