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서러운 거다.
대체로 의사들은 병명에 대해 태연하게 얘기한다.
음.. 상태가 안 좋네요. 수술해야겠어요.
수술 일정 잡고 가시죠.
당사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신다.
서럽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한다.
이휴 어쩌다가.. 앞으로 건강 신경 써야겠네. 기도할게.. 잘 될 거야. 걱정 마.
고마운데 서럽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면 으악 소리가 나오게 아프다.
'슈발 슈발 진작에 건강에 신경 좀 쓸걸. 다 나으면 운동부터 시작해야겠다.'
이제야 건강의 소중함이 절실해지면서 서럽다.
그리고 평소에는 감흥 없던 일상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닫게 된다.
커피숍에서 수다 떨면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병실에 누워 머리 속에 날아다니는 피자, 치킨 생각에 눈물이 날 줄이야.
이래서 아프면 서럽다고 하나보다.
괜히 이 말이 나온 게 아니다.
누가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온전히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시간.
아무리 누가 뭐라 해도 아픈 당사자만큼 힘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프면 서럽다.
그러니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삽시다요.