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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현 Kee Kim May 22. 2018

28살의 5월,
지금 배워도 되는걸까요?

일 할 나이에, 영어학원 다니는 지금이 옳은걸까요?

얼마 전,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고 큰 다짐을 하곤 훅하니 뛰쳐나왔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아직까지도 뒤숭숭하다.

많은 고민이 있었고, 내 머릿속에서는 빙빙 돌던 중, 결론을 지었다. 나에게 그리고 그들에게도 더 나은 결정이었기를 바라며 결정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한 것은 #영어배우기


지금 다니는게 맞을까?

영어를 배워야겠다고 오래전부터 생각을 해왔지만, 막상 해왔던거라곤 대학교에서 지원해줬던 전화영어 1개월짜리이다. 제대로 된 문장도 아닌데 마구잡이로 떠들었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

28살의 5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친구가 몇년전부터 추천해준 영어학원을 등록했다. 난생 이렇게 많이 발음연습하고 구문을 외워본 적은 없는 것같다.

그런데, 내가 학원을 갈 때마다 뭔가 불안함과 함께 나의 이성의 끈을 잡아대는 생각의 세포들이 있다. 


#지금 내 나이에 여기 학원에 다니는게 맞을까?

#일을 안해도 되나? 나에겐 커리어라는게 없어지는게 아닐까?

#친구들은 열심히 일하고, 돈도 벌고 경력도 쌓고있구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가진 주체가, 나에게 말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바라보며 걱정하는 듯 말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그 누군가도 바로 #나 이다. 결국 또 이렇게 고민의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다시 한 번, 나에게 되묻는 질문일 필요한 지금이다.


#나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필요를 얻음이 지금 나에게 가장 좋은 열매를 가져다 줄 것인가?


위의 질문이 나의 고민이었던, #지금_다니는게_맞을까? 라는 해답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수갑

약 2년간 교육업계에서의 좋은 경험을 갖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나에게는 영어라는 것이 나의 기회를 스스로 막게끔 했다. 매 번 좋은 기회로 글로벌 콜을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질 높은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쏟아지고 있는 그 귀한 보물들을 내 스스로가 놓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콜을 할 때에는 주옥같은 말을 모두 알아들을 수 없어서, 공유해주는 파워포인트 매 장표 장표마다 캡쳐해서 저장하곤 했다. 새로운 프로덕트의 업데이트 내용들을 담은 문서들을 한글로 번역하고 새로운 컨텐츠로 만들고 싶었지만, 나의 잘못된 오역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다.


스니커즈의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도 같은 상황이었다. 물론 한국의 에디터들의 자료들은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 우리 나라 전문가들이 가진 센스와 감성은 대단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영어로된 저널기사, 블로그, 영상 자료들이 월등하다. 내가 존경하기 시작한 Virgil Abloh의 자료를 마음껏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한마디로, 그 자료들을 내것으로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그러지 못하고 그대로 흘려보내야 하는 마음이 나를 계속해서 옥죄었고, 강한 창으로 내 심장을 찌르는 듯 했다.


너무 아팠고, 너무 답답했고, 그 옥죄임에서 벗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수갑 이 내 손목과 발목을 놔주지 않는 기분이랄까. 이 기분은 마치 습도 높은 여름에 끈적함과도 같았다.


수갑을 풀어야 할 것 같았고, 끈적함을 씻겨 내야할 것 같다.

영어라는 것으로 내 스스로가 나에게 주어지고 있는 기회를 없애고 있으니, 이처럼 멍청하고, 답답한 일이 없지 않나 싶다.


시간=시간

사실, 나는 일 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러기에 내 주변인들이 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보면 너무나도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길을 잘 닦아 나가고 있고, 쭉쭉 멋있게 포장도로로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너무나 멋지다. 사실 지금 이 문장을 쓰면서도 쩝쩝 거리고 있다. 그러기에 내 모습을 보았을 때는 너무나도 불안하고, 가느다란 줄 위를 올라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친구들은 일하고, 결혼도 하고 있는데 이제 학원을 다닌다고?"마치 나의 커리어는 멈추고, 사라지고 갈 길을 못찾는 것 아닌가? 라는 기분 안좋은 선물을 주는 기분이다.


내가 좋아하는 경제관련 책에서 이런 문구를 본 적 있다. "누군가에게 1000원이라는 돈이 주어졌을 때, 라면을 사먹는다면 잘 한 것일까", 그 책은 이렇게 답한다. "그에게 그 순간 1000원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라면이다. 그렇기에 옳은 결정이다."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가 지금 나에게 이 시간을 영어를 배우는데에 사용한다는 것은, 영어가 나에게 지금 최고의 가치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인들도, 각자의 일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각자를 위해서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시간=시간 공식을 믿는다. 나의 시간과 다른 이들의 시간은 같다. 어느 누구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결과도 다같이 소중한 것이다.


00:00
프로젝트

그럼에도, 새로운 스타트업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는 일은 너무나도 재미있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영어라는 것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더니, 모든 걸 포기하고 영어만 해야할 것만 같았다. 


조금 생각을 바꾸어서, 영어를 내 혈관속에 빠르게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나만의 프로젝트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0:00 프로젝트, 매일 00:00시마다 나만의 흔적들을 남겨보고자 한다. 00:00시는 새로운 날을 알리는 표식이며 기점이다. 그리고 스타트를 위한 준비 단계이기도 하다. 그 시간을 기점으로 영어로된 컨텐츠들을 어딘가에 올리는 프로젝트를 해야겠다. 영어로된 컨텐츠를 번역해서 올릴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브랜드를 짧은영어로 컨텐츠화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니면, 해외의 재미있는 비즈니스, 브랜드, 문화들을 한글로 번역해서 남겨놓을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재미있지 않을까?

어디에 올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꾸준히 새롭게 00:00시를 기대하게 된다.(쓰면서도 쿵쾅거리는게 이상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누군가는 나의 선택이 아쉬운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다.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매 순간 나에게 하는 말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 이 선택이 나에게만큼은 무엇보다도 크나큰 선물이고,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순가의 선택은 달라질 것임이 분형하다. 나에게 보이지 않는 그 수갑을 풀기위해, 습도 높은 끈적함을 씻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과 노력이 필요하다. 


창피하지만, 조금 더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위해 남기는 글을 이렇게 남겨본다. 

더 나은 나를 위해서.

Lift You Higher, 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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