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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May 13. 2016

금수저 흙수저

나는 얼마나 잘난 자식인가?

세상에 돈 없어서 힘든 사람들 많습니다.

반면에 돈 있어서 편한 사람도 많죠.

부모 잘 만나 편하게 돈 걱정 안 하며 사는 금수저들.

솔직히 부럽습니다.

'저 사람은 전생에 나라를 얼마나 많이 구했길래 저렇게 놀고먹으면서도 누릴 거 다 누리며 사는 거냐.'

엄한 열등감과 깊은 빡침은 어쩔 수가 없네요.


아등바등 살아도 망가지지 않고 나 자신 하나 지키기가 참으로 버거운 것이 요즘 세상이거늘.

금수저들에겐 아등바등 살아야 할 이유가 없지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요술 금수저를 들고 태어났으니까요.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투덜투덜해봅니다.


그러다 미니홈피에 올렸던 오래전 사진들 속에 갓난아기인 저를 안고 환하게 웃는 부모님의 흑백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껏 해봐야 백일이 채 지나지 않은 저를 너무 소중하게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부모님.

갑자기 마음이 뭉클하고 머리가 띵합니다.


'나는 얼마나 잘난 자식인가.
나는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닌가.
나는 과연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자식인가.'


감히 부모를 누가 금수저 흙수저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부모님 입장에서 나는 금수저인가요 흙수저인가요.


자식과 부모는 전생에 빚이 있는 사이랍니다.

전생에 진 빚을 받기 위해 온 자식이 있는가 하면

전생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온 자식이 있다고 하죠.


아마도 저는 전생에 진 빚을 받기 위해 온 자식인 것 같네요.

아니면 전생에도 빚을 지고 현생에 따블로 빚을 지고 있는지도요.

부모님께서 제게 주신 사랑의 반만이라도 훗날 내 자식에게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딱 이대로 죽는구나 싶을 때 네가 태어났단다.
신기하게도 너를 보는 순간 그 끔찍한 고통이 다 잊어지더라.
내 딸로 와줘서 고맙다."


저도 자랑스러운 부모님의 딸로 태어나고 자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상관없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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