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들 | a few of my favorites
『봄의 행운』을 쓰기 시작한 뒤로, 내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다.
기록을 하다 보니 관찰을 하게 되었고, 관찰을 하다 보면 결국 좋아하게 되는 것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오늘은 그런 것들에 대해 써보려 한다. 이유는 딱히 없지만, 그냥 좋아서.
누가 물으면 설명이 애매하지만, 나한테는 분명히 좋은 것들.
세븐틴(SEVENTEEN)
원래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애정하는 가수와 뮤지션이 여럿 있었지만,
세븐틴은 왠지 평생 좋아할 것만 같다.
출근길엔 부석순의 〈파이팅 해야지〉로 하루를 열고,
퇴근길엔 〈청춘찬가〉를 들으며 나를 다독인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땐 〈캠프파이어〉를,
스트레스가 몰려올 땐 〈LALALI〉랑 〈FIRE〉로 속을 뚫어낸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민규다.
외모야 말할 것도 없이 멋지지만,
나는 민규의 음색과 춤선, 그리고 사람 자체에서 느껴지는 진심이 좋다.
무엇보다, 민규 덕분에 나의 마음도 훨씬 긍정적으로 변했다.
민규의 유행어 중에 “모르겠어, 그냥 가보자는 거야”라는 말이 있는데,
이걸 너무 자주 해서 팬들 사이에선 ‘김 몰라’라는 별명도 있다.
민규는 뭐든지 그런 마음으로 툭툭 해내더라.
걱정하고 망설이기보다, 그냥 나를 믿고 한번 해보자는 자세로.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잘할 수 있을까’보다
‘그냥 해보자’는 마음이라는 걸.
뭔가 어설프고 부족하더라도,
그 말을 되뇌면 없는 용기도 생기고, 엉킨 생각도 조금씩 풀린다.
나도 모르게 힘을 빼고 자연스러워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세븐틴에 대해라면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열세 명이나 되는 멤버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서로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무엇보다 팀이 먼저라는 마음.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에 도전해 보겠다는 그 단단한 믿음.
10년째 한 번도 빼지 않은 팀 반지처럼,
투닥거리기도 하고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서로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서로를 더 아껴주고 존중하는 그 마음이
늘 마음 깊이 응원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다.
내가 세븐틴의 팬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내가 그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만큼,
그들도 나 같은 캐럿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해서.
<같이 가요>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세상이 반대로 돌아가더라도
우린 절대 길을 잃지 않고 똑바로 걸어갈 거예요, 같이 가요."
정도를 걸으며, 양심을 지키며,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내 삶의 하나의 목표가 되었다.
나무가 타는 냄새
조금만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종종 맡을 수 있는 냄새.
특히 차가운 겨울 공기에서 이 냄새가 날때가 가장 좋다.
빵
요즘은 식단 관리 중이라 빵이랑 잠시 거리두기 중이지만,
나는 굉장한 빵순이다.
하루 세끼 빵, 간식도 빵, 후식도 빵을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밥, 빵, 면, 떡 중 하나만 평생 먹으라면?
고민은 무슨, 당연히 빵이지.
요즘 내가 가장 빠져있는 빵은 뉴욕 SALSWEE라는 빵집의 딸기 크로와상인데,
내가 살면서 먹어본 빵 중에 제일 맛있다.
겉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삭하고,
속은 딸기 조각이 씹히는 달콤한 생크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한 입에 세상이 잠깐 멈춘다. 정말 그 정도다.
분기별로 한 번씩 가는데, 조만간 갈 일이 또 생길 것 같아서 너무 신난다.
미국에서는 사 먹을 순 없지만
나는 이흥용 과자점에서 파는 시골 고구마빵을 너무 좋아한다. (여기는 상투과자와 소금빵도 아주 맛있다)
말랑한 빵 안에 고구마 조각이 콕콕 박혀 있고,
곡물류가 알차게 들어가 있어 고소하고 포근한 맛이 난다.
외국에 사는 나로서는 한국이 생각날 때 이 빵을 먹어주면
잠시 집에 대한 그리움을 잊을 수 있어, 나에게는 소울푸드이다.
팝 펑크 (POP FUNK)
12살 때 마일리 사이러스가 연기한 Hannah Montana에 너무 빠져서, 그해 여름 캠프에서 집에서부터 준비해 간 금발 가발을 쓰고 <You'll Always Find Your Way Back Home>을 열창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팝 펑크에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 같다. 팝 펑크는 팝의 멜로디 감각과 펑크의 에너지, 기타 사운드가 결합된 장르인데, 그 특유의 ‘청량함’이 내게는 큰 매력 포인트다. 맑은 날, 지는 해를 뒤로하고 물가에서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거칠면서도 시원한 락의 느낌이 좋다.
노래들 들으면 나도 모르게 하이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세상 앞에서 당당하고 신나게 걷는 기분이 든다.
그냥 모든 고민이 잠시 사라지고, 온전히 ‘지금’에 집중하는 기분.
<내가 좋아하는 팝펑크 노래 top 5>
1. 나의 팝 펑크 입문곡인 Avril Lavigne – Sk8er Boi
2. Green Day – Basket Case
3. COIN - Talk too much
4. Simple Plan - Jet Lag
5. BOYS LIKE GIRLS - The Great Escape
선선한 밤에 혼자 밖을 걸어 다닐 때
퇴근하고 운동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막 지고,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 그 시간.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알 수 없는 설렘이 공기 속에 가득하다.
이어폰에선 좋아하는 노래가 크게 흐르고,
얼굴에는 자연스레 커다란 미소가 번진다.
그 자유로움이 참 좋다.
주변 사람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걸어으며 한 바퀴 돌기도 하고, 가끔은 걷다 뛰기도 한다.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기도 한다.
(여기는 뉴욕이라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ㅎㅎ)
완전히 어두워지면 이 분위기는 사라져 버리기에
짧지만 정말 소중한 순간이다.
스트라치아텔라 젤라토 (Straciatella)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보다 조금 더 세상 물정에 밝았던 동네 친구가
나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우리 동네 젤라토 가게에 날 데리고 갔다.
젤라토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갔던 나는
모든 맛의 이름이 다 생소했던 나머지
친구가 주문했던 스트라치아텔라를 똑같이 주문했다.
그날부터 이 젤라토는 내 최애가 되었고
그 후 약 10년 동안 여러 젤라토 맛을 시도해 봤지만
스트라치아텔라를 이기는 맛은 아직 없었다.
내 버킷 리스트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중세 도시인 산 지미냐노(San Gimignano)에 위치해 있는
Gelateria Dondoli라는 가기가 있다.
이곳은 국제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했고, 젤라토의 본 고장에서 유명한 곳이니까
꼭 한번 가서 오리지널 스트라치아텔라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싶다.
Stephen Curry (스테판 커리)
여러 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나의 롤모델이다.
막중한 부담감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기 역할을 해내는 강한 멘털의 소유자.
작은 키라는 약점을 오랜 기간의 성실함으로 극복했고,
지금은 리그 역사를 매일같이 새로 써 내려가는 전설이다.
여유롭고 편안한 미소와 표정,
잦은 부상과 거친 견제에도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활약,
그리고 자신의 영향력으로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건강한 식사, 교육, 운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일까지.
커리가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에 JP Morgan이 주요 파트너라는 사실은
왠지 나도 조금은 커리와 연결된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다.
올해는 Madison Square Garden에서 커리가 경기하는 걸 실제로 보는 게 목표다.
이런 사람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