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왕,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
팟캐스트 '책읽아웃',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어떤, 책임'에 소개한 책 업데이트입니다.
(밀린 책을 하나씩 올리는 중이에요)
정말 좋은 책을 읽으면 함께 읽고 싶은 사람들이 자꾸 떠오르는데요.
이 책은 저의 7살(이제는 8살이 된) 친구부터 60이 훌쩍 넘은 엄마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올라 놀랍고 기뻤던 책입니다.
더구나 함께 읽은 분들의 후기도 엄청나게 좋았던! 자신 있게 권하는 책이에요.
방송은 1월 3일(금) 올라갔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이야기의 배경은 근대가 시작될 무렵의 파리입니다.
첫 장면에서 파리 시내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이웃 나라의 왕자가 온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에요. 왕자의 생일 파티를 기념한 무도회를 열 것이고, 거기에 파리 시내의 모든 젊은 여성을 초대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의상실도 북적이고 있습니다.
주인공 ‘프랜시스’는 의상실에서 일을 하는 드레스메이커고요. 다음 장면에서 프랜시스가 일하는 의상실에 화가 난 엄마와 뾰루퉁한 딸이 들어와요. 이 엄마가 당장 내일 입을 드레스를 만들어달라고 말하는데요. 딸이 내일 입어야 할 드레스를 미리 입고 말을 탄 거죠. 딸도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예요.(웃음) 의상실이 정신 없이 바쁘지만 사장은 주문을 받고, 프랜시스에게 당장 내일 드레스를 만들라고 하죠. 어쨌거나 일은 해야 하니까 프랜시스는 덤덤하게 딸에게 전에 만들었던 느낌으로 드레스를 만들지,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지 묻는데요. 이때 딸이 말합니다. “몰라, 알아서 해. 아니 그냥 완전히 무시무시하게 만들어줘. 악마의 새끼처럼 보이게.”
무도회가 열리고, 프랜시스의 드레스를 입은 딸이 등장하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이 드레스는 양 어깨를 까마귀 깃털 같은 검정 깃털로 잔뜩 덮은 시스루 블랙 드레스였어요. 무도회는 엉망이 되고, 프랜시스의 의상실에는 고객의 항의가 빗발칩니다. 열 받은 사장님이 한창 프랜시스를 혼내고 있는데 웬 덩치 큰 남자가 어두운 기운을 풍기면서 의상실로 들어와요. 그러곤 그 드레스를 만든 사람을 찾죠. 그 사람을 개인 재봉사로 모셔오라고 부탁한 사람이 있다면서요. 프랜시스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 남자를 따라 갑니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으리으리한 저택이었고요. 거기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이웃 나라에서 온 왕자였어요! 왕자는 드레스를 입는 자신의 취미를 비밀로 하지만 프랜시스가 마음에 쏙 드는 드레스를 만들어주자 “나 자신이 된 것 같아”라고 말하는데요.
이 작품은 일관되게 그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는 작품이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드레스 그림들도 많거든요. 보고 있으면 환상적인 기분이 드는 작품이에요.
내가 어디에서 누구로 태어날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노력하면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도전하는 일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더 멋진 사람이 되어 갑니다.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는 더 멋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 김지은(서울예대 교수, 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