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를 발견한 책

토머스 페이지 맥비, 『맨 얼라이브』

by YeonSun

팟캐스트 '책읽아웃',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어떤, 책임'에 소개한 책 업데이트입니다.

(밀린 책을 하나씩 올리는 중이에요)


방송에서 사건의 정확한 이름을 말하지 못해 못내 속상했어요.

저는 이 책을

변희수 하사님, 그리고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한 분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소개했습니다.


방송은 3월 13일(금) 올라갔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27회 람다문학상 수상작이에요. 람다문학상은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에 수여되는 상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토머스 페이지 맥비의 에세이입니다. 읽는 내내 어려운 쓰기였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더불어 읽어 내기 자체도 어려웠던 글이었어요.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 무거워서 쉽게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었는데요. 우선 글이 아주 조심스러워요. 어떤 폭행을 당하거나 한심한 편견의 시선을 받을 때에도 맥비는 그들에 대해 말하기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려고 애쓰거든요. 이것은 남을 함부로 얘기하지 않겠다는 태도이기도 하고, 나에 대해 더 집중하려는 태도이기도 하죠. 엄청난 용기와 굳건한 의지가 엿보이는 글들입니다.


맥비는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요.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았지만 어린 맥비는 직감적으로 아버지가 떠나거나 구속될 경우 어머니가 어떨지, 집의 상황이 어떨지를 이해하고 경찰이 왔을 때 아버지가 구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그러다 독립해서 아버지와 완전히 연락을 끊고 살죠. 한편 성인이 된 어느 날 맥비는 아버지를 만나야겠다고 마음 먹어요. 맥비의 파트너는 왜 굳이 아버지를 만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는데요. 거기에 맥비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볼 때 그 둘은 그냥 인생을 망친 사람들이야. 하지만 내가 지금 화를 내거나 겁에 질렸다면 그걸 깨닫지 못하겠지. 그러다 보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릿속에서 지나치게 많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거야. 하지만 내가 그 사람들을 인간으로 보면, 내게 위협이 되지 못해.


책을 읽는데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는 한채윤 작가님의 커밍아웃에 관한 글이 떠올랐어요. “커밍아웃 후에 가족과 단절되거나 폭력을 겪거나 해고, 사퇴 권유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그 개인의 커밍아웃 실패가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의 실패다.”라는 내용인데요.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위치를 가늠하게 됐고요. 우리가 이 사회의 실패를 어떻게 이해하고, 나아갈지 깊이 고민해보게 됐습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41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