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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ung Kim May 08. 2017

함께 살아가기

7살 인생에게 전하는 엄마의 바람

자존감 높은 아이



얼마 전 우체통에 꽂힌 우편물을 받아 들고 아이가 물었다.


: 왜 맨날 아빠,엄마 이름으로만 편지가 와? 왜 내 이름은 없지? 나도 편지 받고 싶다.


웃으며 아이에게 답한다.


 : 이 편지는 아빠, 엄마, 주원이 우리 모두에게 편진데, 이름을 다 쓸 수 없어서 대표로 엄마 이름만 쓴 거야. 다음에는 이름으로 올지도 몰라.


이렇게 말하고 나는 아이이름으로 꽃씨를 주문했다. 작고 사소한 일과들 속에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었다. 아이가 동등한 우리 가족의 일원이라는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안정감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미덕


아이의 현장학습 날 아침.

마침 김밥이 맛도 좋고 모양도 예쁘게 잘 나왔다. 김밥 한 접시, 레드향 두  아이에게 들려 앞 집 할아버지 댁으로 보냈다.


 : 오늘 현장학습 가서 엄마가 김밥 쌌어요. 할아버지 드시래요."


수줍어하며 아이가 건네자, 할아버지는


"너 잠깐 기다려 봐라"


하시곤 잠시 뒤 아이 손에 만 원짜리 한 장을 쥐어 주신다.


"가서 맛난 거 사 먹어라. 고맙게 잘 먹을게."


아이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잘 하는 솜씨는 아니어도 엄마가 특별한 메뉴를 할 때면, 아이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배달한다.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칭찬받고, 오가는 나눔 속에서 아이가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길 바란다.


기부문화를 유산으로


전 재산을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소액 기부를 자랑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부의 정신만큼은 세대를 넘어 전해져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마침 아이를 통해 알게 된 한 후원 업체와 연락이 닿아, 국내 아동 후원다. 그러다 차츰 이 단체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실제적인 나눔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아이 이름으로 해외결연을 맺었다.

결연 아동의 사진과 정보가 와서 아이에게 설명해 주고 편지를 읽어주었다.

사진 속 아동은 나이보다 훨씬 작아 보였다.


 : 엄마, 이 형아가 이제 학교도 잘 다니고 밥도 잘 먹는데. 나중에 만나면 누가 더 키가 클까 기대된다"


결연 1년째가 되었고 곧 결연 아동의 생일이 돌아온다.


 : 주원아, 이제 형아 생일인데, 주원이랑 엄마랑 아빠랑 조금씩 돈을 모아서 형아 선물을 사줄까?"


아이는 그러겠노라며 선뜻 자신의 거금 1만 원을 내놓는다.

나도 생일 선물금을 모으기 위해 좋아하는 커피와 빵을 잠시 끊었다.

얼마 전에는 남편도 결연에 동참했다.

남편에게는 예쁜 여자아이 사진이 왔다. 아직은 그저 후원자와 결연아동이라는 서먹한 관계이지만, 우리는 조금씩 함께 살아가기를 실천하고 있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장래에 우리 아이에게 물려줄 집도, 돈도 없지만, 나눔의 정신이 아이에게 자연스레 스며들어 기부문화를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공자 왈,

내가 성공하려면 남도 성공시켜주고, 내가 성취하려 하면 남도 성취하도록 도와주라.

From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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