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미래다!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

by YeonSun

2주에 한 번 돌아오는 코오-너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 코너 속 코너죠.

'어떤, 책임'에 소개한 책입니다.


이번 주제는 '표지가 미래다!'

정말 정말 아름다운 책을 소개했습니다.(강력추천)

방송 오늘, 8월 2일(금) 올라갔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아주 최근에 출간된 책이고요. 일본의 북디자이너, 사진작가, 책 편집자 세 명이 인도의 출판사 '타라북스'라는 곳을 취재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표지 좀 보세요! 압도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우선 책 표지에 그려진 이 이미지는 타라북스를 세계적으로 알린 책 『나무들의 밤』에 수록된 이미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나무들의 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 때 말이에요. 사람들이 많아서 흐르듯이 다니다가 한 출판사 부스에 한참을 있었어요. 보림 출판사 부스였는데요. 정말 아름다운 그림책이 있었거든요. 제가 관심을 보이니까 출판사 분께서 무척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어요. 실크스크린 인쇄랄까, 그런 것들이었는데요. 그게 바로 『나무들의 밤』이었던 거예요. 그때는 당연히 타라북스에 대해서는 몰랐죠.


인도의 타라북스 출판사는 아주 독특한 곳이에요. 우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타라북스의 창업자 기타 울프는 "우리는 작게 존재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229쪽)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다시 『나무들의 밤』 이야기를 조금 하면요. 여기 사용된 종이는 면으로 된 폐직물을 재활용한 것이에요. 또 화학약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나무들의 밤』 본문 종이가 검은색이거든요. 이 종이는 검은색 폐직물로만 만든 것이라는 거예요. 게다가 실크스크린 인쇄를 하는데요. 한 쪽씩, 한 색깔씩 사람이 손으로 찍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겁니다. 『나무들의 밤』은 책 한 권당 찍고 말리는 작업을 82회나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작 시간이 오래 걸려요. 『나무들의 밤』이 2008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했거든요. 그러니까 세계 각지에서 얼마나 주문이 많았겠어요. 그런데 이 출판사는 직원을 더 늘리거나, 작업량을 늘리지 않습니다. 주문 전화를 받으면 "6개월 걸린다"라고 말하는 거죠. 오히려 그렇게 답변을 했을 때 상대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그 자체도 타라북스에게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말합니다.

직원들과도 충분히 대화하고 함께 고민해서 책을 만들고요. 그러니까 빨리 책을 만들 수가 없어요. 창업자 기타 울프의 말을 좀 읽어드릴게요.


우리는 규모를 크게 만드는 것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일의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직원이 스무 명 정도라면 일을 하며 그들 개개인과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죠. 그러나 오십 명으로 늘어난다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됩니다. 그게 잘 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책의 질, 동료들 간의 관계, 일과 사람의 관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작게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230쪽)


그뿐 아닙니다. 인도에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지만 타라북스는 이들에게 모두 제대로 된 인세를 지불합니다. 이때 이 인세를 이해하지 못해서 돈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돈을 받는 것 같아서였던 거죠.(웃음)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이 타라북스에 관한 책이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것도 아주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아시죠? 통영에 있는 작은 출판사. 저는 이 출판사 대표님 인터뷰 기사를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게다가 본문 편집. 쉼표, 마침표, 물음표는 표지의 색깔과 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작고도 아름다운, 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타라북스, 남해의봄날 모두 응원합니다.


어제는 판교에 있는 타라북스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10월까지 한다고 하고요. 실크스크린 체험도 할 수 있고 타라북스의 아름다운 책도 편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6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