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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특별한 한 끼 식사
요즘은 칼퇴근하려고 노력한다. 엽이 한자 시험이 다음 주이고, 남편 시험 역시 한 달여 남짓,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럼과 동시에 요즘 나의 퇴근 후 시간은 여유롭다. 체질 개선으로 단식을 실행하면서 식사 시간이 사라졌다. 얼마 전 마트에서 애호박이 저렴하게 세일하길래 냉큼 2개를 집어왔다. 보통 개당 천 원을 넘는데 이날만큼은 950원이라 구입했다.
버섯 요리를 좋아하는 엽이를 위해 반달로 썬 애호박과 느타리버섯, 그리고 양파를 넣어 볶음 요리를 했다. 평소라면 소금, 후추로 간을 하는데 남편이 직접 섞어서 만든 마법의 간장이 있다며 내게 내민다. 평소와 달리, 간장 조림과 비슷한 버섯 조림으로 탄생되었다.
단식 기간이 지나면 비빔밥용으로 먹을 용도로 채 썬 호박볶음을 따로 만들었다. 평소처럼 소금 간을 해서 뚝딱 만들어냈다. 별것 없는 레시피인데도 야채 본연의 맛이 있어서 맛있다.
향긋한 구운 마늘향과 짭조름한 간장 냄새가 집안에 풍기는 사이, 이틀째 단식 중인 나에게는 참기 힘든 시간이었다. 단식을 위해 요리하면서 간도 보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음식 냄새가 풍기면 허기짐을 느껴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의지의 힘으로 남편에게 간을 부탁했고, 마무리는 남편이 했다.
한편으로는 맛있다며 감탄하며 먹을 엽이 모습을 상상하니 배부르다. 나 역시도 그릇에다 밥을 담고 오늘 만든 버섯야채볶음을 넣고 마지막으로 계란 후라이 하나 얹어서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으면 맛있겠다. 아! 참기름과 고추장도 필수! 3일 단식했는데 3주 단식 한 것 같다. ㅜ_ㅜ
내일 저녁에는 남편도 엽이도 좋아하는 브로콜리와 두부를 넣은 샐러드를 해야겠다. 건강식이라 나에게도 좋겠다.
집밥, 별것 없는 메뉴라도 왠지 모를 특별함이 되는 것 같다.
남편도 무더운 여름에도 뜨거운 가스레인지 앞에서 후끈후끈 달아오른 열기와 싸워가며 만든 음식을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단다.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우리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는 특별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그래서 집밥만이 안겨주는 훈훈한 온도는 우리에게 식구라는 이름으로 에워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