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보라, 『반짝이는 박수 소리』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어떤, 책임'에 소개한 책입니다.
책 한 권은 나를 얼마나 변화시킬까요?
나를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어줄까요?
오늘 ‘어떤,책임’ 주제는 ‘나를 컬러풀하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정말 대단한 책을 만나서!
시간이 지나도 감동과 놀라움이 사그라들지 않아서!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방송은 10월 26일(금) 올라갔습니다 ^^)
http://www.podbbang.com/ch/15135
이 주제를 왜 제안했는지 먼저 해명을 할게요.(웃음) 좋은 책을 만나면 내가 변했다고 느끼잖아요. 완전 몰랐던 걸 새롭게 알게 돼도 물론이고, 알던 것들을 확인했을 때조차 한 권의 책으로 읽어낸 후에 나는 그 이전과 다른 존재가 되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 책들이 좋고요. 어떤 책을 읽어도 그렇게 나를 바꿔놓고 싶다, 나는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거든요. 오늘 그런 책들을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쓴 이길보라 작가님은 동명의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찍은 감독님이기도 해요. 최근에는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억의 전쟁>이라는 다큐를 발표하기도 하셨습니다. 소수자의 삶을 많이 고민하는 분 같아요.
먼저 제목부터 말씀을 드리면요. 박수는 소리잖아요. 그런데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인들은 박수를 수어로 표현할 때 ‘반짝반짝’ 할 때처럼 손 모양을 만들어 표현한다고 해요. 책을 읽으면 농인 커뮤니티가 아주 견고하고, 자신들만의 정체성과 확고한 문화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요.
특히 제가 ‘농인’이라는 말을 썼는데요. ‘청각장애’라고 하면 듣지 못하는 것이 장애라는 판단이 들어있잖아요.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농인, 그리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청인’이라고 불러요. 또한 이길보라 작가님은 청인인데요. 농인 부모님을 둔 청인을 가리키는 말도 있어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가 그것입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읽어드리고 싶어요.
나는 집을 나옴과 동시에 나 자체로 충분히 존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입술 대신 눈썹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대화가 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중략) 눈썹을 위 아래로 올려 대답하는 일, 내가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어”라는 한 마디가 아니라, 상대방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일. 전화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눈을 마주 보고 손을 움직이며 다투는 일. 그런 것이 하고 싶었다. 머리가 아닌 몸이, 본능적으로 그것을 원했다.
정희진 작가님이 한 칼럼에서 이 책을 소개하며 ‘농인은 외국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이다’라는 표현을 쓰셨더라고요. 우리 모두에게는 어떤 종류의 소수성이 있을 거예요. 제게도 여성, 동양인, 비정규직 등의 소수성이 있는데요. 타인의 소수성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어요. 그걸 알아야 이 세상이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컬러풀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