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직면하기
회피를 유발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회피를 합리화하는
핑계의 종류로 수십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어째서, 어쩌다 회피형 인간이 되는 걸까요?
한 때 잠시나마 회피형 인간이었던 제가 답한다면,
"관계의 무게와 책임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정도가 되겠네요.
나름 명료한 정의이기는 하나
본질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합니다.
본질은 본인의 틀림을 인정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나의 선택으로 야기된
틀린 결정과 구린 결과를 믿을 수 없던 거죠.
내가 뱉은 말과 행동을 후회하는 거고요.
그토록 선망하던 혜안이 내게는 없었음을,
언제나 똑부러지던 내가
지탄을 받아야함을 받아들이지 못한 겁니다.
무해한 이견을 총검이라 여겨 방패라고 내세운 것이
가시인 줄을 모르고 오히려 상대를 쫓아냈어요.
이성과 감성의 무게에 숨이 막혀
목적지도 없이 일단 달아나기 바빴던 거죠.
어린 날 부린 객기라 참 다행입니다.
지난 날 겪은 창피함으로 붉어진 얼굴은
평생의 거울이 되어 흔들리는 심지를 채찍질합니다.
가랑비에도 젖지 않도록 다잡습니다.
우리는 중압감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 있을까요?
과연 오늘의 회피가 내일의 해소가 될까요?
우리의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작은 돌멩이 하나
잊고살면 그만이겠죠.
그런데 말이에요,
그 작은 돌멩이 하나 치우지 못하는 사람은
참 멋이 없습니다.
기왕 사는 거 우리, 좀 멋있게 살죠?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은 골백번 옳아요.
한 번 직면하면 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 마음 속에 자리한 돌멩이 한 번 직면해보세요.
생각보다 별 거 아닐걸요.
회피를 회피하는 과정에 담긴
모든 발걸음은 빛이 날거예요.
중압감과 용기의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에서 당신은
한층 슬기롭고 풍요롭고 대담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