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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May 25. 2016

익숙함에 안녕을 고하다.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헤어짐은 언제나 슬프고 아쉬운 것.

꼭 사람과 사람과의 헤어짐만 슬픈 것이 아닙니다.

익숙한 집에서 떠나 새로운 집으로 가는 것.

익숙한 나라에서 떠나 새로운 나라로 가는 것.

익숙한 학교를 떠나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는 것.


이런 익숙함과 안녕을 고하는 일도 조금 슬프긴 합니다.

물론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설렘, 기대감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것이 조금 두렵기도 할 테죠.


초등학교 시절 자주 이사를 다녔던 탓에 전학도 많이 다녔습니다.

친구들과 학교에 익숙해져서 어느 정도 정들만하면 떠나야 했죠.

그때 어찌나 전학을 가기 싫었는지 그때의 기분이 지금도 생각하면 몸에서 반응을 합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전학 가기 전날은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싶기도 했습니다.


매일매일 보던 친구들, 선생님, 학교 건물, 등하교 길에 만나는 예쁜 꽃들까지..

이런 익숙함과 헤어져 낯선 환경에 처음부터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 그 어린 나이에 어지간히 스트레스였던 것 같네요.


인간관계에서도 한번 정들면 쭈욱~ 깊게 정을 나눠주는 스타일이라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원수든 한번 정이 들고 익숙해지면 이별의 상처를 깊게 받는 편입니다.


이렇게 저처럼 익숙함에 안녕을 고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광고 카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익숙함에 안녕을 고하는 일은 힘듭니다.

때론 새로운 길에 후회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익숙함에 머물기만 한다면 살면서 볼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곳으로 가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깨달음도 얻지 못합니다.

너무 자주 익숙함에 안녕을 고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익숙함이란 녀석을 너무 껴안고 버티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지치게 하고 나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병아리도 올해 눈 딱 감고 새로움에 도전합니다.

30년 가까이 함께했던 익숙함과 안녕을 고하려고 해요.

용기 있는 도전이, 그 값진 경험이 분명 제 인생에 좋은 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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