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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May 25. 2022

날씨가 좋으면

네게로

나는 네가 하도 예쁘다, 예쁘다해서

내가 정말 예쁜 줄 알았지.

네 곁에서 빛나던 것 뿐이었는데,

온전히 네가 날 빛내던 것 뿐이었는데.


나는 여전히 날씨가 좋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해.

따스한 바람은 나를

잠시나마 네 곁으로 데려가 줘.


그러면 어느 날은 심장이 터질 것 같다가

어느 날은 원망으로 울화가 치밀다가

또 어느 날은 그리움에 숨이 차올라.

이 모든 감정들이 날 아프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람을 기다려.

너를 생각하는 순간에 살아있음을 느껴.


내 존재의 이유가 너를 추억하기 위함이라 말하면

너는 내게 또 헛꿀밤을 먹이겠지만

이렇게나마 네가 싫어하는 행동으로 복수를 해.

언제고 닿을 수 있지만 닿지 못하는 곳의 네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미운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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