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와이즈먼, 『인간 없는 세상』
팟캐스트 '책읽아웃',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어떤, 책임'에 소개한 책 업데이트입니다.
지금, 이 코로나 시대에 읽으면 좋을 책이기도 합니다.
도심에 나타난 동물들 이야기를 뉴스로 만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인간은 지구를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구가 오직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지구에서 인간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지구는 어떻게 바뀔까요?
이 책, 꼭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방송은 5월 8일(금) 올라갔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분노를 느끼는 건 대부분 인간 때문이에요.(웃음) 그래서 고른 책이고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인간이 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라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책입니다. 요즘 코로나-19 이후 보게 되는 장면들이 있죠. 호주 도심을 뛰어 다니는 캥거루, 베네치아 운하를 헤엄치는 해파리 뉴스들이 있었는데요. 인간이 조금만 자리를 비워도 그 공간을 여러 동물과 식물이 채운다는 거잖아요. 그와 함께 이 책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돼요.
인간이 사라지면 우선 바로 다음날부터 자연의 복수는 물에서 시작합니다. 댐이 범람할 거고요. 상하수도 관리도 안 될 거예요. 관리하는 인간이 없어지면 인간 사회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건물의 못은 습기로 인해 금방 녹슬고, 헐거워져서 지탱하고 있는 벽이 금방 무너질 수 있어요. 건물 곳곳에 곰팡이도 많이 생길 테고요. 가스관 역시 식물들이 휘감아서 채 한 세기가 지나기 전에 녹슬어버릴 거라고 책은 예측합니다. 만약 수영장이 있다면 그곳은 거대한 화분으로 변신할지도 몰라요. 잔뜩 쌓인 낙엽 위로 생장력 좋은 씨앗이 싹을 틔울 거니까요. 오래된 원시의 숲을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데요. 인간이 사라진 후 100년이면 그런 숲이 회복될 거라고 합니다. 저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서 인터뷰 한 내용도 책에 담았는데요. 고생물학자, 상하수도 관리자, 아프리카 생물 연구자 등 많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사라지면 지구에게는 좋을 거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지붕이 주저앉은 곳에서는 야생 제라늄과 필로덴드론이 솟아나 바깥벽을 타고 내려간다. 안팎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건물 구석에서는 불꽃나무, 멀구슬나무, 히비스커스 덤불 등이 자라난다.(중략) 레몬그래스 뒤덮인 땅이 늘어나면서 공기가 향긋해진다. 밤에는 달빛 아래 해수욕 즐기는 사람이 없는 어둑한 해변에 붉고 푸른 바다거북들이 알을 낳으러 잔뜩 몰려든다.
책은 단지 인간이 없어졌을 때의 세상을 상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그간 지구에서 살아온 인간의 궤적을 모두 담고 있어서 환경, 생태 등 여러 방향에서 생각하게 하거든요.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GMO 농작물이 다른 식물을 밀어낸 건 얼마 안 된 일이잖아요. 지금 우리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선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많이 소비하고, 많이 소유하고, 생산해야 하는지 되묻게 되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